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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복작가 Nov 17. 2020

며느라기, 노땡큐

신지수 / 귤 프레스


두 권의 책은 도서관에서 다른 책을 찾다가 우연히 발견한 책이었다. 알고 보니 이 두 권의 책은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 연재했던 웹툰을 책으로 만든 것이었다. 만화책이다 보니 한 시간 안에 두 권의 책을 읽었지만, 가벼운 주제는 아니었다.  

    

<며느라기>는 주인공 민사린의 결혼 생활을 통해 가부장 제도의 모순을 보여준다. 주인공 민사린은 대학 동기인 무구영과 축복 속에서 결혼했다. 하지만 민사린이 꿈꾸던 신혼 생활은 시부모님 때문에 자꾸만 벽에 부딪히고 만다. 똑같이 직장 생활을 하고 번갈아 운전해 도착한 시댁에서 시어머니는 아들에겐 이부자리를, 며느리에겐 앞치마를 쥐여준다. 식구들에겐 갓 지은 밥을 먹이고, 음식을 준비한 며느리에겐 찬밥을 나눠먹자는 시어머니를 향해 민사린의 불만은 점점 쌓여만 간다.      


자상한 남편은 민사린의 불만을 알면서도 섣불리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다. 자신이 하지 못한 효도를 부인이 대신해서 해주기만을 바라는 남편 역시 가부장 제도 속에서 자라왔던 탓이다. 무구영이 아내와 어머니 사이에 갈팡질팡하는 사이, 며느리와 시어머니, 시누이와 올케, 동서 간의 갈등은 계속 커져만 간다.     


답답한 현실을 말해줄 뿐 책은 아무런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다. 뭐가 문제인지 알면서도 아무도 나서지 못하는 것처럼. 아마도 그 이유는 문제를 일으키는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들만 이 책을 읽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며느리에게 의무만 강요하고, 권리는 주지 않는 가부장 제도의 부모들은 뭐가 문제인지 전혀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설사 알게 되더라도 쉽게 인정하려 들지 않기 때문에 문제는 좀처럼 해결되지 않는다.   

  

물론 민사린의 친정어머니 말처럼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또한 느리긴 해도 세상은 조금씩 변해가고 있다. 하지만 며느리들 입장에선 가만히 앉아 기다릴 수만은 없다. 반대에 부딪히고 미운털이 박히더라도 당장이라도 바꾸고 싶은 건 당연하다. 그러니 ‘며느라기’를 만화와 드라마로 봐야 할 사람은 며느리들이 아닌, 열쇠를 쥐고 있는 시어머니와 시아버지임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일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매다는 일인데, 그일 역시 쉬워 보이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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