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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서로가 서로의 부모가 되어주는 것

결혼은 서로가 서로의 부모가 되어주는 것이다.


어느 날 어디선가 들었던 말이 떠오른다. 결혼 전에는 이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았을뿐더러 너무 진부한 이야기라고 생각했었다. 


부모가 자식에게 하는 것처럼 희생하라는 말인가? 결국 결혼은 희생이라는 말을 하려는 건가? 부모가 자식에게 하는 것처럼 무조건 이해해주라는 말인가? (그런 거라면 난 결혼 안 하는 게 좋겠어.)


물론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하고, 조금의 희생이 필요하다는 의미도 있을 테다. 하지만 나는 그 말을 하고 싶은 게 아니다. 무조건 서로를 이해하라는 말은 하고 싶지 않다. 아직 나도 내가 이해가 되지 않는데, 어떻게 다른 사람을 무조건 이해할 수 있으랴.


내 뜻대로 해석하건대, 우리 아빠가 그랬던 것처럼, 엄마가 그랬던 것처럼... 서로를 한없이 응원해주고, 한없이 칭찬해주고, 항상 최고라고 이야기해줘야 한다는 말인 것 같다. 어리석은 나는 남편에게 그 마음들을 받고 나서야 저 말이 이해가 되었다. 


나도 나에게 계속 좋은 말을 해주면 좋겠지만, 나는 나의 못난 상처와 가시를 더 크게 살피기 때문에 계속 좋은 말을 해주기가 어렵다. 그렇다면 나보다 나를 더 좋은 사람으로 봐주고 조금 더 좋은 말들을 많이 해주는 사람을 만나, 서로 옆자리에 앉아서 각자가 모르는 각자의 좋은 점들을 발견하고 키워준다면 그게 서로의 부모가 되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무엇보다 자꾸 좋은 사람, 예쁜 사람이라고 해주니, 더 좋은 사람, 예쁜 사람이 되고 싶고, 그 말과 믿음으로 내가 자라고 행복해진 만큼 당신도 더 행복해지길 바라는 마음이 든다. 더 이해하고 싶고, 당신이 하는 어떤 말에도, 어떤 생각에도, 어떤 행동도 다 이해가 되고, 안아주고 싶어 진다. 당신이 나에게 그랬던 것처럼...


결혼해서 좋은 점, 사랑해서 좋은 점이 바로 이거다. 나를 사랑해주는 그 한 사람 덕분에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 지고, 나도 그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 진다. 더 나아가서 내 주변의 사람들에게도 행복이 스며들 수 있는 방법이 무얼까 고민하게 된다.





나는 안정적이고, 고연봉의, 13년 다닌 회사를 그만두고 1인 사업을 시작했다. (부담스러웠을) 나의 그 결정에도 남편은 열렬히 지지해줬다. 그리고 아직 큰 벌이가 없는 나에게 이미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으니 성공했다고 응원해준다. 


결혼 후 남편은 나를 키운다. 더 정확히 말해서 나의 꿈을 키워준다. 꼭 아빠 같다. 로망도 많고, 꿈 많은 나를 만나서 남편이 참 고생이 많다. 


이번에는 내가 남편에게 이야기한다. "조금만 기다려 줘요. 내가 얼른 커서 효도할게요. 그리고 여보가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언제든 이야기해줘요. 회사 때려치우고 싶으면 때려치워요. 사업하고 싶은 거 있으면 사업해. 여보가 나에게 그랬던 것처럼 나도 여보의 꿈을 키워줄게요." (내가 다시 회사 다녀서 여보 꿈 먹여 살릴게!) 




당신을 당신보다 더 과대평가해주는 한 사람.  당신의 성공에 놀라지 않는 한 사람. 그 한 사람만 있다면, 당신이 채 눈치채지 못하고 있던 꽃씨를 발견하고 예쁘게 피울 수 있습니다. 그 사람이 남편이나 아내라면 당신은 전생의 나라를 구한 사람일 거예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나도 그 사람에 그런 존재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에요. 


아직 그런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면 더 큰 기회가 있다는 이야기이니 실망하지 말아요. 그런 사람을 찾으려고 애쓰지 않아도 괜찮아요. 사랑이 시작되면 자연스레 서로의 부모가 되어주고 싶어 질 거예요. 


결혼은 서로가 서로의 부모가 되겠다고 약속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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