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혀지는 금융 시장 교란자들

잠시 시장을 지배했던 자들의 자유를 구속하라

by 필립일세

밝혀지는 금융 시장 교란자들


조작이라는 말이 좋은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가 드물다. 승부조작, 유전자조작, 증거조작 등의 사례를 보더라도 그렇다. 다른 조작 사례도 사회적으로 문제이나 특히 ‘주가조작(stock price manipulation)’이라는 무시무시한 용어는 금융의 꽃이라고 불리는 주식시장에 참여한 이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으로 대외적인 신뢰도까지 영향을 주다 보니 상당히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가끔은 ‘시세조종(market manipulation)’ 또는 ‘가격조종(price manipulation)’이라는 말로 순화되기도 하나 범죄라는 사실에는 변화가 없다. 그렇기에 감독기관에 의해 시장에서 관리되었어야 했다. 그런데 이런저런 이유 모를 핑계로 사실상 방치되었던 적도 있다. 최근 정치적인 내용과 관련된 이슈가 수사되면서 감춰졌을 사례가 하나, 둘 드러나 관심이 뜨겁다.





Back Margin of HY BE(하이 비)?

엔터테인먼트의 고래로 알려진 곳이 있다. 군부대(?)를 연상시키는 ‘방탄’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아이돌 그룹을 보유한 곳으로 한때 소속 연예인의 값어치가 주목받아 높은 주가를 형성하기도 했던 곳(이하 HB)이다. 이곳에서는 소위 백마진(?)이라는 업계의 전문용어가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주가 조절(작?)이 최근 화제가 되고 있다. 이들의 사례는 일종의 ‘눈 가리기’로 HB는 상장을 준비하고 있었으면서도 기존 주주들에게는 상장이 오래 걸릴 것처럼 말하고 다녔다. 동시에 또 언제 될지 모르는 상장을 무작정 기다리기보다 적절한 가격에 매수해줄 수 있는 기관을 연결해주는 것처럼 속여 투자자가 가진 지분을 상장했을 때 거둘 수 있는 시세차익에 비해 헐값에 넘기도록 유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끝났다면 실수였을 수도 있다.


문제는 조용히 이렇게 넘기지만은 않았다는 거다. HB는 특정한 집단(이하 KY)이 사들이도록 상황을 만들어줌과 상장 시 KY가 얻은 이익의 일정 비율을 요구했다고 알려졌다. 이게 사실이라면 HB와 KY는 내부정보를 공유하면서 시장을 교란한 것으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 이들이 실제로 이런 방법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공유했다면 말 그대로 뒤에서 이익을 주고받았기에 빽마진(?)이라고 할만하다. HB가 받는 혐의가 실제라면 이는 윤리적인 문제가 포함되는 사안이 된다. 단순한 형사처벌과 민사처벌을 넘어 사회적인 가중처벌을 받아야 한다. HB가어려운 상황에 놓였을 때 그들이 미래를 믿고 투자해준 주주를 배신한 것이기 때문이다.


많은 ‘스타트업’이 ‘J커브’에 닥쳤을 때 추가 투자를 받지 못해서 엄청난 가능성을 뒤로하고 사라져간다. HB도 마찬가지다. 물론 HB가 노력한 부분도 인정한다. 그러나 그들이 발굴한 여러 아이돌이 주목받지 못해 그들은 나락으로 치닫고 있었을 때 나타나 HB와 여러 아이돌의 가능성을 믿고 투자해준 투자자들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세계적인 엔터테인먼트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결국 HB가 받는 혐의가 사실이었다는 결과가 나온다면 해당 회사의 윤리적인 문제뿐 아니라 업계와 소속 연예인들까지 이미지가 훼손되는 피해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형과 동생이 벌인 테마 주 바람몰이

선거철이 되면 정책보다는 끊임없는 이슈몰이와 함께 금융시장에서는 테마주가 각광을 받게 된다. 그만큼 정치인들과 관련된 실날같은 연결은 정부의 정책과 연결되기에 돈이 된다는 거다. 다만 선거에 나선 대부분의 정치인은 자신의 당선을 위해 선거의 이슈를 몰고 다닐 뿐 경제적인 이익이나 뒷돈을 챙기려고 나서는 경우는 드물다. 자칫 정경유착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닐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주목받고 있는 사안을 바라보는 세인의 관점은 조금 다르다.


선거에 나섰던 형이 보였던 그동안의 행적과 동생이 보였던 행적이 관련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사연은 이렇다. 정치인인 형은 지방선거나 총선에 나서고 동생은 여러 상장기업을 옮겨 다니며 대표이사를 했다. 겉보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인다. 문제는 형이 거물 정치인으로 성장하면서 발생한다. 형은 총리가 되었고 공당의 당 대표마저 차지하면서 대선후보군으로 언론에서 회자되었다. 순식간에 바뀐 판도는 동생에게도 영향을 주었다. 동생이 대표이사를 맡는 상장기업은 형의 영향력이 성장할수록 테마주로 엮였다. 기업의 실적과는 관계없이 가격이 탄력적으로 움직였고 막연한 기대감에 기댄 상승으로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미리 정보를 파악한 사람들은 막대한 시세차익을 남기게 된다. 그런데 이런 사례가 우연히 발생한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계속 이어지다 보니 특정 세력과 연결되어 내부정보를 주고 받으며 주가를 조작한 게 아니냐는 의심을 넘어선 혐의를 받고 있다.


여러 상장기업의 대표이사를 맡았던 동생의 형은 한때 우리나라에서 행정부에서는 대통령 다음으로 중요한 인물인 국무총리였었다. 이어서 공당의 유력한 대선후보군에 속할 정도로 많은 이의 지지를 받았었다. 그랬기에 한때는 현직 행정부 수반의 정치적인 경쟁자였었다. 그 정도로 지명도가 높았었던 이가 대선과 총선에서 활발하게 움직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언론에서 노출 빈도가 많았고 동생이 대표이사로 있던 상장기업이 테마주로 엮이는 것은 당연한 듯 보인다. 이런 여건을 활용해 여러 기업을 옮겨 다녔던 동생의 행적을 최근에 수사당국은 눈여겨보고 있다. 이상하게도 탄핵당한 수반의 가족과 그 일가를 포함한 주변의 세력이 주식을 거래하며 움직였던 돈의 흐름과 유사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정황은 결국 선거라는 눈에 보이는 빙산의 모습과는 달리 더 거대한 거래가 있었을 거라는 걸 의심하게 만든다.


연기는 불씨가 지펴지면서 나는 것이기에 혼자 피어오르기는 어렵다. 형과 동생의 움직임이 우연하게 비슷했다고 하더라도 돈의 움직임까지 우연이었을까? 이들 형제가 정계와 재계에서 움직이며 보여주었던 모습이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모습과 유사하다면 많은 이가 의문을 품는 게 당연하지 않을까? 오히려 정황을 일치한다면 의혹을 가지는 수가 늘어날 듯하다. 그렇기에 국민과 시장참여자의 의혹이 풀리도록 수사기관이나 사정기관에서 관심을 가지고 현장 업무에 나서야 할 필요성이 있다. 지금의 의혹과 혐의로 발생한 불신이 해소된다면 우리나라의 금융시장과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는 상당히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에 수사가 필요하다.





그 밖의 일들?

그뿐이랴? 이미 3~4년 전 대선 과정에서 떠들썩했던 ‘도이치 엔진(?)사태’가 물 속에 묻혀 있다가 최근에 다시 특검으로 다뤄지면서 언론취재가 이어져 그 속내가 세상에 밝혀지고 있다. ‘도이치 엔진(?)사태’가 그동안 조용할 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 다양하게 협착되어있던 조작 세력과 정계재계종교언론검찰 등이 같은 카르텔에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시간의 차이와 상황적인 변화에 따라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조합을 만들거나 이들 모두가 연계되는 이권의 연합 등을 만들어 활용했다는 게 밝혀지고 있다. 그동안 돈과 ‘부(富)’라는 교집합으로 연결되는 다양한 이력의 사람이 이합집산과 합종연횡을 이뤄가며 크고 작은 카르텔을 만들어 우리나라 금융 시장의 신뢰를 깎아 먹던 거다. 그 구성원의 속성은 조직폭력배와 흡사하다.


짧았으나 임팩트가 있었던 지난 정부의 행정수반과 그의 배우자는 부(富)를 이루려고 큰 노력을 했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일반적인 사회구성원의 상식에서 벗어나는 많은 반사회적인, 반법률적인, 비윤리적인 일을 이어왔다. 여기에는 언론계와 종교계는 물론, 이웃 나라 니뽄(?)까지 깊숙이 관여되어져 있다는 언론의 보도까지 있다. 이들이 연합한 카르텔의 범위와 민낯이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권력을 공고히 하려고 계엄을 시도했었으나 아주 다행히 시민들의 도움과 지지를 얻은 국회가 발 빠르게 대응하면서 무력화되었다. 그렇게 세상이 바뀌면서 그동안 감춰져 왔던 그들의 민낯과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그들을 뭉치도록 만들었던 장막 뒤에 숨은 교집합의 실체가 지금 서서히 열리고 있는 거다.





원 스트라이크 아웃

의심으로 시작된 소문은 실마리와 정황을 통해 혐의가 되었다.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모든 게 사실이라면 결국 금융업에 있거나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만이 돈과 정보를 가지고 주가조작을 한 게 아니라 재계는 물론 정계와 행정, 언론까지 참여한 다양한 부류의 사람이 주가조작에 참여한 것이 된다. 그리고 그들이 일으킨 금융 시장의 혼란은 막대한 이익을 남겼다는 걸 짐작하게 한다. 이들은 자신들이 거둔 이익 일부를 사정기관과 공유하면서 새로운 여러 사례를 이어갔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추측이 사실이 아니길 바라나 이 모든 게 사실이라면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정부가 행동해야 한다. 다른 것보다도 금융은 국가와 국민경제에 끼치는 영향은 물론 기업경영에 있어 막대한 영향력을 가지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국적을 정지시키고 국외로 추방하여 국민에게 죄지은 자의 말로를 알게 해야 한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시장을 교란하고 대외신뢰를 망친 대가가 무엇인지를 지켜보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그들이 잡기로 만들어낸 혼란으로 시장의 신뢰가 무너져 유출되었던 자금이 시장으로 다시 유입되어 기업의 가치가 제자리를 찾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자본시장에 작용했던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일부 완화할 수 있는 요소이기도 하다. 물론 어렵다. 저항도 많을 거고 거센 반대도 많을 거다. 그렇더라도 대한민국을 헌법에 따라 유지되는 공화정 체제로 계속 유지하려면 지금의 혁신이 필요하다. 지금 정부가 이번에 그것을 해낸다면 중흥을 이뤄낸 행정부로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다. 이제 추잡한 것을 불태우고 모든 것을 바르게 다시 세워야 할 때다. 명심해야 한다. 기회는 자주 오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트럼프의 관심은 달러가치 하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