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목적에 대하여 - 두바이 쫀득쿠키를 중심으로

인생의 목적에 대하여 — 두바이 쫀득쿠키를 중심으로

by Lee

인류는 오랫동안 물었다. 우리는 왜 태어났는가.


소크라테스는 성찰하는 삶을 말했고,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을 말했고, 칸트는 의무를 말했고, 니체는 권력의지를 말했다. 수천 년 동안 철학자들은 이 질문 앞에서 머리를 쥐어뜯으며 밤을 새웠다.

틀렸다. 전부 다 틀렸다.

정답은 철학과 강의실이 아니라, 2026년 한국의 한 베이커리 진열장 앞에서 완성됐다.


처음엔 의심했다. 당연히 의심해야 했다. 비싸고, 줄은 길고, 이름도 어딘가 어색하다. 두바이 쫀득쿠키. 두바이가 만든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그냥 쿠키도 아닌 정체불명의 이름. 트렌드에 편승한 마케팅 아닌가. 피스타치오 크림이 뭐가 그리 대단하다고. 가격표를 보며 인간은 합리적 판단을 내린다. 오늘은 그냥 가자.

그러나 인간은 결국 먹는다.

그리고 그 순간, 모든 것이 달라진다.


겉면에 이가 닿는 순간의 그 저항감 — 쫀득하게 늘어나면서도 무너지지 않는 그 탄력. 그 다음 찾아오는 카다이프의 바삭함. 그리고 피스타치오 크림이 혀 위에 퍼지는 순간, 인간의 뇌는 잠시 멈춘다.

철학적 질문들이 일시정지된다.

나는 왜 사는가.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우주는 왜 존재하는가.


— 잠깐만, 이거 맛있는데.


이것이 바로 두쫀쿠가 수천 년 철학을 이긴 순간이다.


생각해보면 진화는 공평하다. 수백만 년의 진화 끝에 인간은 언어를 얻었고, 불을 다뤘고, 문명을 세웠다. 그 모든 과정이 어쩌면 이 맛을 느낄 수 있는 혀와 뇌를 완성하기 위한 준비였을지도 모른다.


호모 사피엔스가 아프리카 초원을 걷기 시작한 것도, 실크로드를 개척한 것도, 중동에서 피스타치오를 재배하기 시작한 것도, 카다이프라는 반죽을 누군가 처음 만든 것도 — 그리고 한국의 누군가가 이것들을 하나로 합쳐 마시멜로 반죽으로 감싼 것도.


전부 이 한 입을 위한 복선이었다.


철학자들이 놓친 것이 있다. 그들은 너무 거창하게 생각했다. 삶의 의미는 웅장하고 심오한 무언가여야 한다고 믿었다. 그래서 신을 찾고, 이성을 탐구하고, 역사의 법칙을 논했다.


그러나 진리는 언제나 단순하다.

비싸다고 망설였던 그 시간이 아깝다. 의심했던 내가 부끄럽다. 줄이 길다고 돌아섰던 그 날들이 후회된다. 우리는 너무 많은 시간을 두쫀쿠 앞에서 망설이며 낭비했다.


삶은 짧고, 두쫀쿠는 비싸고, 그러나 맛은 반드시 그 값을 한다.


두바이는 몰랐다. 자신의 이름이 붙은 이 쿠키가 사실 한국에서 탄생했다는 것을. 한국은 알았다. 이것이 인류의 새로운 답이라는 것을. 그리고 이제 세계가 배우고 있다. 맨해튼의 베이커리에서, 두바이의 카페에서, 그리고 곧 지구 어딘가의 모든 진열장에서.

인생의 목적은 달성됐다.

이제 남은 질문은 하나다.


한 개 더 먹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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