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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돌레 매거진 Nov 11. 2020

어느날, 아이돌 음악에 클래식이 자라났다!

: 온앤오프로 보는 클래식 화성, 형식.

WRITER. 방배동 도비

  이 글은 11월 6일에 작성되었습니다



<ONF> 에게 클래식의 진한 향기가 느껴진다. 클래식 곡을 샘플링하여 곡을 낸 적이 없음에도, 클래식의 향이 느껴진다는 것은 아마 그들의 곡을 많이 써준 황현의 영향일 것으로 추정된다. 오늘은 <ONF> 의 곡에 녹아들어 있는 클래식을 파헤치고자 한다.     


로드 투 킹덤 <ONF>의 ’The 사랑하게 될거야‘의 도입부를 듣고     


쇼팽의 마주르카, 왈츠, 그리고 무곡의 장르 중 하나인 볼레로가 떠올랐다.
빠른 템포의 6/8박자에 c minor(다단조) 조성을 가졌으며
도입부가 반종지로 끝나게 된다. 


https://www.youtube.com/watch?v=UY1i2dzXUUk

반종지의 효과로 곡이 완전히 끝나지 않고
뒤에 무언가 더 있을 것 같은 느낌을 주며, 동시에 한 템포 쉬어갈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을 충실히 해준다.   

 반종지 : 보통 클래식 음악에서 I도로 끝나면 정종지(IAC,PAC), 4마디 내지 곡 중간에 잠깐 쉬어주며 나오는 부분을 반종지라 하는데 V도로 끝나며 곡이 완전히 끝날 때 사용하지 않는 종지다.   



The 사랑하게 될거야, 이것만은 진짜야 (Feat.클래식)

     

1. 현악기의 사용

<The 사랑하게 될거야>에서 클래식에서의 스트링 콰르텟(현악 4중주)을 연상시키는 것들이 잠깐씩 들렸다. 가사가 없는 구간에는 옥타브를 넘나드는 날카로운 바이올린 선율을 넣어 빠르게 하강시키며 곡을 더 고조시켰다. 후반부에는 중음주법이 심심하지 않게 들린다.     


2. 지휘봉을 이용한 춤

멤버 효진은 오페라의 유령에 나올법한 가면을 쓴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그들을 지휘하듯 지휘봉을 들어 모션을 취한다. 실제의 정박에 맞춰 지휘하는 모션은 아니었지만, 충분히 영상 내에서 가면을 쓴 사람들을 지휘한다는 것은 뚜렷하게 볼 수 있었다.     

3. 변박

도입부는 6/8박자로 시작한다. 하지만 6/8박자 도입부의 반종지가 끝나자 원곡의 박자였던 4/4박자로 바뀐다. 조금 더 설명하자면, 6/8(강 약 약  중강 약 약)박자에 비해 4/4(강 약 중강 약)박자에서 템포가 상대적으로 느려진다는 느낌을 받으며 긴장감을 이완시킨다.

대중음악에 있어 4/4박자가 주류인 것을 잠깐 탈피하여 클래식 무곡형식을 보여주며 한층 더 음악적인 요소를 많이 비춰주었다.


Moscow Moscow, 주목해야할 한 가지 더.     

<로드 투 킹덤>에 나왔던 ‘The 사랑하게 될 거야’에 이어서 등장한 곡은 온앤오프의 또 다른 곡, ‘Moscow Moscow'의 일부분이다. 이를 바탕으로 실용 화성이 아닌, 클래식 화성으로 분석할 수 있겠다 싶어 오랜만에 사보를 해봤다. 또한 대학 입학시험 4성 청음으로 나와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클래식 작곡과라면 2성 대위가 생각나지 않았을까 싶다.     

사보 : 악보를 직접 그린다는 뜻. 손사보=손으로 직접 악보를 그림, 컴퓨터 사보=피날레, 시벨리우스 등 컴퓨터 미디 프로그램으로 악보를 제작.
4성 청음 : 말 그대로 4성부(soprano, alto, tenor, bass)를 모두 듣는 시험이며, 이를 바탕으로 맞는 화성기호를 작성하고 음도 채워나가는 시험이다.
대위 : '음표 대 음표'를 뜻하는 라틴어 푼크투스 콘트라 푼크툼(punctus contra punctum)에서 유래하는 말로, 음악은 단선율의 경우를 제외하면, 음의 수직적 결합(화음 ·화성)과 수평적 결합(melody)이라는 두 가지 측면을 겸비하고 있는데, 어느 것이 우위에 있는가에 따라서 동성음악(homophony:호모포니)과 다성음악(polyphony:폴리포니)으로 대별된다.
그리고 전자의 기법이 화성법, 후자의 기법이 대위법이다. 그 때문에 다성음악을 대위법적 음악이라고 부를 때도 많다. 대위법에서는 각 성부가 명료하게 식별할 수 있는 선율적 독립성을 지니며, 또한 여러 성부가 일정한 규칙에 따라 결합되고, 전체적인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서양음악의 역사에서는 16세기 말까지가 다성음악의 시대이며, 18세기 후반부터 19세기 말까지가 화성음악의 시대에 해당하고, 17·18세기 및 20세기는 양자의 공존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연대의 길이로 보아서도, 대위법은 서양음악의 가장 기본적인 기법·원리라고 말할 수 있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대위법 [counterpoint, 對位法] (두산백과)

https://www.youtube.com/watch?v=XWFfyH_9On8

’Moscow Moscow’의 도입부는 당김리듬을 사용해 듣는이로 하여금 긴장하게 만든다. ‘이 리듬은 청자로 하여금 ’아, 정박에 나와야 불편하지 않은데, 이 느낌은 뭘까‘라고 생각하게 한다. 즉, 청자의 심기를 살짝씩 건드리면서 전개되는 묘미가 있는 것이다.’     


반음계적 화성법, Moscow Moscow.     
- 4성 모두 채우진 않았지만, 들리는 화성+Bass의 단선율 진행+선율을 바탕으로 분석을 해봤다.
1. 피아노 악보를 읽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Bass가 순차적으로 상행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시b-레b-미b-미-파-라-시b)      
2. 화성용법 해설
-1마디에서 4번째 박자에 부감7화음이 사용되며, 그 뒤에 2마디 첫 번째 박자에 해결해준다. -3마디에서는 반음계로 내려가는 것을 보여준다. 이를 장조에서 빌려온 차용화음IV도가 사용되며, 원 조성의 iv도를 사용한 후에 ii도 반감7화음을 사용한다. 
-ii도 뒤에 반음계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화성 부속화음이 사용되며, 이 뒤에는 다시, 해결이 나타난다.
-4마디,8마디 모두 으뜸음으로 끝나는 PAC가 나타난다.
3. 3마디에서는 반진행이 일어난다는 것을 음형으로 파악할 수 있다.     



It.계열 화성을 사용한 Moscow Moscow

※곡의 끝 4마디를 청음하여 들고왔다.

-리타르단도(rit.)가 찍혀있는 3번째 마디의 2번째 박자는 이태리 화성으로, iv도계열 화성과 v도 사이에 반음계적 효과와 극적인 효과를 주기 위해 사용하는 고급화성이다.      

 리타르단도(rit.) : 악보에서, 점점 느리게 연주하라는 말. ‘rit.’로 표시한다.
이태리 화성 부가 설명 :  원래는 IV도 앞에서 쓰이고, 1전위로 쓰이는 것이 정석이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 IV도 계열인 II도나, VI도 앞에서 쓰이는 경우도 있다.


비슷한 예를 들자면 Chopin Polonaise No.8 in D minor Op.71-1에서
 네모칸을 쳐놓은 곳에 It.계열 French 화성이 쓰인다.      
ten. 표기 밑 미솔#시b레 화성이 French 화성이다.



Picardy 3rd를 사용한 Moscow Moscow.

Picardy 3rd는 단조로 끝나는 곡을 예외적으로 종지에서 장조로 끝나게 해주는 화성이다.

Moscow Moscow의 원래 조성이었던 b♭ minor의 i도가 아닌, B♭Major의 I도로 끝나게 해준다. 원래  b♭ minor의 I도 화성인 시b레b파가 아닌, 시b레(내추럴)파로 끝나며 장3화음, 완전5도로 끝나게 된다

.

장3화음, 완전5도 부가설명 : 음정 계산에서 장3도(반음이 껴있지 않은 두 음의 간격. 도-미)+완전5도(반음이 하나만 껴있고 임시표가 있지 않은 경우 두 음의 간격. 도-솔)=장3화음이라 부른다.


ⓒ WM ent. <ONF> Moscow Moscow (Lyrics Video ver.) 캡쳐

가사도 인상적이지만, 음악적인 요소에 초점을 맞춘 글을 한번 쓰고 싶었다. 러시아 모스크바 행 티켓을 끊지 않고도 3분가량의 음악으로 모스크바를 느낄 수 있는 묘한 곡. 그 바탕에는 대위법부터 시작하여 클래식 작곡과라면 질리도록 봤을 화성학들이 존재했고, 화려한 가상 악기로 이루어진 대중음악 속에서 옛 클래식 대가들의 향이 느껴졌다. 


* 본 글은 아이돌레 웹진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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