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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돌레 매거진 Apr 16. 2021

더보이즈는 다시 왕좌의 주인이 될 수 있을까?

로드 투 킹덤에서 킹덤으로

WRITER. 두잉 


*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가 담긴 글입니다.

© Mnet


© 인스티즈

 #0011이라는 번호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케이팝 팬이라면 왠지 익숙한  번호바로 엠넷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라면 항상 거쳐 가는 관문인 문자 투표에 쓰이는 번호이다엠넷은 지치지도 않고 아이돌 대상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만들었고필자는 다시는   없을  같던 #0011    문자를 보내고야 말았다바로 작년 상반기 방영된 <로드  킹덤> 더보이즈였다.  


 더보이즈는 <로드  킹덤>에서 ‘괴도’, ‘REVEAL’ 같은 강렬한 무대들을 남기며 우승을 차지했고우승 상품으로 킹덤 출전권을 따냈다카메라 무빙을 활용한 똑똑한 무대 구성과 고난이도의 퍼포먼스는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충분했고여기에 더보이즈의 노력이 더해져 빛을 발할  있었다그만큼 뛰어난 무대를 보여준 더보이즈였기에, <로드  킹덤>보다 한층 발전된 무대를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분명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지난 4 1방영 전부터 케이팝 팬들의 심장을 떨리게 만든 엠넷의 <킹덤레전더리 > 드디어 막을 올렸다킹덤에 최종적으로 출연을 확정한 팀은 더보이즈비투비스트레이키즈아이콘에이티즈, SF9  6팀으로, 1화에서는 100 퍼프먼스를, 2화에서는 본격적인 1 경연에 돌입하며 경쟁 구도는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다이렇게 쟁쟁한 그룹들 사이에서더보이즈는 <로드  킹덤>에서 입증했던 진가를 발휘할  있을까?


과거는 현재의 거울: 로드 투 킹덤 복습하기


과몰입을 자아내는 스토리라인
Road to Kingdom [풀버전] ♬ 괴도(Danger) - 더보이즈 (원곡: 태민) @1차 경연 200514 EP.3

  <로드  킹덤>에서 더보이즈만의 뚜렷한 차별점은 바로 ‘스토리 라인이었다 경연부터 최종 경연까지더보이즈의 무대에는  무대를 잇는 스토리라인이 존재한다더보이즈는 ‘왕관 ‘왕좌 메인 오브제로, '' 서브 오브제로 사용하여 무대로 하나의 세계관을 형성했다왕좌를 차지하기 위해 달빛 아래 왕관을 훔치고(괴도), 훔친 왕관을 빼앗기자 보름달이 뜨는 날에 혁명을 일으켜 왕위에 오른다(REVEAL). 월광 소나타가 흐르면 도원경이 펼쳐지고(도원경), 달이 계속 빛나는  게임의 킹은 언제나 더보이즈임을 선언하며 대미를 장식한다(CHECKMATE).  무대 끝마다 본인들의 메시지를 던지며더보이즈는 경연 무대로도 하나의 서사를 만들어낼  있음을 훌륭하게 보여주었다.


완성도 높은 무대 연출과 퍼포먼스 
Road to Kingdom [풀버전] ♬ REVEAL (Catching Fire) - 더보이즈 @2차 경연 200521 EP.4

 <로드  킹덤> 전반적으로 퍼포먼스에 중점을  무대가 주를 이뤘다  더보이즈의 무대가 주목받을  있었던 이유는곡의 컨셉에 걸맞는 무대 연출과 고난이도의 퍼포먼스로 볼거리를 풍부하게 채웠던 점이 아닐까 싶다. 1 경연이었던 ‘괴도 살펴보면무대로  거리를 점프하여 등장하더니, ‘담을 넘고라는 가사에 맞춰 마치 징검다리를 건너듯 공중을 걸어 다니고놀랄 틈도 주지 않고 높은 책상 뒤로 떨어진다이후에도 책상과 의자를 활용해 흡사 날라다니며 묘기에 가까운 퍼포먼스를 선보인다또한앞서 언급한 것처럼 왕관을 훔친다는 무대의 스토리 라인을 충실히 따라가며 무대에 몰입하도록 만든다솔로곡이었던 ‘괴도 그룹의 곡으로 훌륭하게 재해석하여 깔끔한 안무대형과 칼군무를 보여준 점도 높이 평가하고 싶다.


 2 경연 ‘REVEAL’ 원곡의 컨셉츄얼한 늑대 인간에서혁명을 일으켜 왕위에 오른다는 내용으로 경연에 적합하게 가사와 컨셉을 변형시켰다. ‘괴도에서 왕관을 훔쳤던 큐가 도입부에서 왕관을 빼앗기는 모습을 통해 바뀐 곡의 컨셉에 정당성을 부여하고이후 등장하는 멤버들을 거대한 액자  하나의 그림처럼 표현해 감탄을 자아낸다곡이 절정으로 치달을  무대의 하이라이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일명 ‘고싸움’ 퍼포먼스를 선보인다한국의 민속놀이를 레퍼런스로 삼은 ‘고싸움’ 퍼포먼스는 화려한 무대장치를 통해 시선을 압도했고무대의 완성도를 높였다. ‘Catching fire’라는 곡의 부제에 맞게현재와 주연의 파트에서 맞댄 손에 실제로 불이 붙는  또한 퍼포먼스의 일부로 훌륭하게 작용했다


Road to Kingdom [풀버전] ♬ 도원경 (Quasi una fantasia) - 더보이즈 (원곡: 빅스) @3차 경연 너의 노래 200611 EP.7

 3 경연 ‘도원경에서는 동양풍이 강했던 원곡에 현대 무용을 접목하여 이전과는  다른 감각적인 퍼포먼스를 이어나갔다베토벤의 월광 소나타의 피아노 선율에 맞춰 진행되는 유려한 퍼포먼스와 점점 피어나는 꽃을 시각화하듯 멤버들이 들고 있는 소품이 앙상한 나뭇가지에서 활짝  꽃으로 변화하는 모습 파트에서 등장했던 문이 곡의 종착점에서 꽃이 만개한 도원경으로 향하는 문이  점은 실로 놀라웠다.


 4 경연 ‘CHECKMATE’ 곡의 제목부터 로드  킹덤에서 우승하고 말겠다는 더보이즈의 의지가 강하게 느껴진다킹을 잡겠다는 체스 용어인 ‘CHECKMATE’ <로드  킹덤> 로고  체스판과 각 팀을 체스 말로 상징한 것과도 연결되며출전한 팀들 사이에서 킹이 되겠다는 더보이즈의 선언에 설득력을 더한다더보이즈는 로드  킹덤에서 보여준 무대 각각의 메인 오브제라   있는 시계왕관 등을 차례로 보여주며 그동안의 무대를 정리하고체스를 활용한 화려한 퍼포먼스를 통해 <로드  킹덤> 대미를 장식했다다만 앞서 보여주었던 고난이도의 퍼포먼스에 부담을 가진 건지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묘기와 같은 퍼포먼스가 맥락없이 반복되었던 점이 아쉬웠다


 이러한 퍼포먼스가 가능했던 이유는다인원 그룹이라는 더보이즈의 특징을 무대 구성에 효율적으로 활용했기 때문이다철저히 카메라 무빙에 맞춰 동선을 구성했기 때문에개인 직캠을 보면 카메라에 비치는 찰나의 순간을 제외하고는 모든 멤버들이  틈 없이 무대 이쪽저쪽을 뛰어다니는 모습을 확인할  있다. ‘도원경에서 멤버 주연이 소품이었던 꽃을 찾지 못했던  개인 직캠을 통해 바로 납득 가능할 정도로하나의 무대를 위해 더보이즈는 연신 바쁘게 움직였다그들의 노력이 화면을 뚫고 여실히 전달되는 순간이었다


그렇다면 킹덤에서는?

 

 마침내 공개된 대면식과 1 경연킹덤에 임하는 더보이즈의 주요 전략은 바로 ‘서사였다더보이즈는 지금까지 보여준  번의 무대 모두 미국 HBO 드라마 <왕좌의 게임> 세계관을 본격적으로 차용했다왕좌의 게임은 판타지 세계관을 배경으로끝나지 않을 겨울이 다가오는 가운데  왕국의 통치권인  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싸움을 그려낸 드라마이다


1화: 대면식 'The Stealer' (Epic ver.)
[풀버전] ♬ The Stealer (Epic ver.) - 더보이즈(THE BOYZ)
[2020 MAMA] THE BOYZ X ATEEZ X Stray Kids_Triangular Fight | Mnet 201206 방송

 음악방송 1위 곡을 주제로  대면식 무대에서더보이즈는 가장 최근 타이틀이었던 ‘The stealer’ 택했다. ‘Epic ver’이라는 부제에 맞게대면식 무대에서는 서사시다운 비장함이 느껴졌다더보이즈는 <왕좌의 게임> 명대사인 ‘Winter is Coming’ 랩에 활용하여 고난 끝에    전쟁에서 승리하고자 하는 서사를 담아냈다선우가 랩을  양쪽에서 등장하는 영훈과 주연의 손은 더보이즈만의 신선한 무대 연출을    기대하게 만들었다선우의  파트 이후, ‘The stealer’에서 분위기가 반전되며 피아노 연주곡이 흘러나온다웅장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슬픔을 담고 있는 선율과 현대 무용 같은 안무가 조화를 이룬다바닥의 vcr 눈이 쌓인 땅에서 점점 노란 꽃이 피어나는 장면을 담았는데차디찬 겨울을 딛고 전쟁에서 승리하겠다는 서사가 시각적으로 아름답게 표현된 부분이었다이때 흘러나오는 피아노 곡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이는 킹덤 출연을 예고했던 2020 MAMA 'Triangular Fight'에서 주연의 독무대에 짧게 흘러나온 곡과 동일하다킹덤과 관련된 모든 무대를 잇겠다는 연출진의 의지와 방영 전부터 연결성을 만들어나가는 치밀함이 느껴지는 지점이었다무대 말미지난 무대에서 왕의 캐릭터성을 대표해  멤버인 주연의  뒤로 해가 떠오르는 듯한 vcr 나오며 뒤로 추락하는 장면그리고 화면에서 사라졌다가 가뿐하게 착지하여 멤버들과 함께 일어나는 장면은 환상적으로 아름다웠다.


2화: 1차 경연 'No Air' (A Song of Ice and Fire)
[풀버전] ♬ No Air (A Song of Ice and Fire) - 더보이즈(THE BOYZ)

 하지만, 1 경연은 이전에 더보이즈의 무대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어줬던 ‘왕위 탈환 서사와는 조금 결이 달랐다. <로드  킹덤>에서는 곡의 컨셉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서사를 적절히 부여했다면킹덤에서 더보이즈의 1 경연 무대는 이미 정해놓은 서사를 곡의 컨셉에 맞지 않게 강행했다는 느낌이 들었다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으로더보이즈의 역대 타이틀   <왕좌의 게임서사를 활용할  있는 곡은 ‘Reveal’ ‘The stealer’이다하지만 이미  곡은 앞선 <로드  킹덤> <킹덤>에서 경연 무대로 선보였던 곡이기에더보이즈는 1 경연에서 그다음으로 결이 맞는 ‘No air’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MV] THE BOYZ(더보이즈) _ No Air

 무대의 도입에서 나오는 수중촬영 vcr 본래 ‘No air’ 뮤직비디오를 연상시키며  감성을 이어가는  보이지만곧이어 얼음으로 뒤덮이는 화면과 흩날리는 눈발 등은 다시 한번 더보이즈가 <왕좌의 게임> 세계관을 차용하고 있음을 극명하게 드러낸다. 1 경연의 부제 ’A Song of Ice and Fire’ 또한 <왕좌의 게임> 원작 소설 제목이다. <왕좌의 게임>에서 불의 집안 타르가르옌과 얼음의 집안 스타크는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지만불의 집안인 여주인공과 얼음의 집안인 남자 주인공이 이루어질  없는 사랑에 빠진다더보이즈는 이러한 사랑 이야기를 이번 무대의 메인 테마로 삼아 애절함을 전달했고얼음과 불의 대비되는 상성을 강조하며 이러한 상징들을 지속적으로 그려낸다또한이루어질  없는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시청자의 입장에서 1인칭 시점으로 느껴질  있도록 여자 댄서의 손을 활용하였다여자 댄서의 손이 멤버들과 손을 잡기도 하고얼굴을 어루만지기도 하면서 멤버들은 애절한 표정 연기를 이어나간다대면식   연출이 짧게 나왔다 사라지며 임팩트를 주었던 것과 달리, 1 경연에서 등장하는 손은 스토리의 흐름을 이어가는 주요한 역할을 수행한다아무리 기발한 연출이라도 연달아 쓰였을   임팩트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하지만 손은 계속해서 무대에 개입하여 오히려 몰입을 방해했다이후 선우가  위에 매달려 있는 퍼포먼스는 위태로움을 넘어 위험해 보였으며 천을 배경으로  주연의 독무는  자체로는 멋있었으나 전체 무대와  어우러지지 못하는 느낌이 강했다무대장치는 <로드  킹덤 보다 더욱 현란해졌고퍼포먼스 또한 신선했으나너무 많은  보여주려 한 나머지 무대가 하나의 통일성을 갖추지 못한 느낌이었다

 서사를 과도하게 주입한 나머지 이전에 ‘No air’ 원곡이 지니고 있던 강점과 개성이 사라진 점도 아쉬웠다. ‘No air’ 촉촉하게 젖은 듯한 청량한 감성이 포인트인 곡으로 이를 방증하듯 컨셉 포토뿐만 아니라 뮤직비디오에서도 물속에 잠긴 멤버들의 모습이 반복해서 나온다우울한 듯하지만 완전히 가라앉지는 않은먹먹함이 담긴 원곡의 감정선을 <킹덤>에서는 놓쳐버린 것이다



 

 <로드  킹덤> 서사가 더보이즈의 퍼포먼스를 더욱 빛낼  있었던 이유는 시청자들이 따라갈  있을 정도로 쉽고직관적이었기 때문이다하지만 <킹덤>에서 활용하는 <왕좌의 게임> 방대한 서사를 지닌 시리즈 8개의 드라마이다. 5 남짓한 무대에서너무나 방대한 세계관의 도입은 무대에 온전히 스며들기 어렵고 시청자들은  서사를 따라가기 벅차다


 하지만 그동안 증명해온 것처럼 더보이즈는 스펙트럼 넓은 콘셉트 소화력과 뛰어난 퍼포먼스  강점이 많은 팀이다. <왕좌의 게임서사를 덜어내고 곡의 매력을 살릴  있는 콘셉트를 우선순위로 하여 무대를 꾸민다면앞으로 남은 경연에서 더보이즈의 강점을 충분히 발휘할  있을 것이다더보이즈가 사람들의 기대 섞인 부담감을 이겨내고한층 성장한 모습으로 <킹덤>에서    레전드 무대를 갱신할  있기를 기대해 본다.




본 글은 아이돌레 웹진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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