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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돌레 매거진 Nov 27. 2023

덕후 마음 두드릴 떠오르는 보이 그룹 전격 분석

(feat. BOYNEXTDOOR & RIIZE)

* WRITER. 어니언씨

지난 9월 4일, SM엔터테인먼트의 신인 남자 그룹 라이즈의 데뷔 앨범 [Get A Guitar]와 KOZ엔터테인먼트의 보이넥스트도어의 두 번째 앨범이자 첫 번째 미니 앨범인 [WHY..]가 동시에 발매된다. 한날한시에 발매된 두 신인 그룹에 대한 소식이 모든 방송사와 신문사의 기사로 가득할 정도로 두 그룹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그렇기에 지금부터 떠오르는 신인 남자 아이돌의 대표 격인 두 그룹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지극히 개인적인 에디터의 시선으로 분석하고 적어보려 한다.


Point 01. 친근함

가장 먼저 두 그룹의 공통점은 ‘친근함’을 필두로 한다는 것이다. 보이넥스트도어의 경우 이름부터 ‘옆집 소년들’이다. 멀게만 느껴지는 동경의 대상이 아닌 주변에서 볼 수 있을 것만 같은 친근한 소년들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멤버 성호는 인터뷰에서 “일상의 이야기를 저희만의 음악으로 표현하는 그룹이다. 화려함보다는 편안함이 어울린다”라고 말했으며, 이한은 “친구들 같은 자연스러운 모습이 저희의 매력인 것 같다”라고 덧붙이기도 한다. 이렇게 옆집 소년들을 표방하며 데뷔한 보이넥스트도어는 무대에서도 10대 소년들의 자유분방함을 그려낸다. ‘문’이라는 오브제를 자주 이용하는데 문을 통해 세상 밖과 안의 경계를 짓기보다는, 자연스럽게 문 안으로 들어갔다 나왔다 하면서 정말로 일상에서 소년들이 장난치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 보이넥스트도어 트위터

시즌그리팅 컨셉만 봐도 그렇다. 2024년 보이넥스트도어의 시즌그리팅 컨셉은 ‘하우스 메이트’이다. 즉 같은 집에서 거주하는 친구인 것이다. 옆집 소년들에게 누구보다도 잘 어울리는 컨셉이다. 명재현은 시즌그리팅 프리뷰 영상에서 “편안한 분위기에서 저희가 진짜로 집에서 쉴 때 어떻게 할 것 같을지의 모습을 담아봤다”라고 말하는데, 그룹의 정체성을 앨범은 물론 MD에서까지 드러내는 모습이라 인상 깊다.

©️ 보이넥스트도어 유튜브

라이즈는 기존 SM엔터테인먼트하면 생각나는 ‘신비주의’와 ‘폐쇄성’을 조금은 벗어던진 그룹이라 말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 하이라이트 기능을 활용해 스케줄과 연습 현장, 일상의 자연스러운 모습들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이야기를 담은 웹소설 ‘Rise & Realize’를 론칭하고 사진전을 개최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대중들에게 쉽게 다가가려 노력한다. 이는 기존 SM엔터테인먼트의 선배 그룹들과는 조금 다른 데뷔 양상이다.

©️ 라이즈 인스타그램

본명으로 활동하는 것만 보아도 그렇다. 도영, 재현, 해찬처럼 본명인 듯 하지만 예명인 멤버가 포진해있던 NCT라는 같은 소속사의 선배 그룹과 달리, 라이즈는 전원 본명 활동이다. 멀게만 느껴지는 예명이 아닌 본명을 사용해 조금 더 대중에게 쉽게 다가가겠다는 느낌이다. 특히 멤버 원빈의 경우가 더욱 그렇다.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유명한 배우가 있어 피하는 것이 좋음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사용했다는 것은 라이즈에게 있어 본명 활동이 생각보다 중요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공식 SNS도 라이즈의 친숙함을 더욱 느끼게 한다. 공식 활동사진이나 셀카, 댄스 챌린지가 아니면 잘 올라오지 않았던 선배 그룹들 공식 SNS와는 달리 생각보다 일상적인 느낌의 사진과 영상이 올라온다. 앤톤의 낙엽 MZ 사진이라던지 슬릭백 챌린지 등은 라이즈에게 조금 더 쉽게 다가갈 수 있게 된다. 바이럴까지 가능한 것은 덤이다.

©️ 라이즈 인스타그램

Point 02. 이지리스닝

두 그룹은 앞서 말한 친근함을 음악으로도 녹여낸다. 두 그룹 모두 ‘이지리스닝’을 보여주는데 먼저 보이넥스트도어이다. 첫 번째 앨범 [WHO!]는 앨범 제목처럼 우리가 누구인지, 왜 옆집 소년들인지를 보여주겠다는 다짐을 가지고 발매된다. 앨범에 수록된 세 곡 모두 타이틀곡인데 첫 번째 곡인 ‘돌아버리겠다’는 제목처럼 첫사랑으로 인해 머리가 터질 것만 같이 고민하는 보이넥스트도어의 모습이 드러난다. 조금은 단조로울 수 있는 비트와 가사의 반복을 2분 18초에 담아내 상쇄해 리스너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게 한다. 인터뷰에서 멤버 태산은 “세 곡의 스토리가 연결되기 때문에 스토리를 따라가면서 들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한 것처럼 ‘One And Only’는 ‘돌아버리겠다’와 연결된다. 어느 옷을 입을까 고민하고 쇼윈도를 보면서 옷무새를 다듬는다. 즉 ‘돌아버리겠다’에서 반한 누군가에게 고백하러 가는 모습이다. 그리고는 ‘나머지는 별 볼 일 없고, 나는 one and only’라고 말한다. 이 가사는 고백 상대에게 말하는 것 같기도, 보이넥스트도어를 처음 접하는 대중에게도 선포하는 것 같기도 해 재미있게 들린다. [WHO!]의 마지막 곡인 ‘Serenade’는 고백에 성공한 소년이 떨림을 주체하지 못하고 동네 사람들이 다 들릴 정도로 진심을 외치는 곡이다. 세 곡 모두 비슷한 톤을 가져가고 2분에서 3분으로 짧게 짜여 플레이리스트에 추가해도 튀지 않고 들을 수 있다.

©️ 지니뮤직

두 번째 앨범 [WHY..]는 [WHO!]와 연결된다. 고백하고 사랑한다고 동네방네 떠들었지만, 결국 그 끝은 헤어짐인 것이다. 소년들의 사랑과 이별을 표현한 두 앨범은 가볍게 즐기기 좋다. 특히 ‘뭣 같아’는 지코와 Poptime의 영향인지 블락비의 향기가 짙게 풍긴다. 블락비의 노래인 ‘YESTERDAY’가 떠오르기도 하는데, 이별하는 소년들의 감정을 직설적이면서도 통통 튀는 듯한 음악으로 풀어낸다. 수록곡이자 이별의 공허함을 짙게 풀어낸 ‘Crying’과 이별이 찾아왔어도 언젠가는 괜찮아질 것이라는 약간의 희망을 담은 ‘ABCDLOVE’는 앞 앨범과 결을 비슷하게 하면서, 보이넥스트도어의 다음 앨범의 스토리텔링을 기대하게 한다.

©️ 지니뮤직

라이즈 또한 마찬가지이다. 라이즈가 선보이는 음악은 ‘이모셔널 팝’이다. SM엔터테인먼트는 이모셔널 팝에 대해 “자신들의 감정을 곡에 담아 표현하는 독자적인 장르”라고 설명한다. 즉 연습생을 거쳐 데뷔하고 성장하는 라이즈와 이들이 겪은 경험과 감정을 음악에 녹여내는 것이다. 데뷔 앨범 [Get A Guitar]의 선공개곡 ‘Memories’는 한 편의 하이 스쿨 뮤지컬 영화를 보는 것처럼 청춘의 희망과 꿈을 노래하고, ‘Get A Guitar’은 라이즈 멤버들이 음악을 통해 한 팀이 되는 과정을 담아낸다. ‘Get A Guitar]’은 마치 원 디렉션의 노래를 듣는 듯한 느낌이 들어 보이넥스트도어와 마찬가지로 편하게 감상할 수 있고 자연스레 플레이리스트에 추가하게 된다. 또한 ‘Get A Guitar’에서 가장 눈에 띄는 파트는 멤버 원빈과 앤톤이 페어 안무를 하는 파트인데, 해당 부분에서 둘은 ‘너와 맞추는 눈, 너와 맞추는 춤’이라는 가사에 맞게 함께 눈을 맞추며 노래를 완성한다. 청소년 성장 드라마의 마지막 장면처럼 느껴져 라이즈가 선보이는 음악과 앞으로 보여줄 방향이 기대된다.

©️ 라이즈 'Get A Guiar' 뮤직비디오

이러한 점에서 라이즈의 싱글 앨범 ‘Talk Saxy’는 아쉽게 느껴진다. 청춘을 이야기하던 소년들이 갑자기 2000년대 초반으로 회귀한 느낌이다. 노래의 인트로에 등장해 음악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색소폰 소리는 중독성은 있을지는 몰라도, 라이즈의 이미지와는 어울리지 않고 묵직하게 맴돌아 올드하다. 챌린지도 마찬가지이다. 라이즈 ‘Talk Saxy’ 챌린지를 보면 화면에 얼굴을 가까이하고 제스처를 취하는데 ‘라이즈가 이런 매력을 가지고 있다고?’라는 느낌보다는 느끼할 뿐이다. [Get A Guitar] 이후 좋은 반응 때문인지는 몰라도 생각보다 빠르게 두 번째 노래를 발매했는데, 조금 더 시간을 두고 라이즈의 색에 집중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다.

©️ 지니뮤직

Point 03. 자체 프로듀싱

두 그룹은 음악 면에서 명백히 차이점이 존재하는데 그것이 바로 ‘자체 프로듀싱’이다. 첫 앨범부터 멤버 명재현과 태산, 운학은 작사와 작곡에 참여했으며, 두 번째 앨범부터는 타이틀곡에도 프로듀싱에 참여한다. 특히 명재현의 경우는 아버지가 매일 밤 어미니 집 창문 밖에서 이름을 부르며 사랑한다고 외쳐 동네 이웃들이 어머니 이름을 모두 알았다는 귀여운 일화를 ‘Serenade’에 녹여내거나, ‘돌아버리겠다’에서는 리우의 특징을 살려 ‘사랑을 공부해’라는 가사를 쓰는 등 자신의 경험을 잘 살려 프로듀싱을 진행하는 멤버라 더욱더 매력적이다.

©️ 위버스 매거진

인터뷰를 보면 명재현은 “저희 이름에도 문(DOOR)이 있는데, 세상에는 문이 너무나 많잖아요. 우리나라, 전 세계적으로 문의 개수를 셀 수 없을 만큼 문이 가까이 있다 보니, 항상 문만 봐도 저희가 생각날 수 있다면 너무 행복할 것 같아요. 언젠가 문을 열어보면 저희(보이넥스트도어)가 있지 않을까요”라고 말한다. 이처럼 세상을 보는 시선이 깊고 다채로운 멤버이기에 그의 음악적 미래가 기대되는 부분이다.

©️ 위버스 매거진

아쉬우면서 동시에 긍정적으로 느껴지는 부분은 음악에 ‘나이가 느껴진다는 것’이다. 프로듀싱에 참여하는 멤버인 명재현, 태산, 운학은 각각 2003년생, 2004년생, 2006년생으로 어리다. 이 어린 나이가 프로듀싱에도 드러난다. 예를 들어 ‘너 기대라고 넓혀놓은 내 어깨는 이제 지하철 속 장애물일 뿐이야’, ‘번진 마스카라에 땅을 친다고’ 등 그 나이대에 생각할 수 있는 이별과 아픔이 가사에서도 드러난다. 에디터 개인적으로는 중학생이 헤어진 뒤 괴로워하면서 일기장에 끄적인 것만 같은 가사로 느껴진다. 물론 아닌 사람도 있다. 앞서 말한 ‘너 기대라고 넓혀놓은 내 어깨는 이제 지하철 속 장애물일 뿐이야’라는 가사에 대해 에디터 동생은 “보넥도 가사 되게 잘 쓰지 않아?”라고 말하니 말이다. 이렇게 일기장에 적은 것만 같은 약간의 유치한 가사들은 오히려 보이넥스트도어의 음악성과 잘 맞아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자신들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전달하는 소년들의 모습이 가사에 드러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유치하더라도 직관적인 이들의 프로듀싱은 본인들의 매력을 누구보다 더 빠르고 적극적으로 내보이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Point 04. 내리사랑 VS 자컨(자체 콘텐츠)

사실 SM엔터테인먼트 하면 빠질 수 없는 단어가 바로 ‘내리사랑’이다. 실제로 라이즈 쇼케이스 당첨자 이메일이 공개되었을 때, 동방신기, 엑소 등 선배 그룹의 이름과 생일이 포함된 이메일이 상당했다. SM엔터테인먼트의 내리사랑은 비단 먼 이야기가 아니다. 에디터의 사촌 언니만 하더라도 유구한 SM 남돌 덕후로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엑소, NCT 순으로 차근차근 덕질을 하는 중이니 말이다. 아직은 말이 없지만, 라이즈도 곧 덕질하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내리사랑은 라이즈의 인지도 형성에 매우 큰 영향을 준다. 선배 그룹인 에스파와 함께한 ‘Get A Guitar’ 챌린지나 원빈과 태민이 함께한 ‘Guilty’ 챌린지 모두 큰 인기를 끌면서 라이즈는 대중의 눈에 한 번 더 각인된다.

©️ 라이즈 인스타그램

그러나 개인적으로 언제나 아쉬웠던 부분도 존재하는데, SM의 내리사랑은 그들만의 바운더리를 형성한다는 것이다. 라이즈에 들어와서는 달라진 것 같기는 하지만, 여전히 타 아이돌보다는 SM 아티스트끼리만 챌린지를 진행한다거나 롤모델을 답할 때 선배 그룹만을 언급한다든지 등 그들만의 끈끈해 보이는 우정은 오히려 시도할 수 있는 콘텐츠를 한정하는 느낌이기에 양날의 검처럼 느껴진다.


자컨 하면 떠오르는 소속사. 바로 ‘하이브’이다. KOZ엔터테인먼트도 같은 계열사라 그런지 콘텐츠에 진심인 모습을 보여준다. 비하인드 영상, 미니 리얼리티 등 유튜브는 물론 인스타그램 영상까지 섭렵하며 쉬지 않고 무언가를 올려준다. 앞서 말했듯 라이즈는 이전 그룹들보다는 인스타그램 유행 챌린지 등을 잘 따라하는 모습이지만, 여전히 보이넥스트도어에 비하면 어림없다. 보이넥스트도어의 자체 콘텐츠 중에서 굉장히 놀란 영상이 있는데 바로 ‘ABCDLOVE’이다. [WHY..]에 수록된 곡으로 뮤직비디오가 공개되었는데 오피셜 뮤비, 풀캠 버전, 라이브 버전, 퍼포먼스 버전 등 노래 제목처럼 A부터 D까지 다 보여준다. 특히 풀캠 버전은 퍼포먼스 버전 뮤직비디오의 촬영장을 담아 놓은 영상인데, 카메라 앞에서 춤을 추며 연기하는 보이넥스트도어의 모습을 삼분할로 보여준다. 보이넥스트도어의 모든 것을 다 보여주겠다는 소속사의 열정이 느껴지고, 이렇게 많은 콘텐츠가 제공된다는 점에서 원도어(보이넥스트도어 팬덤 명)가 부러워 배 아플 지경이다.

©️ 보이넥스트도어 유튜브

이러한 넘쳐나는 콘텐츠로 인해 차근차근 보이넥스트도어에 입덕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며, 흔히 아이돌 그룹에 있어 중요한 부분인 관계성도 이러한 콘텐츠로 해석되고 공유된다. 에디터도 트위터 등을 통해 보이넥스트도어의 콘텐츠를 보고 이들의 성격이나 관계성을 조금씩 파악한 것처럼 말이다. 이렇게 보이넥스트도어는 라이즈가 지닌 큰 장점인 선배 그룹과 내리사랑을 극복한다.

지금까지 네 가지의 포인트로 보이넥스트도어와 라이즈의 다양한 부분을 짚어 보았다. 여자 아이돌의 부흥기였던 4세대를 지나 5세대라고 일컬어지는 두 그룹이 앞으로 어떠한 행보를 보여줄지 기대하면서 글을 마치려 한다.


참고

[1] '괴물신인' 라이즈의 모든게 궁금한 당신을 위해 I 아이즈(ize) I 

https://www.ize.co.kr/news/articleView.html?idxno=58021

[2] 보이넥스트도어, 화려함 대신 친근함을 앞세운 옆집소년들 I 아이즈(ize) I 

https://www.ize.co.kr/news/articleView.html?idxno=56916

[3] 명재현 “언젠가 문을 열어보면 저희가 있지 않을까요?” I 위버스 매거진 I 

https://magazine.weverse.io/article/view?lang=ko&num=763


* 본 글은 아이돌레 웹진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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