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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y Kang Apr 09. 2020

도시의 매력

리우데자네이루

세계 모든 도시 중 나의 최애 도시는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다. 직업의 특성상 나는 여행이 아니더라도 세계 여러 도시를 가본 경험이 있다. 파리, 베를린, 바르셀로나, 뉴욕, 샌프란시스코, 도쿄, 프라하, 브뤼셀, 바르샤바, 카이로 등등. 물론 아직 가본 곳보단 안가본 곳이 많다. 그래도 리우만큼 아름답고 매력적인 도시는 본 적이 없다. 


어떤 도시가 매력적인 도시인가? 


여러가지 판단 기준이 있을 것이다. 도시의 풍경이 될 수도 있고, 그곳에 사는 사람이 될 수도 있고 그냥 그 도시가 갖고 있는 남다른 바이브가 될 수도 있다.


어렸을 때는 뉴욕의 타임스퀘어를 참 좋아했었다. 화려한 네온사인들 사이로 사람들이 복작대는 모습이 좋았고 그곳에 모인 온갖 군상을 구경하느라 시간가는 줄 몰랐다. 타임스퀘어에는 전세계에서 모인 관광객들과 괴이한 분장을 한 잡상인들, 세상 아무것에도 관심없이 제 갈길만 가는 뉴요커들이 뒤섞여 거대한 물결처럼 움직인다. 


나는 서울도 무척이나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도시라고 생각한다. 특히 남쪽 한강공원에서 바라본 강북의 모습을 좋아한다. 푸른 한강과 어떠한 규칙도 없이 늘어선 작다란 집들이 남산타워와 어우러져 한폭의 그림 같다. 한강 잔디밭에 앉아 몇시간이든 그 풍경을 바라볼 수 있다. 그리고 나는 서울 곳곳에 자리잡은 고궁들과 작은 공원들도 애정한다. 

리우의 코파카바나 해변




그럼에도 나는 뉴욕이나 서울보다 리우가 좋다. 리우의 정경은 놀라울 정도로 아름답다. 끊임없이 펼쳐진 모래사장과 넘실대는 파도, 동그랗게 솟은 기이한 돌산의 조화는 매우 이국적이고 독특하다. 아름다운 리우의 해안선을 보고 있으면 600백년 전 수개월을 항해하여 이곳에 도착했던 유럽인들이 받았을 충격이 상상된다. 그들은 그야말로 "신세계"를 발견했다고 생각했었을 것이다. 


리우의 또다른 매력 중 하나는 그곳 사람들의 남다른 바이브다. 뉴욕의 뉴요커, 파리의 파리지앵처럼 리우 사람들은 까리오까라고 부른다. 이들은 흥이 많은 브라질 사람들 중에서도 흥이 넘치고 여유를 아는 낭만적인 사람들이다. 아침이면 코파카바나 해변에서 조깅이나 비치볼을 하고 햇살이 뜨거운 오후에는 차가운 생맥으로 목을 축인다. 밤에는 다시 선선해진 바닷가로 나와 라이브 음악과 함께 술을 마신다.


리우의 주요 관광지는 브라질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예수상과 케이블카를 두 번타고 올라가야 하는 빵지아수깔(흔히 빵산이라고 불린다)이다. 두 곳 모두 높은 곳에 있어 리우 시를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다. 예수상이 있는 코르코바도(곱추라는 뜻)에서는 빵산을 볼 수 있고 그야말로 도시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반면 빵산에서는 예수상이 잘 보이지 않긴 한데 대신 드넓은 바다를 가까이 볼 수 있는 매력이 있다.

빵산으로 가는 케이블카(좌), 팔을 벌리고 모두를 환영하는 예수상(우)
예수상에서 내려다 본 리우 전경(아이폰 촬영)
빵산에서 내려다 본 리우데자네이루

이밖에도 리우에는 리우 대성당, 셀라론 계단, 미래 박물관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리우는 1960년까지 브라질의 수도였다. 식민지 시대 포르투갈 조정이 나폴레옹 군대를 피해 파천해 왔을 때는 포르투갈-브라질 연합왕국의 수도이기도 했다. 


매년 연초에 열리는 리우 카니발도 리우에 빠져들게 만드는 매력 중의 하나다. 브라질 카니발은 리우와 상파울루 카니발이 가장 성대한 규모로 열리고 그 밖에도 살바도르, 헤시피 카니발도 유명하다. 그래도 역사와 규모를 자랑하는 리우가 카니발의 수도라고 생각된다. 나는 카니발에서 까리오까들의 주체할 수 없는 흥을 직접 느낄 수 있었다. 지상 최대의 파티는 밤부터 시작하여 동이 틀때까지 끝나지 않고 일주일 동안 계속된다.

건물 유리창에 비친 피라미드 모양의 리우 대성당 외관
신비로운 분위기의 대성당 내부
지상 최대의 축제, 카니발. 어마어마한 규모다.


그래서 나는 이처럼 매력적인 도시인 리우를 남미 여행을 많은 이들이 치안 문제로 그냥 지나쳐버리는 것이 안타깝다. 리우, 그리고 브라질 전체적으로 치안이 안좋은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스스로 조심하고 여행 가이드와 함께 주요 관광지만을 다닌다면 크게 위험하지 않다. 너무 늦은 밤에 다니지 않고, 핸드폰이나 지갑을 손에 들고 걷지 않고(특히 시내 지역에서), 우범지대인 파벨라 근처만 가지 않으면 된다. 또한 만약 강도를 만났을 경우 절대 반항하지 말고 그들이 원하는 것을 다 주어야 한다. 


리우가 항상 범죄의 도시는 아니었다. 최근 경기 침체가 치안을 악화시켰는데, 브라질 경제가 서서히 회복하면서 리우의 치안도 나아지길 기대해본다. 사실 7-80년대만 해도 뉴욕의 많은 지역들이 굉장히 위험하여 일반인들은 함부로 다닐 수 있는 곳들이었다. 당시 뉴욕시의 살인 사건 수는 오늘날 리우시의 살인 사건 수와 비슷하다. 그러나 뉴욕시의 과감한 범죄척결 정책 덕분에 단기간내에 개선이 이루어졌다. 


먼 옛날 리우데자네이루를 보고 돌아온 선원들은 자신들이 목도한 그곳의 놀랍고 아름다운 절경에 대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송했을 것이다. 그러나 신대륙에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당시 유럽 사람들에게는 리우의 매력이 크게 와닿지 않았을 수 있다. 탐험가들의 이야기가 허황된 이야기로 생각했을 수 있다. 실제로 보고 경험하지 못했으니까 말이다. 그들은 수백년이 지나 기술의 발전이 이루어진 후에야 그 풍경을 실제로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당시 선원들의 그림같은 묘사가 허풍이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동틀 녘의 코파카바나 해변(아이폰 촬영)

마찬가지로 지금 내가 리우의 아름다움에 대해 쓰더라도 많은 이들이 "위험한 도시"라고 딱지가 붙은 리우데자네이루에 회의적일 수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시간이 해결해주리라 믿는다. 치안이 개선된 뉴욕에 온세계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것처럼 앞으로 리우가 보다 안전해진다면,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이 리우에 와본다면 그들 다수가 내가 말한 리우의 매력에 동의하고 그 매력에 빠져들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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