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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지으니 Jan 03. 2023

책을 팔던 사람이 책을 쓰다.

평생 엄마로만 살 뻔 했다.



© streetwindy, 출처 Unsplash




아이가 어렸을 때 책을 좀 사주고 싶었다. 책 사줄 여유가 없어서 집에 있던 아이 돌 반지를 팔고 책을 샀다. 그 책들을 아이가 잘 읽기보다 엄마의 보여주기 위한 허영심 이었다. 나는 가톨릭 신자였지만 어린아이를 키우면서 남편의 학원을 도와주고 주말이면 시댁에서 보내다 오다 보면 성당을 잘 다니지 못했다. 그러다가 아이가 초등학교 3학년이 되자 첫 영성체를 시켜야겠다는 생각에서 성당을 보내게 되었다.



그때 우리 집에서 소공동체 모임을 하게 되었다. 그때 나는 우리 집에 아이들이 보는 책도 제대로 없다는 생각으로 책 전집을 그렇게 사게 되었다. 내가 직접 책 영업 사원을 하면서 내 수당을 받으며 아이들 돌 반지를 팔아 책을 쌌던 것이다. 책이 없어서 안 읽은 것이 아니라 책 읽는 습관이 안 생겨 잘 읽지 않았다. 그때부터 아이들에게 책을 읽게 하려고 많은 노력을 했다.




© rbmadaci, 출처 Unsplash




처음 아이를 키울 때 시집에서 살면서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큰 아이에게 그림책도 잘 읽어주지 못했다. 그러다 둘째를 낳고 남편이 학원 사업을 한다고 하면서 정신없이 사느라고 아이들에게 책 읽는 습관을 들이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아이들에게 책을 읽는 습관을 만들기 위해 일주일에 책을 집으로 는 것을 신청하고 책을 읽어주기 시작했다. 책이 좋아서 읽어야 되는데 책을 읽어야 되는 숙제처럼 되었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그렇게 아이에게 책을 읽게 하고 싶은 마음에 책을 판매하면서 우리 아이에게 책을 사주게 되었다. 그 책들은 아이가 좋아하기보다 엄마의 욕심을 보여주는 전시물에 불과했다. 책이 없어서 안 읽는 것이 아니라 책이 나에게 왜 중요하고 왜 책을 읽어야 하는 가가 중요하다는 것을 이제야 알 것 같다. 엄마도 책을 볼 마음의 여유도 없었듯이 아이는 엄마가 책을 읽어주지 않자 책을 볼 이유가 아직은 없는 것 같다. 다 큰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엄마 책은 보겠지 하며 아들을 위해서 나 같은 평범한 주부를 위해서 책을 썼다.




© kinn_living, 출처 Unsplash




온라인에서 자기 계발을 하면서 많은 주부들이 아이들에게 주던 관심을 자기에게 주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나처럼 아이들에게 책을 읽는 좋은 습관을 보여주면서 엄마도 성장할 수 있어서 더 좋다고 생각한다. 오늘보다 나은 성장을 하겠다고 하면서 애쓰며 책을 본다면 우리 아이도 그런 엄마를 보며 책을 가깝게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나도 그렇게 글을 쓰게 되었다.



나는 아들 둘이 중, 고등학생이 되니까 엄마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맛있는 밥을 차려주는 것 밖에 없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책이 좋아서 읽기보다 더 잘 살아보겠다고 읽었지만 이제는 자기 계발을 하면서 중요한 것이 책이 되었기에 점점 빠져들었다. 그러면서 책이 신기하고 대단하다는 생각으로 나도 그런 책을 쓰고 싶었다. 그렇게 나의 좌충우돌하는 자기 계발을 쓰게 되었다.



나의 자기 계발은 바쁜 일상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성장시키겠다고 애쓰는 나 같은 평범한 엄마들에게 조금이나마 희망과 위로가 되고 싶었다. 특별한 전문지식이 없더라도 책을 읽으면서 글을 쓴다면 자신을 이해하는 힘으로 자신의 장점을 개발할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작은 걸음을 걸어가는 아침을 만나고 있다. 평생 엄마로 살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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