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지으니 Dec 27. 2022

"인내"란 무엇일까요?

글지으니의 이야기.



2022. 11. 29. 12

"인내란 무엇일까요?"에서 "인내"라는 말은 늘 나와 가깝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그 "인내"라는 단어를 들으면서 나의 결혼 25년이 스쳐갔다. 늘 행복한 가정을 꿈꾸었지만 화가 날 때 소리치고 고함을 지르지 않으면 살 수 없었던 시간이 많았다. 하지만 그 시간을 받아들이려고 노력하다 보니 내가 늘 바라던 행복을 갖게 되었다. 그 시간을 견디어내고 이제는 책을 읽으면서 화가 나는 내 마음도 알아차리게 되었다. 



<마음이 흐르는 대로> 지나영 교수


말로는 나를 제일 사랑한다고 하면서 늘 주부로 나는 맨 마지막이었다. 이제는 그 무엇보다도 먼저 나를 정말 아끼고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지나영 교수님의 <마음이 흐르는 대로>을 읽으면서 공감하고 공감되었다. 그리고 <탁터지하고>라는 유튜브를 접하면서 생각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말해주어서 좋았다.


다른 사람이 화를 낼 때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나는 그래도 된다는 사람이 된다고 했다. 한때 나는 운전 도로 주행 연수도 여러 차례 받았지만 자차로 충분한 연습이 필요했다. 하지만 남편은 내가 운전 연습을 할 때마다 너무 심하게 화를 냈다. 초보자인 아내의 고충은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크게 화를 내면 차를 세우겠다고 했다. 그 말이 끝나자마자 큰 소리가 오고 갔다. 나는 갖길에 차를 세우고 내렸던 적이 있다.



또 한 번은 시집에 갈려고 했는데 나에게 아무것도 아닌 일로 역정을 냈다. 도저히 이 기분으로 한 시간 거리를 화난 얼굴로 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시집에 가지 않겠다고 했다. 우리는 항상 시집에 가면 하룻밤을 자고 청소며 같이 식사를 하고 온다. 다른 주부들은 일 년에 두세 번 가는 시집을 25년 살면서 특별한 일이 없으면 매주 갔었다. 그날은 도저히 그럴 수 없었다.  나를 존중도 안 해주는 사람이 좋아하는 일을 항상 따라 해주었는데 말이다. 그날 저녁에 남편은 전화로 미안하다고 말하기는커녕 술을 마시고 당장 집으로 돌아가겠다며 더 크게 역정을 냈었다. 이렇게 나는 자주 화를 내는 남편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노력했다. 


나를 제일 먼저 사랑해 주고 싶었지만 현실은 어려울 때가 많았다. 하지만 남편은 틀린 게 아니라 나와 다를 뿐이라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을 바꾸기보다 나의 생각을 바꾸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최근에 강의의 내용을 담은 책은 아이를 위한 것이기보다 어른이 된 엄마가 바로 서야 한다는 것을 느끼기 충분했다. <육아 본질>을 읽고 가장 기억에 남는 글은  "사랑하려고 키운다"라는 지나영 교수님의 어머니의 말이었다. 아이를 사랑한다고 하면서 내가 원하는 아이가 되기만을 바랬다. 그것이 사랑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평생 엄마로만 살 뻔했다>에서처럼 모자란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듯 나와 다른 아이를 온전히 받아들이려고 한다. 이해하기보다 다름을 인정하려고 한다.



아내로 엄마로 오랜 시간 "인내"라는 시간은   "어려움을 받아들이고 기다린다"라는 지나영 교수님의 말이 나의 마음속에 남았다.




<마음이 흐르는 대로><육아 본질><평생 엄마로만 살 뻔했다>라는 책은 엄마이기 전에 나를 먼저 사랑하고 이해해 주어야 내가 사랑하는 아이에게도 가족에게도 그럴 수 있다는 것을 가슴 깊이 느끼게 해 주고 있다.






그러나 주부로 나는 어떤 것보다 귀중하고 사랑받아야 마땅하지만 그 마음을 가슴 깊이 묻고 다른 사람을 나처럼 소중하게 사랑하려는 "인내"가 있었다. 그랬더니 나도 사랑하는 사람들도 함께 행복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인내라는 것이 아마 사랑하기 때문에 어렵고 힘든 것을 기다렸던 것 같다. 그 사랑을 이제는 나에게 다시 돌려주며 <평생 엄마로만 살 뻔했다>를 썼다.


엄마도 사랑받을 아이다.












작가의 이전글 엄마로 딸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