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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지으니 Dec 27. 2022

만 사천 원의 꿈.

백만 번의 상상.




어릴 적 크리스마스에 가족들과 집에서 율동도 하고 크리스마스 노래를 부르면 아빠와 작은 아버지가 쟁반에 용돈을 두둑하게 주셨던 기억이 난다. '그 용돈을 어떻게 했지?' 그것은 기억나지 않는다. 착한 아이는 크리스마스에 선물을 받는다며 큰 언니는 목도리와 모자를 크리스마스이브에 내 머리맡에 놓고 다음 날 큰 형부가 선물했다고 했다. 이렇게 지나고 나니 엄마로 아이들에게 해 준 것보다 내 어릴 적 크리스마스가 더 생각이 난다. 지금은 크리스마스라고 해도 무감각해진 어른이 된 것 같다.



그래도 남편의 친구의 딸 덕분에 피아노 독주회를 볼 수 있어서 럭셔리한 이브였다. 좀 아쉬웠던 것은 크리스마스이브에 하는 독주회이니만큼 크리스마스 캐럴을 유쾌하게 연주하거나 독주회이기에 참석한 지인들에게 감사의 말이나 곡 해설을 해주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폭설로 벌벌 떨면서 한 시간 반 이상을 달려갔으니 말이다. 더 더욱이 클래식을 좋아하지 않는 아제들을 위해서 말이다.



© vocalcoach, 출처 Pixabay


나는 남편 친구에게 도움을 받았던 기억으로 남편 친구들과 동행을 했다. 나는 유튜브에서 책을 쓴 피아니스트의 이야기를 한 시간을 들으면서 그 책을 주문해서 읽다가 남편의 딸에게 꼭 필요한 책이 될 것 같아 선물로 갖고 갔다. <백만 번의 상상>이라는 이 책은 피아니스트로 백만 번 상상했던 카네기 홀 연주회를 하면서 관객의 도움을 주기 위해 클래식 곡에 대해 설명을 하게 되었다고 했다. 관객에게 곡에 대해 더 자세히 감상할 수 있게 곡을 쓴 작곡가의 배경과 어떻게 곡을 들으면 좋은 지를 설명하게 되었다고 한다.



                         백만 번의 상상저자김지윤출판다산북스발매2022.07.13.


빙판 길을 달려 남편의 딸의 연주회를 간 아빠의 친구들은 클래식을 어떻게 생각할까? 어려운 예술을 조금은 가깝게 느낄 수 있었던 크리스마스이브날의 찬스를 만들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내가 준 책을 읽고 만 사천 원의 기적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제 꿈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백만 번의 상상> p80


나는 클래식을 늘 즐기고 피아노 음악을 특히 좋아한다. 그래서 <백만 번의 상상>을 읽게 된 것은 아니다. 온 인생을 걸고 피아니스트가 되고 백만 번의 상상을 하던 카네기 홀 연주회를 한 피아니스트의 끈기와 도전을 듣고 읽게 되었다. 그 글은 한 글자 한 글자가 나에게 커다란 울림을 주었다. 읽고 던 그 책을 선물로 주고 다시 주문해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만 사천 원 기적을 나누고 싶다.


"나는 두 단계를 거쳐서 꿈을 이뤘다.

첫째는 이루고 싶은 꿈을 꾸었고,

둘째는 꿈을 향해 아주 작은 걸음을 걸었다."

<백만 번의 상상> p82


'내 책도 이렇게 주고 싶게 만든 책일까?' 같이 일하는 곳에서 독서모임도 하고 책을 즐겨 읽던 동료가 다른 지인에게 내 책을 읽어보라고 추천했다고 했다. 어떤 점을 말하면서 추천했다고 했는데 그 이유는 기억이 안 나고 내 책을 추천했다는 말만 기억이 난다.


"나는 다시 꿈부터 써보기로 했다."

<평생 엄마로만 살 뻔했다> p41


                         평생 엄마로만 살 뻔했다저자글지으니출판마음세상발매2022.11.29.




그리고 큰언니가 미용실에서 직원에게 내 책을 사서 읽어보면 좋은 책이라고 추천했다고 했다. 그때는 고맙다는 생각뿐 이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하니 내가 남편의 친구 딸에게 선물한 책이나 동료나 언니가 내 책을 추천하는 것은 작은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 이것은 <백만 번의 상상>도 내 책도 다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말하는  같았다. 아주 보잘것없고 부끄럽기 짝이 없는 평범한 엄마의 이야기이지만 서로 공감하고 싶은 내 마음을 알아줘서 행복함을 느껴졌던 크리스마스 이브였다.



"책을 읽고 무심히 아침마다 글을 쓰다 보니 아보카도처럼 글이 책이 되는 상상을 한다. 그래서 나에게 시간이라는 물을 주고 있다."

<평생 엄마로만 살 뻔했다> p56



© cassdays,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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