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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지으니 Jun 19. 2024

에고이스트, 즉 이기주의자란


 에고이스트, 즉 이기주의자는 무슨 일이든 미리 손익을 계산하고 자신에게 득인지 아닌지를 철저히 가늠하는 듯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는 가까이에 있는 것을 중시하고 자신에게서 먼 것을 경시하는 경향의, 단순하고 근시안적 계산을 하고 있을 뿐이다. 게다가 에고이스트가 사고하는 거리의 기준은 본인이 때마다 멋대로 판단한다. 그런 의미에서 에고이스트의 계산은 조금 더 면밀하지도 사실을 반영하지도 않는, 굳이 말하자면 감정적인 판단에 의한 것이라 말할 수 있다.
-니체의 말중에서-



책을 읽으며 내가 이기주의자가 된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그렇게 생각한 이야기는 이렇다.


내가 사는 아파트에서 유리창 청소를 업체에 맡겨 청소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 유리 세정제가 3층 테라스 화단에 떨어져서 꽃과 나무에 피해를 주었다. 봄에 하나둘씩 심은 상추, 깻잎, 고추, 토마토, 오이, 가지 그리고 허브 꽃, 어버이날을 기념으로 산 마거릿 꽃, 란, 소나무 등 청소 세정제액이 떨어진 곳은 전부 노랗게 되었다.



 퇴근하고 돌아와 이런 상황을 보고는 우리 부부는 저녁을 어떻게 먹었는지 모른다. 퇴근길에 아파트 주변에 차량 위에는 덮개가 씌워졌지만 우리 화단에는 어떤 지시사항도 어떤 조치도 없었기에 너무 많은 피해를 입게 되었다. 우리도 유리창 청소를 처음 경험하는지라 청소 세정제가 이렇게 독한 약품을 쓰는 줄 미처 몰랐다.


예전의 상추,갯잎


 당연히 야채와 꽃, 나무에 대해 보상해 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그리고 액체가 떨어진 화단의 흙이 오염되었기에 부분 객토를 해야 한다고 남편은 주장했다. 그래서 조경회사에서 부분 객토와 나무는 잘라내고 화초들을 대체하는 견적이 유리창 청소 비용을 초과해서 다시 조정을 하게 되었다.


 아파트 회장이 중간에서 조율을 하면서 회장은 객토는 좀 무리한 요구라고 했다. 나도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 않았지만 계속해서 화분에 심은 꽃나무들이 시드는 것을 보며 흙까지 오염된 것이 아니가 하는 생각에 남편의 입장을 따랐었다. 하지만 나는 회장님의 말에 따라 객토는 포기하고 화초들 보상 수준으로 해결하기로 했다.


       열흘이 지나니 노랗게 변했다


 회장이 돌아가고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지만 <니체의 말>를 읽으면서 에고이스트, 이기주의자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내가 내 입장만 고수했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청소 업체 사장은 내 전화를 받거나 문자를 받을 때마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내가 감정적을 대할 때도 많았을 텐데 하는 생각에 미안했다. 내 동생이나 친척이라면 그렇게 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나를 부끄럽게 했다.


 아직 해결이 안 된 상태이지만 조만간 어떤 해결이 이루어지면 청소 업체 사장에게 미안하다고 이야기해야겠다. 나의 입장만 생각하는 이기주의자가 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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