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헤일메리

인간에 대한 애정을 가득 담은, 포기하지 마 전문 이야기꾼의 명작

by 말만
%ED%94%84%EB%A1%9C%EC%A0%9D%ED%8A%B8_%ED%97%A4%EC%9D%BC%EB%A9%94%EB%A6%AC_%EB%B6%81%EC%BB%A4%EB%B2%84.jpg 인터넷에 있는 책 표지는 죄다 영화 특별판 뿐이라 원래 표지를 고화질로 찾기가 어렵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기대감에 들떠 생각하다 더 많은 사람이 알았으면 하는 마음으로(라기엔 여기를 누가 오겠나 싶지만서도) 출간 당시 읽고 남겼던 감상을 옮겨본다.


아래 쓴 글에도 나왔듯 내가 기대(?)했던 주인공은 '홀로 우주에 버려지는 역할 전문가' 맷 데이먼 배우였지만 이제는 그만하고 싶었던걸까 라이언 고슬링 배우가 되었다. 라라랜드 후반부에서의 가라앉은 분위기, 착잡한 감정을 표현하는 표정과 블레이드 러너 2049에서(관객과 함께 졸음을 참으며) 펼쳐보이던 연기차력쇼가 절로 생각나는 분이라 작가가 사랑하는 인물상인 듯 매 작품마다 동일하게 활용하는 '좌절과 즐거움을 오가지만 근본적으로는 포기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돌파구를 찾아가는 성격을 가진 주인공'이란 역할에 괜찮을까 싶다가도, 스턴트맨에서 좀 비슷했지 싶기도 하고 또 드라이브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기도 했고, 근데 뭐 사실 걱정이 필요 없는 명배우 대배우니까 캐릭터에 대한 이해, 연기라는 부분은 보장되어있을거다. 닮은꼴로 자꾸 언급되는 라이언 레이놀즈 배우 보다는 낫지 않을까. 갑자기 빨간 옷으로 갈아입고 칼 뽑아들고 아스트로파지를 다 썰어버릴 것 같으니까. 진지하게 받아들이면 안 되는 농담이다. 언급한 배우들 다, 대부분 사람들의 좋아하는 배우 목록에 들어가 있는 믿고 보는 분들이잖나.


소설의 세세한 부분은 당연히 기억도 나지 않지만, 마션을 읽었을 때 처럼 아니 더 크게 즐겁고 행복하고 벅차오르던 감정은 생각이 난다. 화성에 버려졌다 + 난 X됐다 로 시작하는 즐거움 + 자신의 블로그에서 팬들과 관련 지식을 토론하듯 하며 이야기를 만들어간다는 특이함에 마션이라는 소설에 끌렸던 거였는데, 이후 내놓았던 아르테미스는 이도 저도 아닌 적당히 빚어낸 것 같은 느낌이라 좀 실망이었다. 그래서 더 절치부심해서 깎고 깎아서 내놓은걸까, 집필 과정의 특이함 따위는 마케팅을 위한 과장이라 해도 상관 없을 만큼 소위 '앤디 위어 우주 3부작'의 세 번째 작품은 정말정말 밀도높았고 후회가 없는 작가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과연 다음은? 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이번엔 더 갈 데가 없을텐데 어디에 떨어뜨려 놓으려나. 심해? 제임스 카메론 감독님, 여기에요!


영화는 3월 개봉이라고 한다. 반드시 아이맥스로 봐야지!


아래는 2021년 7월 22일에 인스타에 남겼던 감상문이다. 5월 4일에 책이 발간되었으니 만 3세 2세 아들을 둔 입장에서 참 열심히 읽었다고 스스로를 칭찬 해 주겠다.



프로젝트 헤일메리


앤디 위어


대단하다 정말.

[마션]이야 두 말 할 것 없이 내가 몇년간 읽은 소설 중 가장 흡입력있는 작품이었고 그 감상문(?)으로 사내 방송에도 나오는 경험까지 제공했던 내 최애였지만, 그 이후 나왔던 아르테미스는 뭐랄까… ‘나는 앤디위어를 좋아하니까, 이 책은 읽어야 한다고 생각했으니까 끝까지 읽기는 읽자’ + 마침 체험기간 사용중이던 밀리의 서재였는지 윌라 오디오북 이었는지에서 제공을 했어서 ‘무료로 가능한 이 기간을 놓치지 말고 꼭 읽자’ 라고 생각해서 읽었지, 솔직히 재미는 영 별로였다. 이야기도 소재도 그닥 흥미가 일지 않는데(화성에서 몇년을 생존하고 왔는데 왜 달이냐고! 자극은 점점 더 강해져야지!라는건 농담이지만 어쨌든), 거기에 더해서 딱히 매력적이지도 않은데 부자연스럽다 느껴질 정도로 굳이 나누려 한 것 같은 인종, 성별 등의 다양성 등, 이게 뭐지?계약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쓴건가? [현 세태에 맞는 작품 기획안]이라고 작성해서 결재라도 받고 쓴건가? 싶은 기분이었다는 느낌적인 느낌이, 내용은 거의 기억나지 않음에도 내 머리 속 생각주머니에 희미한 흔적으로 남아있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아니 뭐지, 정말? 책이 나온 후에야 소식을 접했고 그 때 든 생각은 당연히 긍정과 기대 보다는 ‘오 신작이 나왔네? 아… 지난번에 데였는데… 그래도 이번에도 보긴 해야지.’ 정도였는데, 조금 찾아보자니 서평, 감상이 죄다 대호평들(출시와 동시에 공개되는, 신뢰라고는 0.1g도 가지 않는 각종 언론과 셀럽의 한줄평, 서평, 기사들 말고, 직접 읽은 평범한 사람들이 여기저기 쓴 글들 기준으로 말이다). 자연스레 통수맞을 경우의 배신감이 우려되는 수준까지 기대가 높아진 채 읽기 시작했음에도(컨텐츠를 접할 때 기대의 크기와 그 기대를 배신당할 가능성의 조합으로 [내상 위험도 지수]같은걸 하나 만들어야겠다), ‘책.장.을.넘.기.는.게.아.까.운.데.너.무.재.미.있.어.서.계.속.보.게.되.었.다.’ 라는 상투적인 표현을 오랜만에 떠올리게 됐다. 출퇴근길에만 읽고 집에 도착하면서 전자책을 끄려니 너무 아쉬워서, 아들 둘의 사랑이 담긴 육탄돌격을 온 몸과 마음을 짜내서 사력을 다해 받아내는, 2인파티의 탱커로 전환해야만하는 집 안에서도 어떻게든 좀 더 보고싶어 그냥 TV를 몇 시간 켜줄까 생각할만큼(애초에 보스몹 둘이 페이즈 3 갈 때 까지 2인파티가 버텨내야 한다는건 너무 무리한 밸런싱 아니냐?).


정말 재미있었다. 전체 이야기의 큰 줄기를 던져준 후 각 챕터별 이야기가 모여 그 디테일을 채워가는 형식인데, 각 챕터마다 주 소재가 되는 기술, 물건, 인물 등에 대한 과거 기억과 현재시점에서의 의미를 번갈아 보여주며 흥미있게 끌고가는 능력, 그 각각 의미, 비중 배분이 정말 대단하다. 내가 그의 가장 큰 장점이라 생각하는 능력인 ‘일반인과 인터넷 너드 사이 어딘가에서 양쪽을 만족시킬 수 있는 유머’의 절제되고 적절한 구사와 더불어([마션]의 탄생 과정이었던 그의 블로그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에서 키워진 강점이, 좀 더 대중적인 방향으로 다듬어졌다는 느낌이랄까? 그렇다고 막 ‘수위가 높았는데 낮아졌다’라는건 아니지만 미묘한 그런 느낌적인 느낌적인 느낌), 이번 작품에서 왠지 더더욱 아주 강하게 자주 느껴지고 좋았던 것은 ‘인간, 생명, 세상에 대한 사랑, 긍정적인 생각’이었다. 마션도 그렇지만,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의 선정과 그 큰 줄기 안에 배치될 에피소드들을 삶의 다양한 모습들, 감정들에서 잡아내고 이야기로 구성해서 활용하는 능력은, 인간을 사랑하고 세상을 사랑해서 들여다보고 경험하고 생각해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다음 작품도 기대된다.


#프로젝트헤일메리 #앤디위어 #로키 #그레이스 #아스트로파지 #지구 #타우세티 #에리드


헌데, 나오자마자 영화화 확정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더 그런걸까? 책을 읽을수록, 아예 처음부터 영화화를 염두에 두고 집필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챕터별로 끊어지는 듯 한 느낌을 조금 손보면, 내용은 별다른 각색 없이 그대로 스크린에 옮겨도 되지 않을까? 주인공은 ‘우주에서 혼자 생존하는 역할 전문 배우’ 맷 데이먼(이제 형 말고 다른 사람이 우주에서 홀로 깨어나는 장면은 생각할수도 없어! 그리고 울 엄마가 좋아하니까), 스트라트는 제시카 차스테인이나 에밀리 블런트 (차가운 미녀라면 바로 떠오르는 미스 슬로운, 엣지오브투모로우), 로키는 앤디 서키스 (…) 아니 C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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