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조리원에서 남편은 할거 없어요

남편의 산후조리원 1주일 체험기

by 사회중년생 홍대리
얼마 전 첫 아이를 출산했다.


자연분만으로 태어나는 그 순간 시각을 읽어주던 간호사의 목소리와, 분만 의사 선생님의 양손 위에 있는 아기를 보던 그 광경이 잊히지 않는다. 드라마/영화/이별의 순간에도 눈물 흘리지 않는 나인데 그 순간 여태까지 고생했던 아내의 모습과, 건강하게 나온 아기 모습이 교차되며 결국 분만실에서 오열을 해버렸다.. ㅋㅋㅋ


출산 첫날부터 연차를 쓰고, 병원에서 3일간 같이 입원해서 지냈다. 내가 다니는 회사의 경우 출산휴가를 10일 주는데, 조리원에서는 산모와 아기를 어느 정도 케어해주다 보니 보통 조리원 퇴소하는 시점에 맞춰서 출산휴가를 많이 쓰는 것 같았다.


코로나 4단계라 한번 퇴소하면 코로나 검사를 받고 음성 확인 후 재입장이 가능했기에 출퇴근을 하면서 아기를 보는 건 불가능했고, 나도 처음에는 조리원 입소 후 1~2일 정도까지만 있다가 나머지 휴가는 조리원 퇴소에 맞춰서 사용하려고 했다. 하지만 막상 조리원에 같이 지내다 보니 휴가를 더 쓰고, 주말까지 약 1주일을 더 있다가 나오게 되었다.


그동안 느낀 점으로 남편이 산후조리원에서 같이 지내면 좋은 점을 꼽아보았다.




1. 아이의 신생아 시절을 매일매일, 매 순간 볼 수 있다.

산후조리원은 보통 2주 정도 지내는데, 그 기간 동안 완전 신생아 시절의 아이를 매일매일 볼 수 있고, 모유수유, 분유 먹이는 것, 기저귀 갈기 등등 직접 아기를 많이 케어하다 보니 퇴소 후에도 한결 수월하게 아기를 볼 수 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이와 함께 누워서 바라보고, 예쁜 말들 속삭여주는 시간들이 너무 행복해서 수시로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2. 엄마의 산후우울증 완화에 굉장한 도움이 된다.

임신의 과정부터 출산까지 산모는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모두 아기에게 집중되기 때문에 먹고 싶은 것 못 먹고, 건강 관리하고, 손발 붓고 뼈마디가 저려오고 피부가 뒤집어지는데 임신 중에 두통, 치통 등 아프더라도 최대한 약 안 먹고 버티는 산모의 마음...

그런 과정을 겪고 출산을 했는데 모유수유를 하려니 2~3시간마다 아이에게 젖을 물리고, 또 2~3시간마다 유축기로 젖이 잘 돌도록 30분 동안 유축하고, 시간 나면 좌욕하러 가야 하고 돌아서면 밥 먹는 시간이고 정말 옆에서 지켜보니 생각보다 조리원이 여유로운 곳은 아닌 것 같았다. (이건 산모 의지에 따라 케바케)

누구나 부모는 처음이다 보니 서툴고 어려운 부분이 많은데, 그 과정 속에서 아내와 함께 매일매일 대화를 하고, 잘 모르는 것은 신생아실에서 같이 배우고, 유튜브를 통해서 알게 된 걸 얘기해주는 등 힘든 시기를 배우자와 함께 보내는 것 자체가 출산한 지 얼마 안 된 아내에게는 큰 힘이 되었던 것 같다.



3. 조금이라도 더 아내를 편하게 해 줄 수 있다.

사소한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조금만 힘을 써도 몸에 무리가 가는 아내에게 남편이 도와줄 수 있는 건 많이 있다. 밥 먹고 난 후 식판 갖다 주기, 모유촉진차 타 오기, 유축할 때 편하도록 의자, 쿠션 등 세팅해주고 필요한 것 가져다주고 아기 데려오고, 택배 받아서 정리하고 신생아 교육 및 여러 가지 해야 할 것들 정리 등 직, 간접적으로 아내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있다.



커피 한잔에 독서를 하는 여유...란 없다!

산후조리원이라는 말을 들으면, 처음에는 출산 끝난 산모가 편안하게 쉬면서 햇살 들어오는 창가 아래 따뜻한 차 한잔 마시며 독서할 것 같은... 이미지를 떠올렸는데 정말 오산이었다.ㅋㅋㅋ


주변에서 아내가 조리원 들어가 있는 2주가 마지막 자유시간이니 열심히 즐기라고(?) 했지만 어차피 코로나 때문에 사람들도 못 만나고, 나름대로 열심히 즐겼다.


1주는 조리원에서 셋이 된 가족끼리 오붓하게.

1주는 퇴근 후 집에서 엄청나게 쌓인 택배들 정리하며 청소하면서...^^;


남편의 여건이 된다면 산후조리원에서 며칠 정도는 아내와 아기와 오붓하게 지내보시길 권하며...


남편을 위한 최고의 아이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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