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하늘이 참 맑아...
안녕, 현아
오늘은 하늘이 참 맑아.
하늘도 잠잠히 생각에 잠겼나보다.
깃털 같은 구름들이 한 점 한 점 무심하게 흘러간다.
그렇게 너에 대한 생각들도 한 조각, 한 조각 구름과 함께 흘려보낸다.
아직도 너의 떠나는 뒷모습이 내 마음에 찌릿찌릿하게 쿡쿡 찌르지만
하늘도 잠잠히, 구름도 저리 무심하게 흘러가는걸 보며,
나도 그렇게 덩달아 잠잠히 너의 아픈 뒷모습을 무심히 떠나보내련다.
차마 끝까지 붙잡을 수 없었던 너의 뒷모습...
한 가지 희망...
나보다 너를 더 잘 아는 주님이
너를 가장 좋은 길로 인도해 주실 것을 기대하며
주님이 나를 사랑하시는 것처럼, 너를 사랑하시니까
어차피 우리는 주님의 사랑 안에 묶여있으니까.
몸은 떨어져 있어도
우리의 영은 주님의 영으로 연결되어 있으니까.
실망하지 말고,
낙심하지 말고,
그리워하는 마음 그대로,
애절한 마음 그대로.
아련한 마음 그대로.
너의 아픈 뒷모습 그대로.
흘려보낸다.
사랑한다.
함께 할 때 충분히 사랑하지 못한
사랑에 처절하게 실패한 자의 고백이지만
참으로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너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모르는 고백이지만...
사랑한다.
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