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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길고 아름답고 슬픈 편지

편지의 제목은 [폐업_최대 80% 할인]

by 로마 김작가


로마의 거리에서 울었다.
펑펑.
아무리 멈추려 해도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눈물이 터진 건 익숙한 장난감 가게 앞이었다. 이안도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토요일이면 언제나 기린 장난감 가게에 가자고 했다. 가게에 큰 기린이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안 사줄 거야. 약속해. 구경만 하는 거야." 하지만 가게를 나설 때 이안과 이도의 손에는 언제나 뭐라도 조그만 장난감이 쥐어져 있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던 이안의 첫 책가방도 필통도 노트도 모두 이곳에서 골랐다. 초등학생 이도의 첫 책가방도 필통도 여기에서 골랐다. 어느덧 중학생이 된 이안의 책가방도 여기서 골랐다. 할로윈 밤에는 여기 앞에 서 있으면 모두를 만날 수 있었다. 우리 동네의 고유 명사와도 같았던 이곳의 이름은 [CASA MIA: 나의 집]이었다.


무심하게 걷고 있던 나의 눈에
가게 쇼윈도에 붙여진
커다란 편지가 들어왔다.

긴 편지의 제목은
[폐업_최대 80% 할인]

그 길고 아름답고 슬픈 편지를
여기에 남겨둔다.



CASA MIA Dal 1947
chiude
SCONTI FINO ALL' 80%

VITTIMA DEI DANNI COLLATERALI DEL PROGRESSO

Con profondo rammarico annunciamo la chiusura definitiva del negozio. Dopo quasi 80 anni di attività cessa questa realtà che ha rappresentato un punto di riferimento per la vendita di giocattoli e un luogo magico in cui immergersi per generazioni di bambini e famiglie. Una lunga tradizione portata avanti con passione che tuttavia sta per giungere al termine.

Molteplici sono le ragioni di questa decisione riflettono il profondo cambiamento. socio-economico a cui stiamo assistendo. Innanzitutto lo sviluppo del commercio online, caratterizzato da una competizione sfrenata e spesso priva di regole, la cui diffusione è letteralmente esplosa con la recente pandemia, penalizzando i negozi di prossimità come il nostro, situati nei centri cittadini. Il servizio assistito che i negozi tradizionali garantiscono e i loro costi di gestione non permettono di competere con l'estensione a livello mondiale del mercato virtuale e i prezzi sempre più bassi delle piattaforme digitali a portata di un click.

Un altro elemento che contribuisce alla crisi del settore dei giocattoli è l'evidente diminuzione della natalità che si va ad aggiungere alla difficoltà per le giovani coppie di trovare alloggi in città storiche come Roma, dove sempre più appartamenti vengono sottratti agli affitti tradizionali per essere destinati agli affitti brevi dei turisti.

Infine, la tecnologia ha trasformato le abitudini dei più piccoli: già in tenera età, i bambini vengono attratti da dispositivi digitali che li allontanano anticipatamente dal gioco manuale e tradizionale. Applicazioni, giochi e social network sono sempre a disposizione sui telefoni dei familiari e hanno cambiato il modo di divertirsi e interagire anche per i bambini più piccoli,

Abbiamo sempre creduto che la ricerca e il progresso siano fondamentali per costruire un futuro migliore, ma oggi ci troviamo di fronte alla necessità di riflettere anche sui suoi effetti collaterali

La chiusura del negozio Casa Mia non è solo la cessazione di un'attività, ma la perdita di un pezzo della memoria collettiva di Roma. Casa Mia ha accolto nel tempo milioni di visitatori che harino condiviso con noi i momenti più belli della loro infanzia e quella dei loro figli.

Con immensa gratitudine ringraziamo tutti coloro che ci hanno sostenuto in questi decenni, rendendo il nostro negozio un luogo speciale e una eccellenza nel settore. Vi aspettiamo per ringraziarvi e salutarvi.

GRAZIE DI CUORE


CASA MIA from 1947

폐업

최대 80% 할인


진보의 부수적 피해의 희생자


매장의 영구적인 폐업 소식을 전하게 되어 매우 유감스럽니다. 8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이 매장은 장난감 판매의 기준점이자 여러 세대의 어린이와 가족들이 빠져들었던 마법의 장소였지만, 이제 현실에서 물러납니다. 열정을 담아 이어온 오랜 전통이 이제 끝나갑니다.


이러한 결정을 내리게 된 것에는 심오한 변화가 반영된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는 사회경제적 변화를 목격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온라인 상거래의 발전입니다. 온라인 상거래에서 발견되는 제한이 없고 종종 규제도 없는 경쟁의 특징은 팬데믹으로 말 그대로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확산되어 우리와 같은 도심에 위치한 지역 상점에 큰 타격을 주었습니다. 전통적인 매장에서 감수해야 하는 운영을 위한 서비스와 관리 비용은 단 한 번의 클릭으로 이용 가능한 가상 시장의 글로벌 확장과 점점 낮아지는 디지털 플랫폼의 가격과 경쟁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장난감 산업의 위기에 기여한 또 다른 요인은 로마와 같은 역사적인 도시에서 젊은 부부가 자신들의 집을 구하기에 어려움을 겪음으로 기인하게 된 출산율의 눈에 띄는 저하입니다. 점점 더 많은 아파트가 전통적인 임대 주택에서 밀려나 관광객을 위한 단기 임대 주택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기술은 어린이들의 습관을 변화시켰습니다. 아주 어린 나이부터 아이들은 디지털 기기에 매료되어 조작하는 놀이와 전통적인 놀이에서 일찍이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가족용 휴대폰에는 항상 애플리케이션, 게임 및 소셜 네트워크가 제공되며, 이를 통해 어린아이들의 즐겁게 놀며 상호 작용하는 방식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더 나은 미래를 건설하는 데 있어 연구와 진보가 기본이라고 우리는 늘 믿어왔지만, 오늘날 우리는 그 부작용에 대해서도 반성할 필요성에도 직면해 있습니다.


CASA MIA의 폐쇄는 단순한 영업 중단이 아니라 로마가 함께 공유했던 기억의 일부를 잃는 것을 의미합니다. CASA MIA는 오랜 세월 동안 수백만 명의 고객을 맞이했고, 그들은 자신과 자녀들의 어린 시절의 가장 행복한 순간을 우리와 함께했습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저희 매장을 특별한 장소이자 탁월한 공간으로 만들어 주신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여러분에게 감사와 작별의 인사를 전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 날 오후, 이안이 한 살이 되던 해부터 이도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까지 그림책을 고르고, 또 읽어주는 책을 듣기 위해 매주 방문했던 동네 작은 어린이 책방의 인스타그램 피드에 글이 올라왔다. 글에서 CASA MIA와 함께 45년 가까이 이 동네를 지켜온 또 다른 장난감 가게, Ciuff Ciuff의 폐업 소식을 전했다. Ciuff Ciuff는 카니발과 할로윈이면 동화 같은 쇼윈도 장식으로 언제 우리의 가슴을 뛰게 했던 장난감 가게였다. 책방은 두 가게의 폐업을 알리며 이렇게 적었다. 글은 마치 이 작은 서점이 어떻게든 이 시대의 흐름 속에서 살아남겠다는 굳은 다짐처럼 읽혔다.


배달로 펜데믹을 견뎌냈던 Ciuff Ciuff


Ciuff Ciuff : 폐업 “기쁨과 미소를 우리와 함께 나눠주신 우리의 모든 작은 고객들께 감사드립니다.” _ insta@libreriaponteponente
LIBRERIA PONTE PONENTE

Nella volta di poche settimane, nel nostro quartiere, chiudono due storici negozi di giocattoli: Casa Mia e Ciuff Ciuff. Attività commerciali che son state aperte per tempo sufficiente da attraversare ben più di una generazione, quasi ottant'anni l'una e quarantacinque l'altra.

Le ragioni che portano alla chiusura di un'attività commerciale a conduzione familiare, indipendente e specializzata, ormai, le conosciamo bene. Dagli anni '90 del secolo scorso abbiamo visto sparire via via i negozi di prossimità, che tanto ci erano familiari: alimentari, ferramenta, casalinghi... ed abbiamo visto sorgere supermercati sempre più grandi e poi franchising, negozi di catena e centri commerciali.

Non ci diamo tempo, non ci prendiamo tempo, perché anche questo, il tempo, per avere tutto ciò che crediamo serva, stiamo sbriciolando in parti piccole, piccolissime, tentando disperatamente di doppiarlo in una dimensione virtuale dove essere ciò che crediamo di voler essere

Come si legge dalla lettera di ringraziamenti che scrive la titolare di Casa Mia, Grazia Battista, giochiamo sempre meno. E noi, da libraie, aggiungiamo, statistiche alla mano, leggiamo sempre meno.

Noi siamo una piccola libreria indipendente di quartiere, e conosciamo bene la fatica quotidiana per continuare ad esserci, ma ne conosciamo anche le gioie, profonde, a cui non vogliamo rinunciare, perché per la gioia, per ciò in cui si crede - al di là delle esaltazioni -bisogna lavorare, e lavorare, quando è un'attività umana, è la forma di lotta più efficace e felice cui ambire.

Piccoli vuol dire anche stretti. Noi ci stringiamo attorno a chi ha lavorato e, lavorando, sognato. E, proprio grazie al nostro spazio piccolo, è possibile stringerci ogni giorno attorno ad una comunità.

Noi siamo una piccola libreria indipendente, ma sappiamo che per resistere ci dobbiamo compromettere, perché compromettersi è vivere, dunque sì, dobbiamo fare i conti, i conti con i soldi e non solo con i sogni. I libri li dobbiamo vendere, e i libri sono cose.

Ma il potere di essere piccoli, fatevelo dire, è la scelta. E in questi mari, in questi fiumi di carta, che ogni giorno vengono pubblicati, cerchiamo di nuotare, per creare percorsi che abbiamo senso, che abbiano cuore.

Noi siamo una piccola libreria indipendente, ma sappiamo che oggi per giustificare la nostra esistenza dobbiamo costruire una narrazione di noi stesse sui social, per non cessare di essere viste. Questa cosa è un fardello e spesso è una pratica vampiresca, ma cerchiamo di gestirla con entusiasmo ed onestà.

L'etica è un viaggio accidentato che si costruisce giorno per giorno.

L'umanità è una, ma è fatta di miliardi di persone uniche, piccole, indipendenti, ma interdipendenti.

@libreriaponteponente


LIBRERIA PONTE PONENTE : 서쪽 다리 서점


몇 주가 지나면 우리 동네의 두 곳의 역사적인 장난감 가게인 Casa Mia와 Ciuff Ciuff가 문을 닫습니다. 한 세대가 훌쩍 넘을 만큼 오랫동안 영업을 해 온 사업체들입니다. 한 곳은 80년 가까이, 다른 한 곳은 45년 가까이 운영을 해 왔습니다.


가족이 운영하는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사업체들이 문을 닫게 되는 이유를, 우리는 이제 잘 알고 있습니다. 1990년대 이래로 우리에게 친숙했던 지역 상점들이 점차 사라지는 모습을 우리는 지켜보았습니다. : 식료품점, 철물점, 생활용품점들….그리고 우리는 점점 더 대형화되는 슈퍼마켓과 프랜차이즈, 체인점, 쇼핑센터의 등장을 마주했습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시간을 주지 않으며, 시간을 가지려 노력하지도 않습니다. 왜냐하면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믿는 것들을 구현하기 위한 시간들을 잘게, 아주 잘게 부수어 우리가 원하는 것이 될 수 있는 가상 차원에서의 시간을 두배로 늘리기 위해 필사적이기 때문입니다.


CASA MIA의 주인인 그라치아 바티스타가 쓴 감사 편지에서 읽을 수 있듯이, 우리는 점점 더 놀지 않게 되었고, 서점 주인인 우리들은 통계치를 손에 들고 점점 더 읽지 않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동네의 작은 독립 서점입니다. 우리는 존재하기 위해서는 매일 투쟁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포기하고 싶지 않은 깊은 기쁨도 알고 있습니다. 기쁨을 위해, 자신이 믿는 바를 위해, 고양된 이상을 위해서는 일해야 하기 때문에 일이 인간적인 활동이 되었을 때, 일을 한다는 것은 우리가 열망하는 가장 효과적이고 행복한 투쟁 형태입니다.


작다는 것은 가깝다는 것을 뜻하기도 합니다. 일을 하는 사람들 그리고 일하며 꿈꾸는 사람들이 주위에 모였습니다. 우리의 작은 공간 덕분에 우리가 매일 커뮤니티로 모이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우리는 작은 독립 서점이지만, 견디기 위해서는 타협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타협한다는 것은 살아나가는 것이기에 꿈뿐만 아니라 돈과 관련된 일도 처리해야 합니다. 우리는 책을 팔아야 합니다. 책은 물성을 가진 존재입니다.


하지만 작다는 것의 힘은, '선택'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매일 발행되는 이 종이의 강과 바다에서 우리는 헤엄치기 위해 시도하고 의미 있고 마음이 담긴 여정을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우리는 작은 독립 서점이지만, 오늘날 우리의 존재 이유를 밝히기 위해 소셜 미디어에서 우리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쌓아가야 한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래야 우리가 계속해서 드러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부담스러운 일이고 종종 마치 뱀파이어의 관행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열정과 정직함을 가지고 이를 다루기 위해 노력합니다.


윤리는 매일매일 쌓아가야 하는 험난한 여정입니다.


인류는 하나이지만, 독특하고, 작으며, 독립적이지만 상호 의존적인 수십억 명의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libreriaponteponente


펜데믹에도 서점은 언제나 아이들을 위해 열려있었다.
뜨거운 여름날에도
이안의 이탈리아어는 이곳에서 무르익었다.
서점 ponte ponente

로마에서 사는 20년 동안, 고향 대구의 친정집 주변에는 수십 채의 아파트가 사라졌고, 몇 배나 더 높은 새로운 아파트 수십 채가 생겨났다. 장난감 가게 두 곳이 아니라 무수한 가게들이 사라졌고 새로운 가게들이 또 생겨났다. 그런데 고작 두 개의 장난감 가게가 사라지는 것이 뭐가 대수라고.. 너무나 당연한 시대의 흐름이고 너무나 자연스러운 변화이지. 그런데 난 로마는 그럴 줄 몰랐지. 여기는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마치, 그 누구도 믿지 않지만 누구나 믿고 싶어 하는 영원한 사랑처럼, 그저 영원히 변하지 않을 줄 알았지. 그런데 천지사방에서 빠르게 변하고 따라잡기 불가능해 보일 정도로 흘러가는데 여기라고 별 수 있나. 따라 흘러가야지. 그래도.. 그래도.... 아는데 자꾸만 눈물이 흘렀다. 이게 뭐가 그리 울 일이냐 하겠지만....


그냥 오늘만큼은

응당한 소멸에도 크게 서러워하고

사소한 상실에도 깊게 슬퍼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