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세상 밖으로 첫 발을 내디딘 '동물의 숲'은 꾸준히 새로운 버전을 출시하며 세대를 불문한 사랑을 받고 있다. 그 중 동물의 숲 초창기 버전이자 국내에서 최초 출시되었던 '놀러오세요 동물의 숲 (이하 놀동숲)'은 낮은 해상도, 상하 비율 1:1의 귀여운 캐릭터 그래픽, 지금과는 다소 다른 동물들의 직설적이고 다채로운 대화*, 솔직한 감정 표현, 포근한 분위기 등 버전 특유의 매력으로 여전히 많은 '어른이'들에게 향수를 선사하고 있다.
*최신 버전에서는 대사가 많이 순화되고 기계적인 대화가 대부분이라고..
gosan도 어릴 적 어렵게 손에 넣은, 이제는 역사 속으로 자취를 감춘 닌텐도 DS로 하루종일 놀동숲을 즐겼던 기억이 있다. 잊혀진 기억을 끄집어내는 걸 좋아하는 gosan은 어느 날 갑자기 번개장터에 닌덴토 DS를 검색해보기도 했고, 놀동숲을 플레이하는 몇 안 되는 유튜버들의 영상을 보며 불면증과 맞서 싸우기도 했다.
캐릭터가 낚시와 채집을 하며 도감을 채우고, 꽃밭을 가꾸고, 너굴의 가게를 점점 확장해나가는 등 마을 구미기를 중점적으로 보던 중, 동물 주민들의 집 인테리어가 조금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어릴 적 그 당시에는 나의 무언가를 구미는 일에 관심이 없었기에 놀동숲에서도 역시 그런 추억이 거의 없었지만, 이제는 그런 것들을 누구보다 좋아하는 어른으로 자란 gosan에게 환장할 만한 포인트가 수없이 많다.
강산이 두 번 바뀔 세월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놀동숲에서 등장하는 옷이나 잡화, 가구 등의 아이템들은 상당히 트렌디했다. 지난 수년간 복고가 트렌드로 흐르며 자리잡은 탓인지, 유구한 역사를 가진 것들이 최근 들어 더욱 각광받고 있는 탓인지, 그 아이템들은 20대가 된 지금 보아도 촌스러운 것이 전혀 없었다.
놀동숲의 카탈로그는 이케아도 울고 갈 만큼 다양하고, 다채롭고, 구체적이며, 현실적이기까지 하다.
놀동숲에서 집을 꾸미는 일은 가장 주요한 활동 중 하나이다. 대출금을 갚아가며 집을 확장하고, 취향껏 가구를 들이거나 벽지를 바꾸면서 나만의 집을 만들 수 있다.
주민들이 대놓고 집의 별점을 매기고 이를 바탕으로 내 캐릭터의 이미지도 만들어지기 때문에, 놀동숲에서의 집 꾸미기는 일종의 사회활동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우리 모두 동물의 숲 같은 세상에서 살고 싶지만 그런 꿈을 꾸기에 현실은 너무나도 각박하고, 동물의 숲 같은 '집'에서라도 살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으므로..
이 글을 통해 작게나마 레퍼런스를 제공해보고자 한다.
이 글을 쓰고자 생각하게 된 이유. 이 인도 코끼리의 집은 내 눈을 뒤집히게 만들었다.
내가 꿈꾸던, 완벽한 오리엔탈 스타일의 식물 가득한 인테리어!
소녀라면 어릴 적 한번쯤은 꿈꿔 본 핑크로 가득 찬 집.
혹시나 바비코어 열풍에 휩쓸리고 있을지도 모르는 누군가를 위해..
동물의 숲 속 상남자 of 상남자 로보의 수컷 향기 나는 모던 인테리어. (TMI gosan의 최애는 로보이다..)
낮은 채도의 인테리어와 바둑판 모양의 타일이 꽤 트렌디하다.
현실적인 것과는 조금 거리가 멀지만.. 놀동숲 캐릭터 중 가장 개성 강한 인테리어를 보여주는 고대 강아지 럭키의 집.
이 정도는 해야 컨셉에 충실한 것이라고 운이나 띄울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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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동숲 속에서 gosan은 8살의 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제 20대 후반을 바라보고 있는 나이지만, 이 영상을 보는 동안의 가장 큰 고민은 동물들과 더 친해지는 방법, 마을을 더 평화롭게 꾸미는 것 그 이상도 아니었다.
현실 감각마저 잊게 한, 멈춰있던 추억들을 뒤로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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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 gosan
Reference | YouTube @디디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