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화. 러스트벨트의 분노, 세계경제를 바꾸다

제2부: 달러라는 이름의 감옥 - 패권의 빛과 그림자

by 마나월드ManaWorld
ep11-1.405Z.png EP11. 러스트벨트의 분노, 세계경제를 바꾸다

2016년 11월 8일 밤, CNN 앵커들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미시간이... 빨간색으로 변했습니다."


1992년 이후 24년 만이었다.

민주당의 아성 미시간이 트럼프에게 넘어간 것이다.

펜실베이니아도, 위스콘신도 마찬가지였다.


전문가들은 충격에 빠졌다. "어떻게 이런 일이?"

답은 간단했다.


러스트벨트(Rust Belt)가 폭발한 것이다.

녹슨 공장 지대의 노동자들이 반란을 일으킨 것이다.


그리고 이 반란은 단순한 선거 결과가 아니었다.

이것은 세계 경제 질서를 뒤바꿀 방아쇠였다.


EP11. 러스트벨트의 분노, 세계경제를 바꾸다


1. 디트로이트의 영광과 몰락

1950년대 디트로이트를 아는가?

"세계의 자동차 수도"였다.

GM, 포드, 크라이슬러. 빅3가 세계를 지배했다.

인구 185만. 미국에서 4번째로 큰 도시였다.


그런데 2013년, 디트로이트는 파산했다.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지방정부 파산이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디트로이트 몰락의 타임라인:

• 1970년대: 일본차 침공 시작

• 1980년대: 공장 자동화로 일자리 감소

• 1990년대: NAFTA로 멕시코 공장 이전

• 2000년대: 중국 WTO 가입, 부품 수입 급증

• 2008년: 금융위기로 GM 파산


인구는 185만에서 63만으로 줄었다. 3분의 2가 떠난 것이다.

남은 사람들은? 떠날 수 없는 사람들이었다.


돈이 없어서, 나이가 많아서, 다른 기술이 없어서.

그들의 분노가 2016년에 폭발한 것이다.


2. NAFTA: 배신의 시작

1993년, 클린턴이 NAFTA에 서명했다.

"북미 자유무역협정으로 모두가 이익을 볼 것입니다!"


정말 그랬을까?


NAFTA의 실제 결과:

• 미국 제조업 일자리: NAFTA로 약 68만 개 감소 (EPI, 2013)

• 멕시코 공장(마킬라도라): 1990년 1,900개 → 2000년 3,500개 증가 (CRS, 2001)

• 미국 기업 이익: 30% 증가 (90년대 후반 뚜렷한 증가) (BEA, 1990s)

• 미국 제조업 노동자 임금: 15% 하락 (10~20% 낮게 유지) (EPI/BLS)


[마킬라도라 - 부품 원자제 무관세 수입, 제품 무관세 수출 시스템.

쉽게 이야기 하면 우리나라 건설업의 인건비 데마 시스템.

(하청의 하청의 하청. 실제 하청 받아서 시공하는 팀-실제 일하는 사람들)

혹은 인건비 따먹기 시스템 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모두"가 이익을 봤다고? 아니다.

기업과 주주는 이익을 봤다.

노동자는 일자리를 잃었다.


가장 아이러니한 건 뭔지 아나?


멕시코 노동자도 행복하지 않았다.

시급 2달러. 미국의 10분의 1이었다. (1990년후반~2000년초반) (OECD, 1990s)


그나마도 중국이 WTO에 가입하자 일자리가 또 중국으로 갔다.


결국 이익을 본 건 기업뿐이었다.


3. 차이나 쇼크: 결정타

2001년 중국의 WTO 가입. 이것이 결정타였다.

MIT 경제학자들의 연구 결과가 충격적이다.

["The China Shock: Learning from Labor Market Adjustment to Large Changes in Trade" ]


"차이나 쇼크" 연구 (2016): (Autor, Dorn, Hanson, 2016)

• 중국 수입 증가로 미국 제조업 일자리 240만 개 소멸

• 영향받은 지역: 실업률 1.5~2배, 임금 15% 하락

• 사회적 비용: 이혼율 증가, 마약 중독 증가, 자살률 증가

"창조적 파괴"라고? "새로운 일자리가 생긴다"고?


물론 실리콘밸리에는 새 일자리가 생겼다.

하지만 50대 용접공이 코딩을 배워서 구글에 취직할 수 있나? 현실은 잔인했다.


오하이오 주 영스타운의 사례:

• 1977년: 제철소 폐쇄 (Black Monday)

• 5천명 즉각 해고. 약5만 개 일자리 소멸(파급효과)

• 연쇄 효과: 10만 명 실직

• 현재: 인구 절반으로 감소, 도시 슬럼화 (1970s 14만 → 2020s 6만)


이런 도시가 러스트벨트에 수백 개다.


4. 트럼프의 전략: 분노를 관세로

2016년, 트럼프는 이 분노를 정확히 겨냥했다.


"NAFTA는 최악의 협정이다!"

"중국이 우리 일자리를 훔쳐갔다!"

"나는 관세로 일자리를 되찾겠다!"


전문가들은 비웃었다.

"관세는 경제학적으로 비효율적이다."


하지만 러스트벨트 노동자들에게는 달랐다.

처음으로 자신들의 고통을 이해하는 정치인이 나타난 것이다.


선거 결과가 말해준다.

2016년 대선 결과 (오바마 2012 → 트럼프 2016):

• 미시간: 민주당 +9.5% → 공화당 +0.2%

• 위스콘신: 민주당 +6.9% → 공화당 +0.7%

• 펜실베이니아: 민주당 +5.4% → 공화당 +0.7%


불과 수만 표 차이로 세계가 바뀌었다.


5. 관세 정책의 정치경제학

트럼프의 관세는 경제 정책이 아니었다. 정치 전략이었다.


관세의 실제 효과:

• 철강 관세 25% → 철강 일자리 6,000개 증가 (BLS, 2019)

• 하지만 철강 사용 산업 일자리 75,000개 감소 (PIIE, 2019)

• 순 손실: 69,000개


경제학적으로는 실패다. 그런데 왜 지지율이 오를까?


답은 '가시성'이다.

• 6,000개 새 일자리: 대대적 홍보, 공장 재가동 세레모니

• 75,000개 잃은 일자리: 조용히, 서서히, 눈에 안 띄게


정치는 경제학이 아니다. 정치는 심리학이다.


6. 바이든의 딜레마: 트럼프 정책을 이어받다

2021년 바이든 취임. 모두가 예상했다. "트럼프 관세를 철폐할 것이다."


그런데?

바이든의 실제 정책:

• 트럼프 관세 대부분 유지 (USTR, 2022)

• 추가로 반도체 제재 강화 (U.S. Commerce, 2022)

• Buy American 정책 확대 (White House, 2021)

• 노조 지원 강화 (White House, 2023)


왜? 바이든도 알았다. 러스트벨트를 잃으면 백악관을 잃는다는 것을.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이 이긴 곳은? 바로 그 러스트벨트였다.


2020년 대선 (트럼프 → 바이든): (FEC, 2020)

• 미시간: 공화당 +0.2% → 민주당 +2.8%

• 위스콘신: 공화당 +0.7% → 민주당 +0.6%

• 펜실베이니아: 공화당 +0.7% → 민주당 +1.2%


아슬아슬한 승리였다. 그래서 바이든도 러스트벨트를 놓을 수 없다.


7. 글로벌 파급 효과

미국 러스트벨트의 분노가 세계를 바꿨다.


도미노 효과:

1.트럼프 당선 → 보호무역주의 부활

1.각국 모방 → 자국 우선주의 확산

1.글로벌 공급망 → 지역 블록화

1.WTO 체제 → 사실상 붕괴


가장 큰 피해자는? 한국 같은 수출 의존국이다.


한국에 미친 영향:

• 철강 관세로 포스코 타격

• 자동차 관세 위협으로 현대차 미국 투자

• 반도체 동맹 압박으로 중국 시장 포기 압력


우리는 러스트벨트 노동자들의 분노 때문에 대가를 치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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