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뉴얼] GAME 1: 존재의 설계

라벨을 뜯어내고, 본질을 선언하라.

by 망구르빕

당신은 Default 상태입니다


당신은 이 세상 서버에 접속하자마자 시스템이 부여한 기본 스킨을 입고 있습니다.


"00대학 출신", "00년 차 대리", "무수저", "내향형 인간"...


이것은 당신의 본질을 설명하는 데이터가 아닙니다.

시스템이 당신을 관리하기 편하게 분류한 태그일 뿐입니다.


이 편리함에 속지 마십시오.


태그가 붙은 채로 살아가는 한,

당신은 게임을 주도하는 플레이어가 아니라 인벤토리 속에 잠자고 있는 아이템에 불과합니다.


이제 그 태그를 강제로 떼어낼 시간입니다.



타인의 정의


GAME 1을 지배하는 보스는 타인의 정의입니다.

이 보스는 당신이 새로운 시도를 하려 할 때마다 나타나 끊임없이 자격을 묻습니다.


로마 귀족: "감히 평민 따위가 법을 알려고 해?"

고려 호족: "너는 사람이 아니라 내 재산(노비)이야."

조선 사대부: "한자는 양반만 쓰는 거야. 넌 이두나 써."

기성 예술계: "공장에서 만든 변기는 예술이 될 수 없어."


이들은 권위라는 두꺼운 갑옷을 입고, 당신이 스스로를 정의하지 못하게 입을 막습니다.


그들의 언어에 동의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 게임오버입니다.



덮어쓰기


이번 게임에서 당신이 장착해야 할 무기는 '덮어쓰기' 기술입니다.


기존 시스템이 당신에게 부여한 명령어(신분, 한계, 용도)를 무시하고,

그 위에 당신이 설계한 새로운 명령어를 강제로 입력하는 해킹 기술입니다.


권위가 정해준 이름표를 거부하고,
내가 내 이름을 다시 짓는 행위.


이것만이 보스를 무력화할 수 있습니다.




공략 순서


우리는 시스템의 분류를 거부하고, 스스로 '나'를 정의한 4명의 코드 파괴자를 만납니다.

그들의 공략법을 순서대로 습득하십시오.


1. 로마 12 표법 : 입증할 수 없다면 권리가 아니다. 관습을 해킹해 법전으로 박제하라.


2. 광종 노비안검법 : 중간 관리자(주인)를 삭제하라. 시스템과 직거래하여 신분을 복구하라.

3. 세종의 훈민정음 : OS가 어렵다면 교체하라. 쉬운 인터페이스로 지식 독점을 깨트려라.

4. 뒤샹의 샘 : 기능에 갇히지 마라. 맥락을 재정의하여 쓰레기를 예술로 승격시켜라.




이 게임의 승리 조건은 명확합니다.

소속(Where)을 지워도,
존재 자체로 당신을 증명할 수 있는가?

회사의 명함, 학교의 간판, 부모의 배경...


모든 화려한 배경화면을 제거한 뒤에도, 화면 중앙에 또렷하게 서 있는 나를 발견하는 것.

그것이 정체성 설계를 완료한 플레이어의 모습입니다.


준비되셨습니까? 첫 번째 전장으로 이동합니다.




첫 번째 상대는 관습이라는 무기를 휘두르는 로마의 귀족들입니다.

그들은 법을 감추고, 기분 내키는 대로 판결하며 평민들을 지배했습니다.


이에 맞서, 평민들은 칼 대신 '이것'을 들고 싸우기 시작합니다.

인류 역사상 최초로, 권력자의 머릿속에 있던 규칙을 끄집어내어 돌판에 새겨버린 사건.


나를 지키는 가장 강력한 무기, 기록의 힘을 확인하러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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