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편성준 Sep 24. 2023

연극 《이 불안한 집》 을 막공으로 한 번 더 보다

김정 연출의  《이 불안한 집》


다섯 시간이나 되는 연극을 두 번 보는 이유를 묻는다면 그럴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기 때문이라고 대답하겠다(아내는 세 번째 관람) 그리스 비극 아가멤논 이야기가 현대적인 유머까지 장착하고 인간 심리의 심연을 파헤친다면 믿겠는가. 주요 배역은 물론 코러스 한 명 한 명까지 저마다 완벽에 가까운 연기와 춤, 대사 타이밍을 보여주는데 어찌 또 보고 싶지 않겠는가. 크리템네스트라 역의 여승희 배우의 전보다 더 원숙해진 연기에 전율했고 특히 3부에서 복수심과 죄책감을 넘어 서로를 끌어안게 하는 이피지니아의 대화합 메시지는 다시 봐도 감동적이다.


연극 보기 전 로비에서 카피라이터 선배인 백승곤 대표를 만났다. 이 연극 이미 보지 않았느냐고 묻길래 두 번째 관람이라고 대답했다. 연극 보러 와서 누군가를 만나면 괜히 더 반갑다. 연극 끝나고 로비에서 권은혜 배우도 만났는데 이 연극 놓치기 싫어 마지막날 왔는데 너무나 좋았다며 웃었다. 새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해서 극장에서 보기로 했다. 막공이 끝나고 분장실 앞에서 윤성원 배우를 기다렸다. 아내가 오늘 잠깐 인사를 하겠다고 약속을 했기 때문이다. 반갑게 인사를 하고 아내와 나의 ‘부부가’ 시리즈 책을 선물했더니 너무 좋아했고 윤성원 배우의 아내분이 TV에서 봤다며 아는 척을 하셨다. <EBS 건축탐구 집>의 팬이라는 것이었다. 분장실 앞에 서 있으니 너무 재밌었다. 에렉트라 역의 신윤지 배우는 실제 보니 너무 어린애 같았고 공지수 배우는 스타일이 너무 좋아 할 수 없이 뒷모습을 도촬했다. 감동적인 연극 경험이었다.








  

작가의 이전글 월간 공군에 책 소개 칼럼을 씁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