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보고 살자
예전엔 독서용 안경을
쓰면 어질어질했는데
이제 이걸 쓰고 계단도 내려간다
며칠 전
서재에서 화장실로 내려가다
내가 독서용 안경을 쓰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너무 앞만 보고 살아서 그렇다
이제 폼 나게
독서용 안경이라
부르는 대신
돋보기라고 부르자
책만 보지 말고
앞만 보지 말고
좀 멀리 보고 살자
사람도, 세상도
너무 바투 보면
멀미만 나고
못 보는 게 많아진다
카피라이터 출신 작가.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살짝 웃기는 글이 잘 쓴 글입니다』『읽는 기쁨』『나를 살린 문장, 내가 살린 문장』 등 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