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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맹그로브 Mangrove Aug 06. 2021

일어나서 그림 그리고 밥 먹고 그림 그리고 자요

Knock, Knockㅣ705호 n5bra


ⓒDAZED


그래피티 장르로 첫 발을 들여 독특한 화풍과 거대한 스케일로 독자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한 스트리트 아티스트 n5bra는 국내 아트페어는 물론, 중국에서 라이브 페인팅을 하기도 하고 런던에서 개인전을 여는 등 경계없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최근 가장 주목받는 페인터인 그에게도 자기만의 공간, 그리고 첫 시작이 있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가장 초기의 작품을 최초로 공개해 더 의미가 있는데요, 작은 개인전처럼 관람할 수 있는 705호에서 n5bra를 만났습니다.


ⓒ송시영

Q. 엄청 바쁘셨잖아요. 요즘은 어떻게 지내시나요?

정신없이 지냈죠. 요즘도 그냥 똑같이 그림 그리면서 지내고 있어요. 늘 그래왔듯이 그림 그리고 사는 거죠. 일어나서 그림 그리고, 밥 먹고 그림 그리고, 자다가 일어나서 그림 그리고, 다시 자고, 정말 그림만 그려요.


Q. 한 공간에서 계속 작업하시는 거죠? 네, 작업실 겸 집을 구해서 하고 있어요.

Q. 맹그로브를 보고 어떤 느낌이 드셨는지 궁금해요. 

비슷한 곳에서 살았던 경험도 있고 여기저기 많이 떠돌아다녔어요. 이 곳을 보고 예전 생각이 많이 났어요. 어떻게든 그림을 그리려고 하던 그런 때요. 지금은 워낙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고, 그렇게 살아오다 보니까 사람들과 같이 사는 것이 그리울 때도 있어요. 특히 지금은 워낙 코로나 때문에 더 혼자 있을 수밖에 없다 보니까 그런 것 같아요.


아, 메인 라운지에 있는 시네마 룸. 너무 탐나더라고요.

ⓒ노경

 Q. 705호와 보광동 작업실은 어느 정도 비슷한지 궁금해요.

거의 비슷해요. 제 작업실도 이런 식으로 질서 없이 그림이 엄청나게 걸려있거든요. 공간만 다르지 분위기가 많이 비슷한 것 같아요.


Q. 많은 분이 작가님 작품을 보러 올텐데 참고할만한 관람 포인트가 있을까요?

이번에 가지고 온 그림들이 제가 처음 군대 전역하고 그렸던 그림들, 초기에 했던 스케치들 모아둔 거예요. 실제 전시 때 보여줬던 그림들이 아니라 조그마한 그림들이죠. 혼자 되게 작은 원룸에서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작업을 하는 건데, 그 작은 공간에서 그려왔던 거고요.


작품으로서의 퀄리티 같은 것보다는 그 당시 그림을 내가 어떻게 그려봤었나 하는 비하인드 같은 작업이어서요. 그런 작품과 공간인 걸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Q. 완전 초기작들이겠네요. 

실제 전시가 되고 그런 것보다는 하나 하나씩 그리고 모으고 했던 것들이죠. 보면서 다음 그림을 어떻게 그릴지 고민을 했던 그림들이고, 어떻게 보면 작품으로서 완성된 그림들보다도 가장 많이 본 초기작들이죠. 공개 자체도 처음 하는 거죠.

Q. 작업 공간과 생활 공간이 합쳐있잖아요. 워낙 긴 시간을 보냈으니까 편할 것 같은데, 분리할 계획은 있나요?

분리하려고는 하고 있는데요, 워낙 막연하게 살아온 스타일이다 보니 잘 모르겠어요. 뾰족한 계획없이 그냥 때 되면 하는 거고 기회 있으면 하는 거고. 항상 그때 그때의 시간이 말해주는 대로 하는 것 같아요.


Q. 작업 환경에 필수적으로 갖춰져야 할 게 있으신가요.

그림 그리는 사람이다 보니 도구나 최소한의 것들만 있으면 환경이나 필수적인 아이템이 필요하진 않은 것 같아요. 여기 있는 그림 중에서는 군대에서 그렸던 그림도 되게 많거든요. 군대라는 곳이 어떻게 보면 한정적인 공간이잖아요. 그 공간에서도 종이와 펜이 있으면 그림을 그리고는 했어요


Q. 재미있게 본 책이나 영화가 궁금해요.

제일 좋아하는 책인 알랭 드 보통의 <영혼의 미술관>이라는 책을 요즘 다시 한 번 읽고 있어요. 책을 읽으면서 '그림을 그리는 것이란 무엇일까' 생각해요. 처음에는 단순히 그림이 좋아서 그렸는데 이 책은 내가 왜 계속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에 자문할 수 있게 도와줘요.


Q. 최근 뮤지션 소코도모sokodomo와 협업을 하셨는데, 어떻게 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소코(도모)한테 DM이 왔고 노래 들어보니까 좋아서요. 성격도, 서로 생각하는 것도 비슷해서 되게 자유롭게 작업했던 것 같아요. 그 친구도 저 믿고 해주고, 저도 그 친구 음악 믿고 하는 거고. 서로 믿으니까.


Q. 같이 협업을 하는 데 있어서 기준이 있나요? 

‘이 사람과 과연 내가 했을 때 될까?’ 서로 대화가 되는지, 단순히 외적인 걸 떠나서 같은 걸 공유하고 생각하는 게 비슷한지 그런 걸 봐요.


Q. 작업하실 땐 어떤 음악 들으세요? 

요즘은 Tame Impala 노래를 많이 들어요. 작업하는 순간에 몰입하는 걸 되게 중요시하는데, 그래서 그 순간에 빠져들 수 있거나 긴장감이 올라오는 그런 상황을 만드는 것 같아요. 반대로 쉴 때는 빗소리만 듣습니다. 8시간 수면 빗소리 뭐 그런 거 듣고.


Q. 서울 안에 애착을 가지고 있거나 자주 가는 장소가 있나요?

작업하고 나면 항상 힘들거든요, 감정을 몰아치듯 작업하다가 마치고 빠져나왔을 때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서 보광동 산책을 많이 했거든요. 지대가 좀 높은 곳에 있다 보니 돌아다니다 보면 자연스럽게 마주하는 야경과 경치를 보는 게 좋아요.



노크노크 Knock, Knock

21.07.02(FRI) ㅡ 21.08.31(TUE)
동대문구 왕산로22, 맹그로브 신설  


밀레니얼을 위한 건강하고 유쾌한 코리빙 하우스, 맹그로브에 지금 가장 주목받는 셰프와 북튜버, 포토그래퍼, 페인터, 영화 배급사, 밴드, 콘텐츠 크리에이터 등 총 10팀의 아티스트와 브랜드가 입주해 서로 다른 개성과 라이프스타일이 물씬 묻어나는 자기만의 집을 선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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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준우

사진 | 송시영, 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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