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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소망 Dec 20. 2023

나로 인해 운이 좋았다.

운칠기삼이란 말이 있습니다. 세상의 일은 운이 70%고 기운이 30%란 이야기입니다. 최근에는 운에 대한 비중이 더 높아져 운 80% 기운이 20%로 조정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더라고요. 우리가 사는 세상은 운이 참 크게 작용을 합니다. 그러다보니 세상의 모든 것을 운으로 특정하려는 모습도 보입니다.

고등학교 3학년 과목 중 인문학 감성과 역사 이해가 있습니다. 그 과목의 교과서에 이런 표현이 나옵니다. 


"역사의 우연성을 강조하면 인간의 역할은 축소된다." 


저는 이 말에 매우 동의합니다. 운은 여러분이 살아가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기는 하지만 운이 전부는 아니죠. 저는 우연보다 여러분의 능력을 더 믿는 편입니다.  

혹시 멀티버스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최근 영화들의 단골소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있고 또 다른 우주에서 나와 똑같은 사람이 살아가고 있다는 다중 우주론의 한 부분입니다. 재미난 상상 같아요. 저는 여기에 우리가 살펴봐야 할 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모두 운으로 만들어진 존재들이란 것이지요. 옆에 있는 친구. 오늘 지나간 버스. 오늘 먹은 점심. 예전에 헤어진 친구. 관계가 틀어진 사람들. 오늘하지 않은 공부. 이 모든 것들이 여러분의 운이 된다는 말입니다. 만약에 옆에 있는 친구를 만나지 않았다면. 오늘 지나간 버스가 조금 늦게 와서 버스를 탔다면. 오늘 먹은 점심이 상해서 배탈이 났다면. 예전에 헤어진 친구와 헤어지지 않았다면. 어제 공부를 했다면. 등등 여러분의 지금 모습은 이러한 운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에서 설명드렸듯이 여러분을 만들어가는 것은 대부분 여러분을 둘러싼 환경입니다. 만약에 지금의 환경이 아닌 다른 환경이었다면 여러분의 인생은 달라졌겠죠.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다른 세계의 여러분은 아마 그 사람을 살고 있을 겁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지금 여기에 있죠. 그렇기에 우리가 내릴 수 있는 결론은 단순합니다. 여러분이 지금 만나는 모든 것은 미래의 여러분에게 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혹시 생각나는 아쉬운 순간들이나 관계들이 떠오르시나요? 저는 고등학교 때 한자 공부를 하기로 마음먹고 하지 않은 것이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선 대학생이 되어 후회했죠. '고등학교 때 한자 공부 좀 할걸.' 그리고선 군대가서 또 후회했습니다. '아. 고등학교 때 안한 한자 공부 후회했던 대학생 때 할걸.' 그리고 대학교졸업 후 또 후회했습니다. '그렇게 후회할 때 군대에서라도 할걸.' 

운은 확실히 우리 인생에 중요하지만 전부는 아닙니다. 우리가 그 운을 만들어내거나 운이 좋을 수 있게 유도할 수도 있습니다. 운이 찾아 왔을 때 그것을 잡을 능력도 갖추어야 하겠죠. 그렇기에 우리는 우리의 모든 순간들을 좋게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가 만나는 순간들. 사람들. 상황들이 결국 나에게 어떻게 작용할지 고민해봐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학생들을 만날 때 학생들이 저를 만나서 '참 운이 좋았다.'라고 회상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합니다. 좋은 영향을 받길 바라면서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학생들은 저를 만난 것이 '운이 안좋았다.'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같은 운을 가지고 행운과 불운으로 만들어가는 것은 저의 몫이 아니라 여러분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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