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백화점은 어떻게 Z세대의 '성지'가 되었나

바이리엔ZX(百联ZX)의 부활 전략

by 윤승진 대표

우리는 곧 상하이 최대 상권인 난징동루에서, 전통적인 백화점의 죽음과 화려한 부활을 동시에 목격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방문할 '백련ZX창취장(百联ZX创趣场)'은, 과거 일평균 방문객 6,000명(대부분 관광객)에 불과했던 낡은 '화련상사' 백화점이었습니다.

백련그룹은 이 죽어가던 공간을 리모델링하며 '점진적 개선'이라는 안전한 길이 아닌, '급진적 전환'이라는 가장 위험한 길을 선택했습니다. 그들은 이 건물을 통째로 Z세대의 하위문화, 즉 ACG(애니메이션, 만화, 게임) 팬덤을 위한 수직적 복합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시켰습니다.

당시 중국에는 ACG 문화를 전면에 내세운 종합 상업 시설이 전무했습니다. 백련ZX는 이 시장의 공백을 정확히 포착하고, '오타쿠들의 성지'를 만들겠다는 단 하나의 목표로 돌진했습니다. 그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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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1. '팬덤'을 타겟팅한 '1호점 전략'

백련ZX의 성공은 '누구나'가 아닌 '오직 그들(ACG 팬덤)'을 위한 공간을 만들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이들은 팬덤을 끌어모으는 가장 확실한 방법인 '1호점' 전략을 사용했습니다.

이들은 단순히 입점 제안을 기다리지 않았습니다. 프로젝트팀이 직접 일본으로 건너가 반다이(Bandai), animate 등 ACG 팬덤의 핵심 브랜드들을 만나 프로젝트의 비전을 공유하고 입점을 설득했습니다.

그 결과, 총 39개 매장 중 전국 첫 매장이 17개, 상하이 첫 매장이 7개로, 전체 매장의 60% 이상을 '첫 매장'으로 채우는 데 성공했습니다.

만다이魂(TAMASHII NATIONS) 플래그십 스토어 (해외 첫 매장)

animate (전국 첫 직영점)

도에이 애니메이션 (전국 첫 매장)

GASHAPON (상하이 첫 매장)

이는 ACG 팬들에게 "이곳이 아니면 경험할 수 없다"는 강력하고 유일무이한 방문 목적을 부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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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2. '보모식' 운영: 브랜드와 '공동 성장'하는 파트너십

백련ZX는 입점 브랜드를 단순한 '임차인'으로 보지 않습니다. 이들은 브랜드와 함께 성장하는 '공동 창조와 인큐베이션'의 파트너가 되는 길을 택했습니다.

이들은 입점 브랜드의 콘텐츠 기획, 매장 디자인, 팬덤 이벤트 조직까지 전 과정에 걸쳐 '보모'처럼 세심하게 지원하는 '부여형 전폐환 운영(赋能型全闭环运营)' 모델을 제공합니다.

이러한 전략은 온라인에서만 활동하던 피규어샵 '모완슝(模玩熊)'이 성공적으로 오프라인에 안착하여 전국 25개 매장으로 확장하는 기반이 되었고, 'animate'가 백련ZX의 2호점에도 입점하는 등, 쇼핑몰과 브랜드가 함께 성장하는 강력한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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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3. '굿즈'를 중심으로 한 '5단계 체험 생태계'

백련ZX는 ACG 팬덤의 핵심 소비 행태인 '굿즈(谷子, gǔzi)' 구매를 중심으로, 단순한 상품 판매를 넘어선 다층적인 체험 생태계를 구축했습니다. '굿즈'는 실용적 가치가 아닌, '감정적 가치'와 '소속감'을 구매하는 팬덤 경제의 핵심입니다.

이들은 굿즈 소비를 중심으로 5단계의 입체적인 체험 레이어를 제공합니다.

소매(Retail): 만다이, animate 등에서 최신 한정판 굿즈를 구매합니다.

체험(Experience): VR ZONE에서 에반게리온을 조종하고, BJD(구체관절인형) 전시를 관람합니다.

F&B: '맹궈장' 카페에서 '명일방주' 같은 좋아하는 게임 캐릭터 테마의 음료를 마십니다.

사교(Social): 온라인 게임에서만 알던 친구와 처음으로 오프라인에서 만나고,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과 교류합니다.

이벤트(Event): 주말에 열리는 코스프레 행사나 포켓몬 카드 게임 대회에 참여합니다.

이러한 다층적 경험은 방문객의 체류 시간을 극대화하고, 개업 이후 450회 이상의 이벤트를 개최하며 끊임없이 재방문을 유도합니다. 또한, 자체 미니 프로그램인 'Meta ZX'를 통해 온·오프라인 경험을 결합, 16만 명(90%가 40세 이하)의 충성도 높은 디지털 회원을 확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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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현장에서 우리가 볼 것

백련ZX창취장의 성공은 '입지'가 아닌 '콘텐츠'의 승리입니다. 이들은 낡은 상업 공간이라는 약점을, '수직적 커뮤니티(ACG 팬덤)'를 공략하는 명확한 컨셉으로 완벽하게 뒤집었습니다.

우리가 현장에서 볼 것은 '리모델링된 건물'이 아닙니다. 우리는 '어떻게 불특정 다수가 아닌 명확한 팬덤을 공략하는가', '어떻게 브랜드와 쇼핑몰이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를 구축하는가', 그리고 '어떻게 오프라인 공간이 Z세대의 '성지'이자 '놀이터'가 되는가'에 대한 가장 성공적인 사례를 목격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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