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반짝 빛나는
며칠을 쓸고 닦고 집안이 '반짝반짝'
여기저기 먼지들을 닦아내고 침구를 세탁하고 집안을 정리한다.
두 달만에 부모님이 오시는 날.
아버님은 4년 전 일산에서 췌장암수술을 하셨다.
그 간 두 번의 재발로 재수술과 시술을 받으시고, 그 후 세 달 짧게는 두 달에 한번 부모님이 병원에 다니러 오신다.
좋은 일로 오시길 늘 바라지만 먼 아들 집에 오시는 길은 늘 편치 않은 마음이 먼저이실 것 같다.
검사를 받으러 오실 때마다 늘 최선이길 바라며 모두 내색하지 않지만 불안한 마음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렇게 두 달 뒤, 세 달 뒤 다가오는 날을 기다리는 일이 이제 일상이 되어 간다.
"아가, 너 일도 하는데 우리가 자주 와서 수고가 많다."
혼자 일을 시작하면서 시간적인 자유가 있는 나는 가장 많은 시간을 부모님과 보내게 된다.
긴 시간도 아닌 이틀간 또 하루 만에 짧게 지방에서 일산을 들렀다 가시며 늘 미안한 마음을 표현하신다.
자식들에게 피해될까 최대한 이른 시간을 짧게 들렀다 가시는 부모님께 나는 늘 죄송스러운 마음이 든다.
이번 달은 아버님 생신이 있는 달이라 서울 오시는 길이니 가족들이 우리 집에 다 모이기로 했다.
일 년에 한 번 남편의 생일 때만 하는 갈비찜을 만들고, 나물거리를 다듬고 준비하며 가족의 의미에 대해 생각한다. 그리고 어릴 적 엄마의 쉼 없는 일상이 떠오른다.
나의 엄마는 큰며느리였다.
집안의 큰며느리였고, 가사 일을 하셨고, 또 바깥일을 하셨다.
시부모님을 모시고, 삼촌, 고모까지 열명에 가까운 가족의 일을 도맡아 하셨다.
어린 눈으로 늘 고단한 엄마의 일상은 당연한 일로 보아오며 살았던 것 같다.
지금 와 내가 엄마의 나이가 되어 생각해보니 말처럼 행동은 쉬운 일이 아니다.
어린 눈으로 보았던 엄마는 웃는 얼굴로 그저 내색 없이 그 일을 다해내셨다. 그 땐 아마 엄마의 당연한 삶이라 생각했을지 모르겠다.
지금의 내가 되고 보니 얼마나 큰 마음이 가졌어야 했는지 지금에야 조금 알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의 나는 결혼하고 큰며느리가 되었다.
결혼하고 많이 배려해주시는 시부모님 덕분에 사랑받으며 살았고, 4년 전부터 지금까지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신 아버님을 위해 하는 일은 당연한 일이라 생각한다.
일하는 며느리라 불편하게 하지 않으시려고 자주 오시지도 않았던 부모님께서 병원 덕에 자주 집에 들르시게 되면서 늘 미안해하시는 모습을 보며 자식에게 짐이 될까 걱정하시는 부모님의 마음이 느껴진다.
며칠 전 외출했다 집으로 돌아와 보니 집 문 앞에서 감귤상자가 도착해 있었다.
며칠 전화를 못 드린 사이 두 분이 조용히 쉬러 가신 여행지에서 보내오신 귤이었다.
이렇게 주어도 주어도 모자란 마음이 자식을 향한 것이구나.
아이를 낳고 키우며 그 마음을 알아가고 있다.
서로 함께하기로 한 날부터 우리를 둘러싼 일은 가족의 일이 된다.
힘든 일, 기쁜 일 , 때로는 섭섭한 날도, 때로는 원망하고 싶은 날도 있다.
그 관계의 끈은 좋고 나쁨을 떠나 어떤 것과 비교되지 않는 것이며, 그저 서로 배려하고 함께 살아가며 알아가는 마음인 것 같다.
한 해 두 해 지나며 많은 일들이 서로를 끈끈하게 해 준다.
결혼해 첫해 서먹했던 부모님과의 대화는 아이를 낳으며 즐거운 대화로 이어지고, 공통의 관심사와 이야기로, 부모님과 농담처럼 나누는 대화가 가능해지고, 쉬운 포옹도 할 수 있는 사이가 되어간다.
서로에게 나누고 더해주고 함께 고민하고 헤쳐나갈 수 있는 큰 마음이 되어가는 것, 이렇게 ‘가족의 의미'에 대해 살아가며 조금씩 알아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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