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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맨오브피스 Jul 11. 2021

경기도가 만든 배달 앱, 배달특급 리뷰



배달 플랫폼들의 높은 수수료 논란이 한창일 때가 있었다(지금도 그렇긴 하지만). 그리고 소상공인들의 수수료 부담을 덜어준다며 경기도가 '배달특급'이라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출시한 지 이제 약 반년이 지났으며, 예능인 광희를 모델로 세워 열심히 홍보 중이다. 개발 및 운영은 경기도 및 지역 경제 단체들이 공동 출자해 설립한 회사 '코리아경기도주식회사'가 맡고 있다.


배달특급의 어필 포인트는 '동네 맛집', '지역 화폐', '착한 소비'다. 다른 건 몰라도 지역 화폐를 결제에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확실한 차별점이다. 지역 화폐는 충전할 때마다 지원금을 인센티브 형식으로 받을 수 있고, 배달 특급에서도 지역 화폐로 결제 시 금액을 할인해준다는 내용이 있으니 가격 경쟁력이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차별점에도 불구하고 아직 주변에서 쓰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대부분의 경우 "그런 앱이 있어?"라는 반응이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직접 써봤다.


1. 배민 느낌의 메인 UI



앱을 처음 열었을 때 든 생각은 '예전 배민하고 똑같네?'였다. 메뉴 구성뿐만 아니라 음식 장르별 아이콘도 비슷한 스타일이다. 너무 비슷한 모습이 그렇게 좋아 보이지는 않았지만 익숙한 디자인이니 배달을 시키기에는 무리가 없어 보였다.


가장 상단에는 이벤트 배너, 중간에는 검색 창과 장르 아이콘들이 모여있고, 하단에는 주제별로(단골손님이 많은 집, 리뷰가 많은 집 등) 음식점을 묶어놓은 섹션이 있다. 다른 배달 앱처럼 라이브 동영상이나 음식 관련 콘텐츠는 전혀 없고 오직 배달이라는 기본 기능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주소 설정하기도 현재 위치 기능으로 무난하게 완료할 수 있었다. 하단에는 이전에 설정했던 주소들이 표시되어 다른 주소로 바꾸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2. 주요 기능

메인 UI를 살펴봤으니 이제 각 기능 별로 더 자세히 둘러보자.


- 우리동네



배달특급에는 '우리동네'라는 탭이 있는데, 현재 나의 위치와 관련된 할인 이벤트나 쿠폰 등을 모아서 보여주는 곳이다. 우리 동네의 이벤트라니 더 관심이 가긴 하지만, 현재는 지역별로 보여주는 내용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이벤트뿐만 아니라 우리 동네 음식점 사장님들의 인터뷰나 조리 영상 같은 콘텐츠까지 올라오면 더 재밌어지지 않을까 싶다.


- 음식점 둘러보기 



주문하기 항목도 기본에 충실하다. 장르나 주제를 선택해 음식점 리스트를 보여주고, 원하는 음식점으로 들어가 메뉴를 선택하는 방식이다. 워낙 다른 앱에서 여러 번 경험한 디자인이라 금방 익숙해졌다.


다만 음식 사진이 부족하다는 점은 아쉬웠다. 각 음식점의 대표 사진이 좌르륵 표시되는데, 의외로 템플릿 사진을 쓰는 곳이 많이 보였다. 예를 들어 횟집을 검색했을 때 그 횟집만의 대표 메뉴나 로고가 표시되는 곳이 있는 반면, 횟집이라는 특성에 맞춘 기본 사진이 노출되는 곳도 눈에 들어왔다. 여러 횟집이 같은 사진을 보여주는 경우가 생겨버리는데, 이런 부분을 운영사가 더 적극적으로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메뉴 사진도 텍스트로만 표시되는 경우가 많았다. 아직 이해가 되지 않는 건 같은 음식점인데 쿠팡이츠에는 사진이 있어도 배달특급에는 없는 곳이 있다는 점이다. 음식점 대표 사진도 그렇고 음식에 대한 시각적 자료가 많이 부족했다. 


- 별점 확인하기 



별점은 '내가 주문하려는 음식이 과연 맛있을까?'에 대한 의문을 해소시켜주는 정보다. 욕설이나 허위정보를 막으려는 의도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배달특급의 별점에는 사람들의 글이나 사진이 없고 점수만 합산되어 표시된다.


점수만으로 충분하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있겠으나, 이 점수를 있는 그대로 믿을 수 있는지 없는지를 결정하기 힘들었다. 다른 배달앱에서도 허위 리뷰는 늘 있는 일이지만, 적어도 포토리뷰를 통해 '이런 식의 구성이구나'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점수만 보여주는 것은 아쉬웠다.


3. 회원가입하기 귀찮으면 네이버/카카오/페이코 계정으로  



주문을 하려면 회원가입을 해야 하는데, 무조건 계정을 새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네이버, 카카오, 페이코 계정으로 로그인할 수 있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공공기관이 만든 앱이면 으레 귀찮은 가입 절차나 너저분한 UI 이미지가 떠오르기 마련인데, 배달특급은 그렇지 않았다. 새로 계정을 만드는 것도 익숙한 휴대폰 본인인증 절차만 완료하면 됐다. 특별하게 더 편리하지도 불편하지도 않았다.


4. 주문하기도 비슷



주문하는 방식 또한 다른 앱들과 유사했다. 메인 메뉴와 함께 사이드 메뉴를 고르고 장바구니에 넣은 후 주문하는 방식이었다. 최소 주문 금액이 표시되는 것과, 결제 메뉴에서 '메뉴 더 담기' 버튼을 통해 주문 페이지로 돌아갈 수 있는 것이 편리했다. 그 외에도 주문 방법, 쿠폰, 요청사항(일회용 필요 여부, 배달기사님 메시지 등)도 모두 익숙한 UI 디자인이었다.


한 가지 불편했던 점은 마지막에 결제버튼을 누르니 '배달 불가 지역'이라고 뜰 때가 있었다. 나의 위치를 기반으로 배달 가능한 음식점을 필터링해서 보여주지만, 그 필터링이 100% 되지는 않은 것 같았다. 결국 다른 음식점에서 주문해야 했다. 사용자 경험을 해치는 부분이므로 꼭 고쳐졌으면 하는 부분이다.


5. 지역 화폐로 결제 가능 



경기도에서는 '경기지역화폐'라는 결제 수단을 운영 중인데, 이 결제 수단에 금액을 충전하면 10%의 인센티브를 준다(대신 3~5만 원 정도의 월 한도가 시마다 정해져 있다). 그러니 경기도민 입장에서는 지역 화폐를 최대한 사용하고 싶은데, 소상공인들이 운영하는 가게에서만 사용할 수 있고 온라인 결제가 되지 않아 불편함이 있었다.


여기서 배달특급의 가장 큰 장점이 빛을 발한다. 주문 결제를 할 때 지역 화폐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결제수단에서 지역 화폐를 선택하고 결제하기를 누르면 지역 화폐 앱에서 결제가 이루어지고 주문이 완료된다.


쿠팡이츠 같은 원터치 결제는 아니지만, 돈을 아낄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감수할만한 불편함이었다. 음식점 사장님들이 내야 하는 중개 수수료도 적으니(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1%), '배달특급으로 주문하면 사장님한테도 더 이득이겠지?' 같은 생각도 들었다.


6. 실제 배달까지의 프로세스 



- 주문 접수

결제가 완료되면 자동으로 매장에 주문이 들어가며, 주문이 접수되면 푸시 알림으로 배달 예상 시간 정보가 도착한다. 주문한 음식의 영수증이나 현재 상태 (접수대기제조중배달중배달완료)를 확인하려면 앱의 '주문내역'으로 들어가면 된다.


- 배달 추적이 안 된다

배달특급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배달 추적 기능이 없다는 점일 것이다. 굳이 추적까지는 필요 없다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하지만, 다른 배달 앱에서 현재 위치와 교통수단까지 보여주는 것과 비교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배달 예상 시간이 엉터리인 것도 마찬가지였다(50분 안에 온다고 해놓고 20분 만에 왔다).


- 고객센터 기능이 없다

고객센터 기능이 없는 것도 아쉬웠다. 배달특급 고객센터가 존재하긴 하지만(전화나 이메일로 연락 가능) 만약 음식이 늦거나 주문 내용을 바꾸고 싶은 경우 소비자가 직접 매장에 전화를 걸어야 하는 시스템이었다. 중개 수수료가 낮으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겠지만 아쉬웠다.


- 음식은 제대로 왔다

이 글을 쓰기 위해 배달특급으로 시킨 탕수육과 짬뽕은 다행히 잘 도착했다. 배달 자체에 대해서는 다른 앱과 다른 점을 느끼지 못했다. 참고로 배달특급은 배달의민족 같이 라이더 시스템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지 않고, 부릉, 바로고, 이어드림, 모아콜과 같은 배달대행사와 제휴하고 있다.


- 리뷰는 점수만 남기는 방식

배달이 완료되면 '별점을 남겨주세요'라는 푸시 알림이 올 줄 알았는데 아무 알림도 오지 않았다. 남기고 싶으면 굳이 주문내역으로 가서 별점을 남겨하는 방식이었다. 따로 리뷰 코멘트나 사진은 등록할 수 없고 음식의 맛, 양, 배달 상태에 대해 별점을 제출하면 등록이 완료된다. 





결론: 앞으로도 계속 쓸 것 같다

배달특급의 UI와 UX는 '특별할 것 없이 기본에 충실하다'는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른 앱의 디자인을 따라 했으니 사용하는데 어려움이 없었고 실제 배달도 별 탈 없이 이루어졌으니 쓸만하다고 생각한다.


배달특급의 사용자 경험은 다른 배달 앱에 비해 한참 뒤처진다. 배달 추적도 안 되고, 지역 제한도 빡빡하고(경기도의 일부 지역에서만 사용 가능), 선물하기 기능도 없고, 콘텐츠도 없고, 고객센터도 빈약하다. 그러나 지역 화폐를 결제수단으로 제공한다는 점이 이 모든 단점을 커버한다. 같은 음식을 다른 곳보다 싸게 먹을 수 있다니 이보다 큰 장점이 어디 있을까 싶다.


이 글을 쓰기 위해 시험 삼아 써 본 앱이지만, 앞으로도 계속 쓸 생각이다. 쓰다 보니 나름의 활용 방식도 찾았다. 일단 쿠팡이츠나 배민에서 맛있어 보이는 식당을 찾아 포토리뷰를 훑어본 뒤, 실제 주문은 배달특급으로 하는 식이다. 이러면 맛없는 메뉴를 주문할 확률도 줄일 수 있고, 돈도 아끼고 우리 동네 사장님들의 수수료 부담을 덜어줬다는 느낌까지 받을 수 있다.


배달특급은 사용자 경험보다는 금액에 더 민감한 소비자들에게는 어필 포인트가 확실하니 나름의 점유율을 계속 확보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글에 사용된 이미지는 배달특급 앱공식 홈페이지에서 캡처한 것입니다.

*본 내용은 요즘IT와 함께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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