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맨오브피스 Nov 14. 2021

테크 기업 CEO들의 하루 살펴보기

(좌로부터) 팀 쿡, 선다 피차이, 사티아 나델라, 마크 저커버그, 잭 도시(출처 : 위키피디아)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 테크 기업 CEO들의 하루는 어떤 모습일까? 출근은 언제 하며 사무실에서는 무슨 일을 할까? 언제 자고 언제 일어날까? 다들 아침형 인간일까? 컴퓨터와 스마트폰은 어떤 회사 제품을 사용할까? 즐겨 쓰는 앱은 무엇일까?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이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수십억 명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CEO들인 만큼 어떤 하루를 보내는지 궁금해지는 건 사실이다. 이 글에서는 5명의 테크 기업 CEO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들여다보면서 어떤 특징이 있는지, 모두에게 공통점이 있는지, 배울 점은 무엇인지 알아볼 것이다.


참고로 이 CEO들 모두 유명인들이라 공개된 내용이 있으면서도 제한적이다. 여기서 다루는 내용은 인터뷰나 기사, 사진 등 흩어진 정보를 한데 모아 정리한 것이다. 옛날 정보도 포함되어 있어 현재의 모습과는 약간 다를 수도 있다. 한 명씩 만나서 "지금도 여전히 그렇게 사시나요?"라고 묻고 싶지만, 실제 만날 수 없는 사람들이다 보니 실제와 다를 수도 있는 점 양해 바란다.


1. 기계처럼 돌아가는 하루, 팀 쿡 애플 CEO



1998년에 애플에 수석 부사장으로 입사, 제품 라인의 효율적인 재고 관리 능력을 보여주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2011년에 애플 CEO가 되었다. 스티브 잡스보다는 부드럽지만 업무 퀄리티에 대한 기대치만큼은 스티브 잡스에 뒤지지 않는다고 한다.


팀 쿡의 기상 시간은 오전 3시 45분. 일어나서 약 1시간 정도 700~800여 개의 이메일을 체크한다. 체크하는 이메일에는 고객 피드백이나 리뷰 같은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고. 이메일 확인이 끝나면 헬스장에서 30분 정도 운동을 한다. 애플 사무실에도 헬스장이 있지만 그는 프라이버시를 위해 외부 헬스장을 이용한다.


계란, 칠면조 베이컨, 시리얼로 이루어진 아침 식사를 한 뒤 스타벅스에 가 커피를 마신다. 여기서도 잠깐 이메일 체크를 한 뒤 사무실 출근을 하는데 이게 약 8~9시 사이다.


그의 주요 업무는 미팅이다. 역시 의사 결정자이다 보니 실무보다는 미팅이 메인일 수밖에 없다(게다가 엔지니어 출신도 아니라 더욱 그렇다). 워낙 많은 미팅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참석자가 팀 쿡의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 미팅 전 '참석자가 미팅 준비를 꼼꼼하게 했는지'에 대한 사전 검사가 별도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점심때는 가끔 구내식당에 들러 아무 테이블에 앉아 직원들과 식사한다. 고객 피드백에 대한 이메일을 확인하는 것도 그렇고, 팀 쿡은 '임원'이라는 틀에 갇히는 것을 경계하는 것 같다. 실제 고객과 실무진들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보인다.


퇴근은 다른 직원들보다 늦게 하는 편이며, 잠에 드는 시간은 오후 8시 45분이다. 계산해 보면 하루 업무시간은 12시간, 취침 시간은 7시간으로, 거의 하루 종일 일에 쏟아붓는다. 주말에 쉴 때는 자전거 타기와 등산으로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팀 쿡은 애플 CEO 답게 애플 제품을 활발히 사용한다. 애플워치를 차고 운동한다는 사실을 여러 인터뷰에서 밝혔고, 실제 인터뷰하는 모습에서도 애플워치를 차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또, 2018년 CNN과의 인터뷰에서는 본인도 아이폰 사용 빈도가 스스로가 인지하는 것보다 높다는 말을 하면서 자제하려고 노력 중이라 밝혔다. 참고로 2018년은 애플이 '스크린 타임'(기기 사용 시간을 통계로 보여주는 기능)을 선보인 해다.


2. 평범한 직장인의 반전, 선다 피차이 구글 CEO



2004년 프로덕트 총괄로 입사, 11년 후인 2015년에 구글 CEO로 취임하였다. 참고로 2015년은 지주회사 알파벳이 설립된 해이다. 다른 CEO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성격의 인물이며, 기업평가 사이트인 글래스도어(Glassdoor, 직원들이 직접 평가)에서 받은 CEO 지지율이 90%가 넘는다. 외부적 존재감은 상대적으로 약해도 구글 내부적으로는 인기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는 아침을 뉴스와 함께 시작한다. 오전 6시 30분에서 7시 사이에 일어나 주로 월스트리트저널을 읽는데, 특이하게도 종이 신문을 읽는다. 대신 뉴욕 타임스는 온라인으로 읽는다고 한다.


스스로를 '아침형 인간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비교적 일찍 일어나는 편이지만, 일어나자마자 일하거나 운동을 하지 않고, 그저 밥 먹고 뉴스를 보면서 아침을 보낸다. 참고로 채식주의자라 아침 식사는 단백질을 채울 수 있는 오믈렛과 토스트를 먹으며, 커피보다는 차를 즐겨 마신다.


그의 업무는 다른 CEO처럼 주로 미팅이다. 단, 미팅을 카리스마 있게 리드하기보다 우선 많이 듣고 해결책을 생각하는 스타일이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미팅 중간에 갑자기 나가서 해결책을 생각하기 위해 산책할 때가 있다는 점이다. 그는 창의적으로 생각해야 할 때 걷기가 무척 도움이 된다고 한다.


퇴근하면 바로 집에 가며 일에 손대지 않는 스타일이다. 밤에 아이들을 직접 재우겠다며 스스로와 약속했기 때문에 집에까지 일하지는 않는다고. 저녁에는 아침에 하지 않은 운동을 하며, 취미는 크리켓과 축구다.


그의 사무실은 미니멀한 스타일이며, 업무용 컴퓨터는 윈도 기반의 PC일 것으로 추측된다. 정면으로 찍힌 사진이 없어 애플 제품일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모니터가 맥 제품의 디자인이 아니며 책상 위에 맥 미니나 프로가 없는 것으로 보아 윈도 PC일 것이다. 휴대폰은 당연하게도 구글 픽셀 시리즈를 사용하며, 손목에는 파슬 스마트워치를 차고 있는 모습이 확인되었다.


업무 능력과는 별도로 다른 CEO들과 비교해 그나마 평범한 직장인과 가장 비슷한 스타일이 아닐까?


3. 장기 근무자의 위엄, 사티아 나델라 MS CEO



그가 마이크로소프트에 입사한 것은 무려 29년 전인 1992년이다. 엔지니어로 입사한 그가 처음으로 참여한 프로젝트는 윈도 NT(비즈니스용 윈도)였으며, 그 후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을 주도하면서 2014년에 CEO로 취임했다.


그의 기상 시간은 오전 7시. '나는 오늘 무엇에 감사한가?'라는 질문을 하는 것으로 아침을 시작한다. 예전에 마이크로소프트 직원들 대상으로 이루어진 교육에서 얻은 습관이라고 한다. 그 후에는 조깅화를 신고 30분 정도 뛴다.


그의 업무에도 미팅이 많은데, 그가 지키는 원칙은 3가지다. 많이 듣고, 적게 말하고, 결단을 내려야 할 때는 결단을 내리는 것. 그런 그가 가장 싫어하는 것 중 하나가 쓸데없는 미팅이다. 특히 누구와 다르게 CEO와의 미팅을 준비하기 위한 미팅 같은 것은 시간 낭비라고 생각한다. 직원들이 그런 '미팅을 준비하기 위한 미팅'을 갖는다는 사실과 그 이유에 대해서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시간을 줄이면 회사에 정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는 워라밸보다는 '워라하모니'가 중요하다고 한다. 일과 생활은 분리되는 것이 아닌 서로 긍정적 영향을 주면서 어우러져야 한다는 이야기다. 스스로가 중요하게 생각하고 흥미를 갖는 것과 업무와 조화를 이루게 하는 것에 노력한다고.


그가 사용하는 스마트폰은 안드로이드폰이며(2018년 마이크로소프트 행사에서 삼성 갤럭시폰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엣지, 아웃룩, 야머, 링크드인, 팀즈 같은 마이크로소프트 앱 위주로 사용한다고 알려졌다. 2015년 인터뷰에서는 스마트폰 첫 화면에 있는 앱이 원더리스트라고 했지만, 이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원더리스트를 인수했던 해에 이루어진 인터뷰라 서비스 멘트였을 수도 있다. 원더리스트는 작년에 서비스가 종료됐고, 마이크로소프트 투두 앱에 흡수된 상황이다. 그래서 현재 그의 스마트폰에는 마이크로소프트 365 앱 위주로 구성되어 있을 것으로 추측한다.


4. Nerd의 이미지를 바꾸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2004년 페이스북을 창업한 후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현재까지 어떻게든 회사를 계속해서 성장시킨 마크 저커버그 CEO. SNS 플랫폼 대표다 보니 다른 CEO들보다 사생활 공개가 많은 편이다. 그래서인지 외부적으로 공격도 많이 받는다. 따라서 페이스북 내부에는 악플 제거나 포스트 업로드 등 그의 개인 SNS 페이지를 관리하는 팀이 따로 있다.


그의 기상 시간은 오전 8시. 아침에 일어나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페이스북 확인이다. 화장실 가기 전에 페이스북부터 확인할 정도다. 아침 식사는 딱히 정해진 메뉴는 없고 그때그때 먹고 싶은 걸 먹는다. 운동은 일주일에 3번 정도, 주로 달린다고 한다. 가끔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그의 모습에서 가장 상징적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은 역시 회색 티에 청바지. 2014년 직원들 대상으로 한 Q&A에서 '중요한 문제에 집중하기 위해서'라며 매일 똑같은 옷을 입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제는 너무 유명한 이야기라 회색 티+청바지를 입지 않은 모습이 오히려 어색할 정도가 되었다.


그가 업무에 쏟는 시간은 주에 약 50~60시간이다. 페이스북은 왓츠앱, 인스타그램, 오큘러스 등 여러 서비스를 동시에 서비스하는 회사이기 때문에 어느 부분에 집중할 것인지 범위를 좁힌 뒤 업무를 계획한다고 한다. 아무리 똑똑한 사람이라도 역시 너무 많은 걸 한꺼번에 하는 것은 무리가 있는 듯하다.


사무실에서의 모습을 보면 주로 맥북, 아이폰 등 애플 제품을 많이 사용한다. 하지만 작년에 유튜버 MKBHD와 진행된 인터뷰에서는 '최근 삼성 폰을 많이 사용한다'라며 안드로이드폰도 사용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전 세계 사용자 대부분이 안드로이드폰을 쓰는데 다들 아이폰만 써서는 고객과의 접점이 떨어진다며 그 이유를 밝혔다.


그가 자주 사용하는 앱으로는 퍼플에어(Purpleair, 대기 질 지수를 확인할 수 있는 앱. 캘리포니아 산불 이후로 사람들이 대기 질 지수에 민감해졌다)와 스포티파이라고 한다. 직접 밝히진 않았지만 우연히 찍힌 그의 맥북 화면에서 크롬 아이콘이 떠있는 걸로 보아 인터넷 브라우저는 크롬을 쓰는 것으로 추측한다.


5. 블록체인의 수호자, 잭 도시 트위터-스퀘어 CEO



잭 도시는 비트코인의 미래를 굉장히 낙관적으로 보고 있는 인물답게 최근 비트코인 옹호 발언을 여러 번 하면서 인터넷상의 존재감이 많이 높아졌다. 2006년 트위터를 창업했고, 2009년에는 스퀘어(결제 서비스 회사)를 창업해 현재 두 회사의 CEO로 활약하는 독특한 케이스다.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은 오전 6시. 약 1시간 정도 명상 후 7시 30분에 출근을 한다. 집에서 사무실까지의 거리가 8km 정도 되는데, 차를 타지 않고 걸어서 출근한다고. 1시간 15분을 팟캐스트를 들으며 출근한다고 한다.


그가 건강을 위해 지키는 습관이 여러 가지 있는데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이 바로 식습관이다. 하루에 한 끼(저녁)만 먹고, 토요일은 아예 금식한다. 즉, 일주일에 6끼만 먹는다. 운동은 헬스장을 가거나 하지 않고 집에서 홈트레이닝하는 것으로 끝. 집에 사우나와 얼음탕이 있어 사우나로 몸을 덥힌 후 얼음물에 몸을 담그는 것을 좋아한다.


요일별로 테마를 정해서 일한다. 월요일은 스퀘어와 트위터의 전략 미팅, 화요일은 제품과 엔지니어 디자인, 수요일은 마케팅, 목요일은 개발 및 파트너십, 금요일은 조직 관리 및 문화에 힘을 쏟는다. 스퀘어와 트위터는 위에서 다룬 기업들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회사를 두 개 운영하다 보니 이런 식으로 요일별 테마를 만든 것이다.


그가 사용하는 기기들을 보면 모두 애플 제품으로 뒤덮여 있다. 손목에는 애플워치, 스마트폰은 아이폰, 책상에는 맥북과 맥이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많이 쓰는 앱도 애플 노트라고 한다. 대충 끄적이거나, 생각을 정리하고 기록하기 위해 정말 많이 사용한다고. 다녀왔던 도시나 만난 사람들에 대한 기록도 모두 애플 노트에 기록한다. 다만 다른 사람들과 협업해야 하는 경우에는 구글 문서를 사용한다.


결론: 그래서 배울 점은 무엇인가?

이 글을 쓰면서 느낀 것은 역시 케이스 by 케이스, 사람 by 사람이라는 사실이다. 성공한 테크 기업 CEO들은 모두 아침형 인간이고 엄청난 일중독자일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들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구글 CEO가 '나는 아침형 인간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모습은 신선하게 다가왔다.


하지만 디테일은 달라도 그들 라이프스타일에는 4가지 공통점이 있다.

1) 선택과 집중을 한다. 모든 걸 다 하려 하지 않는다.

2) 자기 회사 제품을 사용한다.

3) 자기만의 시간을 갖는다(가족, 취미 등).

4) 건강에 신경 쓴다.


종합해 보면 '중요한 것에 집중하고, 자기가 만드는 것에 애정을 갖고, 항상 일만 하지 않으며 이 모든 것이 무너지지 않도록 건강에 신경 써야 한다'라고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뭔가 '교과서 위주로 공부했어요' 같은 결론 같아서 눈이 번쩍 뜨이지는 않지만, 기본을 철저하게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기본을 철저하게 지키면서 그 주변을 둘러싸는 디테일은 자신만의 색깔로 채우는 것. 그것이 바로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잘나가는 기업의 대표가 된 원동력이라 생각한다.


 <글에 사용된 이미지>

사진: 팀 쿡 (en.wikipedia.org) (time.com)

사진: 선다 피차이 (en.wikipedia.org) (theverge.com)

사진: 사티아 나델라 (en.wikipedia.org) (twitter.com)

사진: 마크 저커버그 (en.wikipedia.org) (balancethegrind.com.au)

사진: 잭 도시 (en.wikipedia.org) (inputmag.com)

글에 사용된 회사 로고: 애플 | 구글 | 마이크로소프트 | 페이스북 | 트위터


<참고 자료>

A Day In The Life Of Tim Cook

Tim Cook's daily routine

Apple CEO Tim Cook: I use my phone too much

A Day In The Life Of Sundar Pichai (Google's CEO)

Google CEO Sundar Pichai has a surprisingly calm, simple morning routine

Inside the Daily Routine of Google CEO Sundar Pichai

Glassdoor's Top Tech CEOs of 2021

Satya Nadella: Daily Routine

Microsoft CEO Satya Nadella: How I Work | WSJ

Satya Nadella shows off his Android phone at Inspire

Microsoft CEO Satya Nadella's 3-rule method for running effective meetings

Microsoft CEO Satya Nadella says people waste far too much time doing one thing

Whether he's traveling or working, Zuckerberg makes sure to spend time with his wife, Priscilla Chan, and his daughters, Max and August.

A Day in the Life of Mark Zuckerberg

Britannica: Facebook

Talking Tech and Holograms with Mark Zuckerberg! 

The CEO of Twitter says one of the best productivity tools is a free app that comes installed on every iPhone

A Day In The Life Of Jack Dorsey


*본 내용은 요즘IT와 함께 작성한 글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스포티파이, 왜 한국에서는 그저 그럴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