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가족과 연인의 존재 여하와 상관없이 그냥 밑도 끝도 없이 외로울 때가 있다.
가슴부터 등까지 구멍이 나 있어서 그 구멍으로 찬 바람이 들락날락하는 느낌.
바람이 지나갈 때마다 시리지만 딱히 어쩌고 싶지 않은 기분.
어느 노래 가사처럼 24시간 카페에 앉아 24시간 내 내도록 기다리는 것 같다.
올지도 안 올지도 모르는 데.
누구를 기다리는지도 모르는 채.
드라마 '연애의 발견' 끝자락에는 친구 커플을 바라보며 '아 외로워'라고 말하는 여주인공 한여름이 나온다.
여름이 소리 내어 '아 외로워'라고 말하는 순간
그녀가 말하는 목소리와 그 말의 억양과 빠르기가 마음에 훅 들어왔다.
절절한 장면도 아니고 그냥 폭 한숨 쉬며 귀여운 웃음을 웃게하는 장면이다.
사실은 그런 장면인데, 왜인지 그 말을 듣는 순간 정말 외로워졌다.
어느 날 혼자 있을 때 '아 외로워'라고 소리 내어 말해보기도 했다.
그러자 정말 외로워졌다.
무엇 때문에 구멍이 났는지도 모르는 데.
어디서 불어오는 바람인지도 모르는 채.
BGM - 요조, 아 외로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