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마음에서 옹졸함이 불쑥 치솟음을 느낀다.
내 품만 했던 마음 그릇이 요만하게 오그라드는 느낌.
그럴 때면 나, 내 생각보다 훨씬 쩨쩨한 사람이었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이 옹졸한 녀석은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온다.
친구와 근황을 이야기하며 밥을 먹는 중에도, 오랜만에 친척들이 모이는 자리에서도
줄이 엉클어진 복잡한 서울역 에스컬레이터 앞에서도, 주문했던 테이크아웃 샌드위치를 확인하면서도.
그러면 나는 불쑥 고개를 내민 옹졸한 마음에 놀라
등딱지 안으로 고개를 숨기는 자라처럼 그만 숨통이 확 조여들게 된다.
그리고 쪼그라든 풍선에 바람을 넣는 것처럼 숨을 후후 들이쉰다.
파이 반죽을 밀대로 쭉쭉 밀듯이 내 마음도 커졌으면, 쭉쭉 밀어 본다.
택시 아저씨가 길을 뱅뱅 돌아가고 있지만 (괜찮아요), 등굣길 지하철에서 앞사람이 새치기를 해도(급했겠지).
옆에 앉은 아이가 내 옷에 오렌지주스를 흘렸지만 (빨면 되지).
별 소용이 없음을 알고 있다.
돌아서면 다른 일에 또 옹졸해질 것임을 알고 있다.
나는 결코 누구처럼 관대한 사람이 되지 못함도 알고 있다.
그렇지만 오그라든 마음을 다시 펴는 과정은 꽤나 고통스럽기에
이리저리 부는 바람에 그저 버들가지 같았으면
항상 바라지만 이내 툭 꺾여버리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