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
오늘도 죽음을 매달고 왔다.
오랜만에 병원에 가서 지난 CT결과와 현재 상태 등을 종합해보았는데
이미 2년 전에 대동맥이 박리될 때 늘어난 대동맥 근부가 조금 더 늘어났다는 진단을 받았다. 근부가 늘어나면 판막 간의 거리가 멀어지기 때문에 피가 역류할 수도 있고 심한 경우 다시 생사의 고비를 넘길 수도 있다. 어차피 살면서 한 번은 해야 할 수술이라고 이전에 들어서 마음의 준비는 어느 정도 되어있었다지만 그래도 겁이 나고 걱정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다만 몸의 회복력이 더뎌지는 노년에 하는 것보단 지금 시기에 수술을 하고 관리를 꾸준히 하는 것이 예후는 좋을 수 있다. 암 수술과 같이 5년 생존율 등으로 계산되는 수술도 아니고 선제적인 수술이기에 수명도 일반인과 거의 같다. 물론 평생을 관리하고 약을 먹어야 하는 불편함이야 있겠다만 그것이 큰 대수는 아닐 것이다.
일단 3월에 CT를 한 번 더 찍어보고 수술 여부가 확정날 것 같은데 그 동안 내가 너무 무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사를 누볐음에도 느낀 것 없이 담배를 피고 술을 마셨으니 어쩌면 업보일 것이다.
내가 처음 죽음을 맞이했던 순간에 생각한만큼 부모님께 눈물 흘리는 일을 안생기게 할 생각만으로도 앞으로는 관리하면서 살아야겠다. 내년에는 좀 더 무게가 덜 나가는 유영준으로 다시 살아야지. 생각만 했던 것을 옮기며 건강한 음식 먹고 스트레스 받지말고 열심히 걸어야겠다.
찬 비 맞으며 또 한 번 잘살아야겠노라 다짐하는 겨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