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부

2024.3

by 유영준
화면 캡처 2024-11-27 203255.png


대장부는 남자다운 남자, 소위 말하는 '상남자'에 가깝다.
품은 뜻이 크고 넓으며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사람을 일컫는 말인데
2천 3백년 전 쯤, 중국의 대사상가인 맹자는 대장부를 일러 이렇게 말했다.

居天下之廣居 천하의 가장 넓은 곳에 거처하고
立天下之正立 천하의가장 바른 곳에 서며
行天下之大道 천하에서 가장 큰 도를 행하여
得志 與民由之 뜻을 얻으면 뭇사람과 더불어 말미암고
不得志 獨行其道 뜻을 얻지 못하면 홀로라도 그 도를 행한다.
富貴不能淫 부귀영화도 마음을 음탕케 하지 못하고
貧賤不能移 빈천도 절개를 옮기지 못하며
威武不能屈 위세와 힘 앞에서도 굴복하지 아니하니
此之謂大丈夫 이를 일러 대장부라 한다.

좋게 말하면 대장부요, 나쁘게 말하면 고집불통이다.
특히 '부득지 독행기도'에 이르러서는 맹자가 보였던 독불장군의 모습이 겹친다. 이 같은 고집 쎈 '대장부'의 모습은 우리나라에서도 볼 수 있는데 첫 번째는 삼봉 정도전이다.

그는 긴 유배와 정치적 박해 속에서 실제로 맹자를 탐독하였고 맹자의 철학에 기반해 고려를 개혁하는 데 목숨을 바쳤다. 하지만 그는 고려라는 틀을 깨지 않고선 개혁이란 없다는 생각 아래 조선이라는 새로운 국가를 설계하는 주역으로 이름을 남겼다. 하지만 자신의 이상을 지키기 위해 '위무불능굴' 했기에 결국 이방원의 칼에 죽고만다.

다음으로 생각이 나는 사람은 도마 안중근이다. 안중근 의사는 의거 전, '장부가' 를 지어 당신의 뜻을 아로새겼다. 장부가는 뮤지컬 '영웅'의 넘버로 편곡되어 많이 알려지기도 하였다.

누군가는 그들을 고집불통으로 손가락질 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은 아랑곳없이 대장부의 길을 걸었다. 스스로 떳떳하기 위해 목숨까지 내걸고 결국엔 '장부의 큰 뜻'을 세상에 내걸었다.

나는 늘 맹자가 말한 대장부를 지향하고 있지만 '스스로 떳떳하게 대장부로 살아가고 있는가.' 라는 질문에 대해 답을 하기 아직도 어렵다.

하지만 그렇게 살아가려고 노력은 해야겠지.
오늘도 서늘한 바람만 다시 새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