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을 괴롭히는 바이러스는
이동하는 속도가 빨라서 순식간에 망가뜨려
제 때 치료하지 않으면
나중에는 후회만 남게 되는 거지.
이별도 그런 것 같아.
그 사람을 자꾸 생각하면 할수록
내 마음은 조금씩 조금씩 하지만 너무 빠르게 망가져만 가.
심지어 이별이라는 바이러스는 명확한 치료제 조차 없어.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치료하지 못한 채 떠안고 살아갈 거야.
후회도 남을 거고 그리움도 남을 거야.
어쩌면 동시에 주저앉을지도 몰라.
그런데 아플 때는 아프다고 말하고 마음껏 울어도 좋아.
언제까지라도 너를 아프게 하는 바이러스를 치료하지 않아도 괜찮아.
이별은 그런 거니까.
치료제 조차 없이 홀로 싸워야 하는 거니까.
아파해도 괜찮아.
이별을 맞이하는 스물아홉 번째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