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평균.(끝)
이모 씨의 말에 동감한다. 사색만큼 좋은 것도 없다.
내 비록 여자 친구는 없지만, 혼자의 사색은 매일 즐긴다. 혼자 사니까, 그럴 수밖에 없다.
그리고 사정이 허락하는 한 하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은 미루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감정적으로 특별히 공허할 것도 불안한 것도 없다.
이모 씨라는 형이 추천하는 책도 별 흥미를 못 느꼈다. 워딩이 다 비슷하다. 그냥 다 위로밖에 없다. 그러니까 주된 내용은 '이 책을 읽고 있는 독자는 다 피해자고 시대가 곧 가해자다.' 정도 되겠다.
무책임한 발언이다. 그냥 아무것도 안 하고 누워 있으면 바른 세상으로 뒤집어져서 내 인생을 책임져 줄 것처럼 주장한다. 정신이 멀쩡한 사람이라도 그런 책 10권이면 세뇌가 될 것 같다.
자신의 자녀에게도 그렇게 말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저자들의 경력도 사회를 논평하기에는 빈약해 보인다. 무슨 무슨 청년 공모전 같은 게 대부분이다.
몰입해보고, 그래도 안 되면 다른 것도 해 보고, 그래도 안 되면 잘 되는 사람 따라도 해보고... 원론적이지만 그나마 이런 게 참된 어른의 조언이 아닐까?
그런데 사색하러 굳이 멕시코까지 가서 하는 이유는 뭘까? 게다가 고작 10일 남짓 쉬려고 비행시간만 17시간에 각종 대기시간, 공항까지 이동시간, 현지에서 이동시간, 그러니까 준비 기간만 얼른 계산해봐도 족히 2일은 걸린다.
내가 몇 번의 구토를 하면 칸쿤에 도착할 수 있을까?
오우, 나는 싫다. 생각만 해도 구역질이 목구멍까지 차오른다. 어지럼증에 식은땀까지 난다.
심호흡을 하며 되뇐다.
'캄 따운, 나는 내 집이 최고다.'
세상의 평균. 그 기준에 들지 못하면 어떠리오.
"하이고, 샘요. 우리 아는 멀미가 심합니더."
모친께서 유치원 교사에게 굽신거리던 시절부터 내 삶은 이미 평균에서 멀리 벗어나 있었다.
평화와 평균의 공통점이 있다. 그게 뭐냐 하면 깨지면 삶이 피곤해지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This is a work of fiction. Names, characters, businesses, places, events and incidents are either the products of the author’s imagination or used in a fictitious manner. Any resemblance to actual persons, living or dead, or actual events is purely coincident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