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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 Paradiso
by mareykrap Apr 14. 2018

몬태나 - 우리는 모두 적이었다

<브런치 무비 패스> 시사회 관람평 #1  



몬태나 (원제 HOSTILES)

<브런치 무비 패스> #1

2018. 04. 10 at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


drawing & writing by mareykrap




 영화 몬태나(HOSTILES) 속 세명의 주인공. 차례로 웨스 스투디, 크리스찬 베일, 로자먼드 파이크.   drawing by mareykrap



 개인적인 사정으로 2월에 받은 <브런치 무비 패스 이용권>을 4월 10일이 되어서야 처음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첫 <브런치 무비 패스>의 주인공은 스콧 쿠퍼 감독의 영화 <몬태나(HOSTILES)>이다.


 영화 <몬태나>는 인디언들이 많이 살던 미국 북서부의 주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영화의 원제는 'HOSTILES'로 한글로 번역된 장소 명보다도 영화의 주 내용인 '적대심'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있다. 주인공 조셉 블로커(크리스찬 베일 분)는 수많은 인디언들을 학살한 인물이고 자신에 직업에 충실히 살아왔지만, 계속되는 전쟁에 몹시 지쳐있었고 심지어 자신의 인생을 통째로 회의하게 될, 일생일대의 적이었던 인디언 추장 옐로 호크(웨스 스투디 분)의 가족을 고향으로 안전히 이송하라는 명령을 받게 된다. 한 때는 치열하게 서로를 증오하며 적대시했던 그들은 1000마일의 거리를 함께 걸으며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된다. 여정 중, 미군과 인디언의 전쟁 속 일가족이 몰살된 피해자 로잘리 퀘이드(로자먼드 파이크 분)까지 함께하게 되어 몬태나로 향하는 1000마일의 여정은 미군, 인디언, 피해자가 서로를 용서하고 이해하는 일련의 과정이 된다.



웨스 스투디 / drawing by mareykrap



 그동안 미국에서 만든 꽤나 많은 '전쟁영화'는 미국의 '영웅심리' 및 전쟁의 정당성을 내포하고 있어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갈 때쯤 어딘가 찝찝했던 것이 사실이다. 허나, 스콧 쿠퍼 감독의 <몬태나>는 다소 무거운 호흡으로 화려한 액션 및 전투 씬 보다도, 미국이 인디언들에게 저지른 업보를 반성하고 회개한다는 꽤나 직접적인 메시지를 극 중 인물의 대화로써 전달하는 방식을 택했고 그 점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조셉 블로커에게 인디언들을 학살하는 것은 자신의 주 업무였고, 그것이 정당하고 타당하다고 생각해 온 지난 세월을 부정하는 것은 조셉 블로커 개인적으로 자신의 인생 전체를 부정하는 것과 같았을 것이다. 하지만 인디언 옐로 호크 추장 가족들과 1000여 마일의 여정을 함께 하는 동안 그들 역시 자신과 다를 바 없는 동등한 인간이라는 것을 그는 깨닫게 되었을 것이다. 정신이상이 있는 폭력적인 인디언을 제외하고는 (그것은 미국 사회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기에) 인디언들도 자신들과 다를 바 없이 평범하게 가족들을 사랑하고 서로를 지켜주려 했을 뿐, 인간에 대한 적대심은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을 것이다. 


 전쟁이라는 것은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스스로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땅, 명예, 가족 등)을 지키기 위함이었지만, 결국 적과 동지의 경계는 모호해지고 전쟁은 오로지 심신이 지쳐버린 피해자만을 남겼다. 결국 서로가 동등한 인간임을 이해하게 되고 미국인들은 각자 나름의 참회의 시간을 갖게 된다. 마지막 후반부에 인디언 옐로 호크 추장의 장례를 치러주는 동안 오히려 그들이 혹은 그들에게 적대심을 품는 것은 인디언들이 아닌, 무엇보다도 자신의 권리가 가장 중요한 이기적인 백인들로 등장하게 된다. 조셉 블로커와 로잘리 퀘이드의 칼과 총대를 향하는 방향이 더 이상 인디언들이 아닌, 미국 백인들의 이기적인 마음으로 향했던 그 장면이 영화 <몬태나> 속 가장 명장면으로 기억된다. 영화는 로잘리 퀘이드가 증오하던 인디언의 아이를 입양하는 것을 통해 모든 인간이 동등하고 어우러지며 서로를 위할 수 있음을 암시하고 막이 오른다.



크리스찬 베일 / drawing by mareykrap


 영화는 인디언 학살을 했던 미국의 업보에 관해 다루고 있지만, 사실 누군가를 향한 이유 없는 '증오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고 생각했다. 누군가를 '증오'하거나 '적대'하고 '혐오'할 때, 그 이유가 단지 사회를 살면서 나도 모르게 주입된 것인지, 혹은 증오하는 그 누군가에 대해 정확한 이해를 하고 있는지, 혹은 증오하는 대상의 범위를 정확히 규정짓고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단지 내 이기적인 사욕과 사회에서 주입된 적대적인 가치관으로 순수한 희생양을 만들고 있지는 않은지 환기할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무분별한 '혐오' 및 '적대'하는 마음에 우리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옐로 호크 가족과 로잘리 퀘이드 등의 피해자들이 나오는 사회 속에서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는 그런 상대방에 대한 이해가 가장 우선시되어야 하며 잘못에 대해 용기 있게 사과해야 함을 넌지시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로자먼드 파이크 / drawing by mareykrap



 영화는 시종일관 무거운 분위기로 숨 막힌 집중력을 호소하며, 배경이 된 미국 북서부의 광활하고 아름다운 자연 풍경은 하찮은 인간의 탐욕과 끔찍하고 이기적인 전쟁과는 대조되어 나타난다. 화려한 격투씬으로 무장한 전쟁영화가 아닌, <레버넌트> 제작진의 우아하고 섬세한 영상미와 막스 리히터의 음악을 관람할 수 있는 것도 영화 <몬태나>의 즐길거리 중 하나이다. 다만 조셉 블로커와 로잘리 퀘이드의 미묘한 감정씬은 극 전개에 굳이 필요하지 않았다고 생각되는 아쉬움이 남는다.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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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하길 바라는 잔상들. 우리도 모르게 지나쳐 버렸을지도 모를, 어쩌면 우리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웠을 화양연화(花樣年華) 같은 순간들.그 순간들을 여기 이곳에 붙잡아 두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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