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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

세븐 직업 에세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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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 참 어렵다

추천하는 기부방법과 함께 나는 2021년부터 정기적으로 기부를 해왔다. 벌써 4년이 넘었. 처음 1~2년은 꽤나 의식적인 시간이었고, 그건 불편한 감각이기도 했다.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돈이 아까웠다기보다는, 이유 없이 신경이 쓰였다. 내가 직접 보고 쓰는 돈이 아니라는 점에서, 그건 낯설고 불투명한 지출이었다. 더구나 “이 돈이 정말 필요한 사람에게 제대로 쓰일까?”라는 의심은 쉽

댓글 2 Mar 27. 2025
31세, 처음 알바를 하다
느린 손길

완결 요즘 점주님의 전화가 잦다. 지난 몇 주 동안, 주말 아침마다 한 통씩 왔다. 대부분 음료와 과자 진열에 신경을 써달라는 말이었다. 하루는 몸이 안 좋아서 정리를 못 했으니, 대신 부탁한다는 말도 있었다. 나는 괜히 찔렸다. 아마도 예전에 했던 실수 때문일 것이다. 아침에 복장을 갖추려 들어가면, 목발이 서 있었다. 처음엔 스쳐 지나갔다. 몇 주째 놓여
댓글 0 Mar 26. 2025
지난 1년

*언제 지워질지 모름작년 블로그 글의 대부분을 삭제했지만, 커피 행사와 관련된 기록은 남아있었다. 아마 그게 지금의 나를 말해주는 몇 안 되는 증거 같아서였을까.우연히 블로그 메인화면 위로 지난 1년 전의 추억을 되돌아보는 탭이 생겼다. 돌이켜보니 그 한 해 동안 조금은 변한 것 같기도 하다.그래도, 뭐랄까.조삼모사 메타라고 해야 하나.변한
댓글 0 Mar 23. 2025
항복 버튼

게임을 켠다. 또 진다. 어떠한 선택도 할 수 없는 순간. 익숙한 손놀림으로 항복 버튼을 누른다. 끝. 현실도 크게 다르지 않는다. 하고 싶은 게 뭔지조차 모르겠고, 늦어버린 나이는 나를 더 조급하게 만든다. 나이라는 벽을 겨우 넘더라도, 약한 몸이 다시 가로막는다. 결국 무엇 하나 제대로 잡지 못한 채,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나는 지금 ‘아
댓글 0 Mar 20. 2025
31세, 처음 알바를 하다
행복은 보이지 않아.

나는 요즘 지쳐 있다. 몸이 지친 건지, 마음이 지친 건지 알 수 없다. 아침에 눈을 뜨는 일이 버겁다. 어젯밤과 달라진 것이 없는데도, 눈꺼풀은 무겁고 숨은 가쁘다. 하루를 견디는 일이 점점 무거워진다. 시간은 흐르고, 나는 그 흐름에 자꾸만 뒤처진다. 이런 생각조차 사치다. 나는 제대로 된 일도 하지 않는다. 일주일 168시간 중 고작 12시간 편의점
댓글 4 Mar 19. 2025
31세, 처음 알바를 하다
'299,000원'

바코드를 찍어보니 나온 가격. 299,000원. 내 한 달 편의점 알바 월급의 절반을 훌쩍 넘는 금액이었다. 그런 술을 편의점에서 판매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데 어느 주말 아침, 손님이 들어와 물었다. “탈리스카 있어요?” 탈리스카? 처음 듣는 이름이었다. 위스키라고 했다. 바코드를 찍으니 299,000원이었다. 주말 아침의 편의점

댓글 0 Mar 12. 2025
31세, 처음 알바를 하다
당신은 어떤 힘듦을 안고 계신가요

지난 주말은 날이 따듯했다. 평소보다 포근한 공기 속에서 주말 오전 알바생으로 문을 열었다. 그렇지만 내 마음은 지옥이었다. 지난 2주간 외로움에 사무치기도 했었고, 관계에서의 여러 실패는 물론이요. 특히 전 주에 했던 실수가 마음에 걸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을 놓을 수 없었다. 지금 내가 사람 구실을 0.001퍼센트라도 하려면, 주말 오전 알바라
댓글 0 Mar 05. 2025
31세, 처음 알바를 하다
맥주캔이 터졌다.

오늘 알바를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소주 진열대 한 칸이 떨어져 있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순간적으로 멈출 새도 없이 "탁!" 하는 소리가 바닥을 울렸고, 아래를 내려다보니 맥주 캔 하나가 터져 바닥을 적시고 있었다. "어, 어..."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 어떻게 떨어진 건지조차 알 수 없었다. 냉장고 안이 좁고 재고가 많아 공간이 비좁긴 했지
댓글 2 Feb 26. 2025
나는 나를 미워한다

먼저 말을 건다. 누군가와 대화를 시작하고 싶어서, 관계를 이어가고 싶어서.대꾸만 오갈 뿐, 그 이상은 없다.내가 하지 않으면 없었을 대화.그게 너무 공허하게 느껴진다.대화라는 게 원래 이런 거였나.나는 왜 이렇게까지 애써야 하는 걸까. 차라리 출근을 하면 바쁜 삶 속에서 이런 감정을 잊을 수 있을까.생각할 틈도 없이 흘러가면 좀 나아질까.간신히 주말
댓글 4 Feb 25. 2025
월급은 통장을 스쳤다
이빨을 갈고, 한 달이 지났다

완결입니다! (실수로 브런치 북에 업로드 하지 못한 지난 글에 이어서...) 처음 충치를 긁은 날은 지난달 15일이었다. 한 주 뒤인 21일에 두 번째 충치를 갈았다. 그렇게 치료를 마친 지 어느덧 한 달이 지났다. 그동안 새로이 월급도 한 번 받았다. 지난 두 달 동안 월급을 거의 다 써버렸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통장에는 돈이 남아 있다. 쓰는 것보다 버는 것이

댓글 0 Feb 21. 2025
혼자서도 잘살아요.
영화를 개봉 전에 무료로 극장에서 보는 방법은?

영화를 누구보다 빠르게 무료로 보는 방법 - 시사회 시사회는 영화를 개봉 전에 미리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교통비 외에는 별다른 비용이 들지 않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으며, 특히 해외에서 먼저 개봉된 후 수입된 영화라면 사전 평가를 참고할 수도 있다. 반면, 국내 영화나 동시 개봉작은 별다른 정보 없이 순수한 감상으로 접근할 수 있어 더욱 흥미롭

댓글 0 Feb 19. 2025
31세, 처음 알바를 하다
희망 없이, 그냥

0. 알바는 변함이 없다. 새벽 5시에 일어나 출근하고, 청소하고, 멍하니 있다가 한시간에 몇 번쯤 계산을 하고, 12시에 퇴근하는 반복. 딱히 특별한 사건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러다 보니 요즘은 하루가 금방 지나가는 것 같기도 하다. 익숙한 길을 걷고, 익숙한 공간에서 일하고, 익숙한 사람들을 마주한다. 이래도 되는 걸까. 떠나야 하는 걸까. 그런

댓글 5 Feb 19. 2025
끝나고 치과가야되는데요..ㅠㅠ

(지난 글에 이어서) 알바 직후에 잡힌 치과진료 토요일, 알바가 끝나자마자 치과에 가야 했다. 원래라면 충분히 시간 조절이 가능했겠지만, 하필이면 알바가 끝난 직후 바로 지하철을 타야 하는 일정이었다. 다행히 편의점에서 지하철역까지는 가까웠지만, 주말이라 배차 간격이 길었다. 한 번만 놓쳐도 치과 예약에 늦을 가능성이 컸다. 문제는 뒷타임 알바였다.

댓글 4 Feb 13. 2025
혼자서도 잘살아요.
저렴하게 극장에서 영화 보는 법

실제로 사용하는 예술 영화관 할인 팁을 정리하며 영화를 극장에서 보는 건 여전히 큰 즐거움이지만, 티켓 값이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실제로 영화 티켓 가격은 꾸준히 인상되어 왔다. 2010년대 초반에는 8,000~9,000원이었지만, 이후 지속적인 상승을 거쳐 2020년대에는 12,000원을 넘겼다. 특히 2022년 이후 운영 비용 증가와 인플레이션 등의 영향으로 가격이 급격히 올라, 지금은 14,00

댓글 2 Feb 13. 2025
31세, 처음 알바를 하다
두 시간 동안 아무도 오지 않았다

아침이 밝아오기도 전, 눈에 보이는 거리에 슈퍼마켓이 두 개나 있는 이 동네의 편의점은 비교적 한산하다. 주말 오전이라 더 그렇다. 한 시간에 한 번꼴로 손님이 들어오는 게 다반사다. 대부분은 익숙한 얼굴들이다.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물건을 사가는 단골들. 그럼에도 가끔은 뜻밖의 손님이 찾아온다. 6시에도, 7시에도. 고작 한둘이긴 해도, 이른 새벽에 슈

댓글 0 Feb 12. 2025
내가 가진 두려움

요즘 편의점 알바를 하며 처음으로 월급을 받았다. 이제는 뭔가를 해야 하지 않을까? 적어도 토익 공부라도 시작해야 하는 게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면서 인터넷 쇼핑몰에 들어가 짧은 기본서를 골랐다. 이미 지난주에 영화를 보러 가면서 서점코너에 들러서 확인까지 했다. 가격은 16,000원이다. 책값이 좀 오르긴 한 모양이다. 하지만 필요한 투자이기도 했다. 하

댓글 2 Feb 11. 2025
월급은 통장을 스쳤다
갈렸다, 붙었다. 다시

지난번 치료 후 다시 치과를 찾았다. 이번에는 왼쪽 충치를 완성하는 작업이었다. 세라믹 본을 떠서 접착제로 고정하는 일정이었고, 마취 없이 진행되었다. 석션과 흡입기가 치아에 닿을 때마다 약간의 통증이 느껴졌다. 신경에 닿는 듯한 날카로운 느낌이 잠깐 있었지만, 신경치료 없이 진행하는 걸 보니 큰 문제는 없으리라 생각했다. 치과 의사는 접착제로 붙일 예정

댓글 2 Feb 07. 2025
혼자서도 잘살아요.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는 법

히키코모리지만 가끔은 바깥으로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하루 종일 같은 공간에 머물다 보면 공기가 무겁게 느껴지고, 창문을 열어도 답답함이 해소되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럴 때 내가 선택하는 곳은 극장이다. 밖에 나가야겠다는 마음이 들어도 목적지가 없으면 망설이게 되는데, 극장은 그런 고민을 덜어준다. 사람들 속에 섞이면서도 혼자일 수 있는 곳.

댓글 0 Feb 06. 2025
31세, 처음 알바를 하다
일상 속 점검, 놓친 것은 없나요?

2025.2.1 일상 속 점검, 우리는 얼마나 철저한가 우리는 하루에도 수많은 것들을 점검하며 살아간다. 냉장고 안의 식재료를 확인하고, 가스불이 꺼졌는지 살피며, 스마트폰 배터리가 충분한지도 체크한다. 일터에서는 업무의 마감 기한을 확인하고, 약속 시간을 맞추기 위해 시계를 본다. 이렇듯 우리는 사소한 것부터 중요한 일까지 다양한 요소들을 점검하며 일상

댓글 2 Feb 04. 2025
월급은 통장을 스쳤다
매일 마시던 커피도 끊었다

불편함을 키운 나의 걱정 충전재, 혀끝에 박힌 가시 임시 충전재를 받은 날, 나는 혀끝으로 그 부위를 계속 더듬어댔다. 차라리 무심히 넘겼더라면 좋았을 텐데, 자꾸만 ‘이게 빠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이 올라와 마음을 할퀴었다. 치료 후 찍어둔 사진 속 누렇게 변색된 치아가 떠오르며 불안은 깊어졌다. 이미 노출된 부위가 마치 썩은 나무 틈처럼 벌어져 있었고, 그 사이로 드러난 이빨

댓글 0 Jan 3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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