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말하다
<영화> 돼지같은 여자
어촌에 사는 청춘남녀의 이야기. 한 남자를 두고 두 여자가 경쟁하는 사이인데, 청춘들의 사랑이야기보다는 이들이 살아가는 방식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이 더 낫겠다.
주로 갈치를 잡아서 생계를 이어가는 어촌에 더 이상 갈치가 잡히지 않는다. 어촌은 살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재화는 돼지를 키우고 있다. 어촌에서 돼지를 키우는 일이 만만치 않은데, 재화는 혼자 씩씩하게 살고 있다. 그의 아버지는 알콜중독자였고, 집을 불태우고 결국 나무에서 떨어져 죽는다.
한국은 삼면이 바다로 되어 있지만 어업은 전근대성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일부 원양어업을 제외하면 소규모 어업이 대부분이고 근해 양식업이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농촌이나 어촌이나 그 일을 하는 주민들은 대개 가난하고, 땅이나 배 등 '자본'을 가진 사람들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로 나뉘면서 여기도 빈부의 격차가 크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재화네 가족은 돼지를 키워 그 돼지를 잡아서 돼지고기를 파는 식당을 운영하는데, 아버지가 배를 타고 나갔다가 돌아오지 못했다. 결국 생계를 위해서 무엇인든 할 수밖에 없었고, 재화는 돼지를 키우기로 결정한 것이다.
재화와 경쟁을 하는 유자는 장어를 양식하고 있다. 장어를 키워 도매상이나 식당에 파는 데, 돼지를 키우는 것보다는 수입이 괜찮아 보인다.
이 두 여자 사이에 준섭이 있다. 작은 배를 가지고 근해 어업을 하는 준섭 역시 가난하지만 성실하게 살아가는 청년이다. 준섭이 좋아하는 여자는 재화지만, 어쩌다보니 유자와 육체관계를 갖게 되고, 유자는 임신을 한다.
결국 준섭과 유자는 결혼하고 아이까지 갖게 되지만 준섭과 재화는 여전히 좋아하는 사이다. 유자는 질투에 눈이 멀어 재화를 칼로 찌르는 사태까지 발생하지만 재화는 살아서 다른 남자와 -거의 팔려가지만-결혼한다.
준섭과 결혼한 유자는 재화가 삼겹살 식당을 차리자 맞은편에 카페를 열고 도회지에서 여자들을 불러온다. 유자로서는 먹고 살기 위한 방편이겠지만, 결국 어촌(은 물론 농촌)은 이런 방식으로 타락하게 된다. 별 두 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