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하루 앞두고, 다양한 네거티브는 잠시 뒤로하고 국가의 핵심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자.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는 참 소중하다. 그래서 우리는 이 자유민주주의를 더욱 발전시키고 지켜내야 한다. 자유민주주의의 근본 가치는 자유가 온전히, 그리고 평등하게 모든 시민에게 분배되는 것이다. 남들이 누리는 시민으로서의 자유를 나도 누리는 것, 내가 가장 미워하고 두려워 하는 사람이 누리는 정치적 자유를 나도 누리는 것. 모든 시민에게 동일하게 보장되는 자유, 그리고 그 자유의 범위가 국민이라는 최고 주권자의 의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 이것이 자유민주주의의 근본 가치다.
자유 민주주의를 증진하려면 두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필요한 자유를 보장하고 확대하는 것. 둘째, 이미 누리고 있는 자유를 빼앗기거나 제한받지 않는 것이다. 간단히 말하면, 필수적인 영역에서 더 많은 자유를 누리게 되면 자유민주주의가 강화되고, 주어진 자유가 침해되면 자유민주주의는 후퇴한다. 결국 자유를 빼앗으려는 세력은 자유민주주의에 해로운 세력이다.
계엄은 국가가 사용할 수 있는 폭력의 범위를 일시적으로 확장시키고, 개인의 자유를 일시적으로 제한한다. 이는 모든 시민이 동일한 자유를 누리지 못하게 되는 순간을 만든다. 권력자와 군의 권한은 확대되고, 시민사회의 자유는 위축된다. 이런 점에서 계엄은 자유민주주의의 가치와 정반대되는 방향성을 지닌 제도이며, 자유를 빼앗는 도구가 되기 십상이다. 그렇기에 계엄은 반드시 엄격하고 정밀한 과정을 통해 일시적으로만 진행되어야 한다. 그 또한 일시적으로 자유를 잃게 되는 자들의 동의가 필요하고 그 과정이 정당하지 않았다면 결과가 어떠하든 절대로 정당화 될 수 없다. 자유 대한민국의 법치주의는 "불법적인 과정으로 만들어진 선한 결과"를 절대 용인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당하지 않은 계엄을 통해 자유민주주의를 무너뜨린 자, 그리고 그를 여전히 옹호하는 세력. 이들이 또다시 대통령 후보를 내세웠다. 정적을 제거하기 위해 전두환 이후 처음으로 국가의 이름으로 동료 시민에게 총을 들이댔던 자를 쫓아내고 새 대통령을 뽑는 선거에, 그 세력이 다시 후보를 내고 표를 갈구하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18세기 계몽주의 철학자들이 인생을 바쳐 전달하려 했던 메시지의 핵심은 "시민에 대한 국가의 억압은 제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가치는 북한 공산당의 공격으로부터 우리를 지켜낸 미국과 UN연합군이 피로 지켜낸 것이며, 폭압에 맞서 싸운 민주화 운동가들의 희생으로 일군 것이다. 그리고 2024년 12월 3일, 이 숭고한 가치가 공격받은 것이다.
자유 민주주의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에게는 보일 것이다. 그 정치 세력에게 가장 부족한 것이 바로 자유주의적 철학이며, 그들에게 가장 절실한 것이 바로 "계몽"이라는 사실이.
헝가리, 터키, 베네수엘라에서 민주주의가 어떻게 무너졌는지를 되돌아보며, 중국이나 러시아에서 독재가 어떻게 일상화되고 있는지를 보며, 우리는 대한민국의 자유 민주주의가 얼마나 소중한 지를 다시금 깨닫는다. 이번 대통령 선거는 대한민국의 민주공화정, 곧 자유 민주주의를 지켜낼 수 있을지 결정짓는 선거다. 불과 6개월 전 군대를 동원해 시민의 자유를 억압하려 했던 비자유주의 세력을 또다시 선택하는 것은 곧 자유민주주의의 붕괴를 의미한다. 그들을 옹호하는 것은 베네수엘라의 길을 자처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번 선거에 마땅히 뽑을 후보가 없다고 말한다. 그런데 자유민주주의라는 대한민국의 근본 가치를 지키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명백한 오답이 있다. 자유와 민주주의, 두 가치를 진지하게 생각한다면 절대로 뽑을 수 없는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한 세력이 있다. 자유 대한민국에서 정치적 관용은 민주주의의 틀 안에서만 작용하는 가치이기 때문이다. 부수적인 정치적 논란이 난무하는 시기이지만, 대한민국의 가장 근본적인 가치를 너무나도 명확하게 훼손시킨 하나의 세력을 인지하는 것. 그리고 그 오답을 선택하지 않는 것, 그것이 이번 대선을 통해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는 최소한의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