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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SM쌤 Feb 19. 2022

학생부 세특을 위한 심화탐구활동보고서 쓰기

4. 시 감상을 통한 국어 탐구활동의 실제

지난 이야기에 이어서, 이번에는 학생들이 국어 심화탐구활동의 실제 사례를 들어보려 한다. 어쭙잖은 이론이나 추상적인 방법을 몇 번 되풀이하는 것보다 실제 사례를 보여주는 것이 효과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학생들과 심화탐구활동에 대한 상담을 한 후에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는 ‘그 부분은 우연하게도 그 진로와 관련된 부분이 나와 있어서 그런 거잖아요.’이다. 콜럼버스가 달걀을 세운 사건도 알렉산더 대왕이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풀어버린 일도 모두 그러하다. 그 일의 결과가 눈 앞에 나타나면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결과를 만들어낸 사람의 노력과 창의력은 콜럼버스나 알렉산더 대왕처럼 지금까지도 인간의 기억 속에 전해지고 있다. 다른 사람처럼 생각하지 않는 발상을 위해 콜럼버스와 알렉산더 대왕이 되어 보자. 


김수영의 ‘풀’을 중심으로, 자신의 진로와 특성을 드러낼 수 있는 심화탐구활동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아래의 학습 활동은 국어 시간에 흔히 볼 수 있는 활동 중 하나이다.      


[시 ‘풀’의 구성 요소와 전체가 어떤 관련을 맺고 있는지 생각하며, 시인이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를 이야기해보자.]     


문학을 다루는 수업에서 가장 기본적인 활동으로 제시하는 활동으로, 문학의 모든 갈래에서 응용하여 사용할 수 있다. 시의 내용적 구성 요소(소재, 가치관, 사회·문화적 상황)와 형식적 구성 요소(표현 기법, 운율, 문체)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시의 주제를 유추해내는 활동이다. 국어 탐구활동이므로, 내용적 구성 요소와 형식적 구성 요소에 대한 분석은 국어 교과의 성취 기준에 충실해야 한다. 즉, 표현 기법이나 운율, 문체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갖추고 이를 작품 속에서 찾아 그 효과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활동을 ‘생명공학과’와 연계하여 심화탐구활동을 한 사례를 함께 보도록 하자. 예로 드는 학생은 이 작품의 중심 소재인 식물 ‘풀’에 관심을 가졌다. 자연 상태의 풀은 눕지 않는다. 풀은 빛의 방향으로 성장하고, 뿌리는 중력 방향으로 자라는 것이 ‘정상적인 상태’이다. 그런데, 이 시에 나오는 풀은 ‘정상적이지 않은 상태’이다. 비정상적인 상황을 만드는 ‘바람’에 끝까지 저항하는 ‘풀’을 이 작품의 주제로 유추하였다. 여기까지가 국어 교과의 성취기준을 달성하는 탐구활동에 해당한다. 


생명공학에 관심을 지니고 있던 이 학생은 풀이 자라는 방향과 원리에 대해 흥미를 갖게 되었다. 그래서 ‘굴성’의 개념을 찾아 이를 설명하는 심화탐구활동을 하였다. 국어 교과의 학습활동이 진로와 관련된 심화탐구활동으로 연결되는 지점이다. 이 탐구활동에는 굴광성, 굴지성, 양성 굴성, 음성 굴성에 대한 설명이 있었고, 이러한 굴성이 나타나는 원리를 생장 호르몬인 옥신의 분포와 연관하여 설명하고 있다. 동영상과 사진, 링크를 활용하여 발표자료를 만들었고, 다른 학생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는 모습에서 생명공학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드러내 보인 학생이었다. 이 학생의 심화탐구활동에 대한 과세특은 다음과 같다.      


‘주제를 찾아가는 감상’ 활동에 참여하여 김수영의 ‘풀’에 대한 이해를 통해 주제를 유추하는 논리적인 분석력을 보여줌. 시의 표현 기법에 대한 개념을 설명한 후, 이를 작품 속에서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제시함. 특히 중심 소재인 ‘풀’과 ‘바람’의 관계를 보여주는 시어들을 중심으로 시어의 표현 속에 숨어 있는 작가의 의도와 주제를 효과적으로 설명함. 이와 더불어 ‘풀’의 ‘정상적이지 않은 상태’에 주목하여, 식물이 자라는 방향과 원리에 대해 발표하는 창의적인 발상을 드러냄. 식물의 생장 방향과 굴성, 굴성의 종류, 옥신의 분포와 생장의 관계에 대해 다양한 멀티미디어 자료를 활용하여 이해하기 쉽게 설명함. 특히 학생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생명공학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높은 관심을 잘 보여줌. 식물의 생장 방향에 대한 연구를 기반으로 하여 좁은 공간에서도 많은 농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자 하는 의지를 밝힘.      


흔하게 볼 수 있는 국어 교과의 학습활동이지만, 학생이 어떻게 활동하는가에 따라 자신의 진로와 관심사를 드러낼 수 있는 훌륭한 과세특의 재료로 쓸 수 있다. 동일한 재료이지만, 레시피에 따라 진수성찬을 마련할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국어 교과는 이렇게 다양한 분야와 내용을 다룰 수 있는 도구교과이다. 김수영의 ‘풀’로 할 수 있는 심화탐구활동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문학 작품을 창작의 과정을 거친 결과물이므로, 창작과 관련된 모든 분야가 심화탐구활동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문학 작품의 감상을 통해 받은 느낌, 작가의 표현 방법, 주제를 드러내는 방식들을 소리에 적용하면 음악 계열로, 선이나 색에 적용하면 미술 계열로, 몸짓에 적용하면 무용 계열로 심화탐구활동을 할 수 있다. 주제를 드러내는 효과적인 장면의 연출에 대한 지식을, 빛과 무대에 관심이 있으면 공연기획에 대한 지식을 드러낼 수 있다. ‘바람’의 발생에 주목하면 천문대기학자의 모습을, 인권의 탄압과 저항을 역사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면 역사학자의 모습을, 국제 사회에서 벌어지는 저항에 관심을 지니면 국제학자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끝도 없이 이어지는 다양한 레시피들이 존재한다. 아직 학생들의 눈에 보이지 않을 뿐이다. 혼자 고민하지는 말았으면 한다. 학생들 곁에는 학생들이 달걀을 세운 콜럼버스나 매듭을 잘라버린 알렉산더 대왕처럼 빛나길 바라는 선생님들이 항상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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