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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tilda Jun 26. 2022

다시 시작

   

어제 남편과 즐겁게 데이트를 하고 집에 돌아와 엄마한테 내가 잘나왔다 생각한 사진을 보냈다.


조금 있다가 돌아온 답변, 00아 살빼라. 한마디.


그런데 그 문자를 보자마자 나는 남편과 배달로 온 족발을 신나게 먹었다.


나도 살찐건 잘 안다. 옷이 다 작다. 에휴.


간신히 논문 마쳤더니 다시 또 다이어트 프로젝트를 시작해야 한다. 


살이 쪄가고 있는건 알고 있었는데 오늘 아침에 몸무게를 재봤더니 엄마 말대로 심각한 상태였다.


나는 지금 일이 바쁘고 논문이 있으니까 하고 미뤄두었던 몸무게 줄이기를 이제 해야만 할때가 온것이다.


장마철이라 그런지 비가 안와도 공기 자체가 물을 잔뜩 머금은 채 무겁게 나를 짓누른다.


르 클레지오의 <조서>가 떠오르는 날이다. 나는 돌이킬 수 없는 나의 몸무게로 인해 짜증이 난 채 남편과 산책을 했다.


돌아와서 샤워를 하고 이 글을 쓴다. 그렇다. 싫든 좋든 있던 옷을 다 내버리고 싶지 않다면 다시 또 살을 빼야만 한다.


그러나 작년과 다른 점은 바디프로필을 찍기 위해 빼는 살이 아니기에 부작용이 심하게 나를 몰아부치는 듯한 일정으로 다이어트는 안 할 생각이다.


식단이 결국 전부니까 식단 위주로 시작해야지.


어떻게 된게 하나 끝나면 또 하나를 바로 시작해야하는 건지. 삶이 쉴 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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