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일을 한 손톱이 길어져서 불편하다.
잘라내면 그만큼 정성들여 해놓은 네일이 금방 상할텐데, 이 불편함을 언제까지 견디려나싶다.
휴일은 쏜살같이 손 안에서 빠져나가는 모래알같았다.
4일이란 시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님에도, 계획 없이 맞이했으나 지루할 새 없이 흘러갔다.
나는 시댁 부모님을 만나 한우를 먹었고 도련님과 우리 부부끼리 결혼하고 처음으로 술도 마시고 집에도 같이 와서 3차까지 있었다.
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영화 '다 잘된거야'란 영화를 연휴 첫 시작때 보았는데,
나보다 내 남편이 더 재밌게 보는게 신기했다.
어제는 친정 부모님과 고기를 먹었고 남편 생일 용돈이랑 내 추석 용돈까지 챙겨주시는 부모님의 얼굴엔
피곤이 가득했다.
아직 독립 하지 못한 내 동생 때문이리라. 삶은 지치는 일인 것이다.
우리는 밤 산책도 다녀왔는데 주로 아침과 낮에 움직이는 우리 부부에게는 극히 드문일이었다.
밤에 걷는 산책로는 매우 낯설기만 했다. 무서워서 괜히 남편에게 이 얘기 저 얘기를 더 한 것 같다.
오늘은 마지막 연휴일이다.
남편은 아침에 시장에 가서 내가 먹고싶다한 잡채랑 내가 다 먹어버린 포도를 사왔다.
그리고 우린 점심으로 회를 먹고 집안을 청소했다.
엄마가 가져다준 새로운 청소 도구들로 집을 깨끗하게 만들어두었다.
글을 써야지 하다가 마지막 연휴일에서야 남기는 걸보니 내가 참 연휴가 좋았던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