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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tilda Feb 24. 2023

나의 이직 연대기

퇴사 후 34일만에, 그러니까 퇴사 5주차에 접어들어서 최종 합격을 했다.


나는 이것으로 25살부터 총 5곳에서의 재직 경험이 생기게 된다.


교직원 1곳, 공공기관 2곳, 법정기관 2곳이다.


나는 모든 이직 시, '환승 이직'이 아니라 '퇴사 후 이직'을 했다.


다양한 이유가 있는데 한 가지로 요약하자면 더 이상 못 다니겠다 퉤 하고 퇴사한거다.


이번에는 1월 21일자로 퇴사를 했고 사실상 그 어느때보다도 빠르게 이직에 성공한 케이스다.


보통 퇴사하면 최소 5~6개월은 기본으로 백수 생활을 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중간에 합격했지만 입사 거절한 것도 포함)


이번에는 경력이 아무래도 쌓여서 그런건지, 퇴사후 3주차부턴 일주일에 1회씩은 면접을 봤다.


이직 시에는 묘하게 '촉'이 크게 작용한다.


서류를 쓸 때 아 여긴 될 것 같다 하는 곳은 70프로 이상 되고,

쓸 때부터 아 왠지 여긴 별로 안 될 것 같다 또는 되도 가기가 싫다하는 곳은 70프로 이상 안된다.


면접도 마찬가지이다. 보통 '면까몰'이라는 용어를 쓰던데 나의 경우엔 맞지 않다.

면접관이 내 말에 별 반응이 없다거나 딴지를 건다거나 부정적인 비언어적 표현을 곁들인다면

거의 백이면 백 그 면접은 승산이 없다.


면접관들도 이젠 기업의 이미지 때문에 티를 안내려고 노력하는 편이긴 하지만 나의 '촉'은 항상 잡아 낸다. 퇴사 후 총 3번 면접을 봤고 마지막 3번째에 합격을 한 나로선, 이번 면접만큼 화기애애한 면접이 내 인생에 있었나 싶었다.


면접관만 농담을 던지거나 칭찬을 하면 그건 화기애애한게 아니다.

나 또한 자연스럽게 슬쩍 슬쩍 재치있게 답변을 할 수 있는게 진정한 '화기애애함'이다.


솔직히 아직은 실감이 잘 안난다.

2022년 2월 추운 겨울날 면접을 보러 갔던게 생각난다.

그 땐 재직 중이었고, 그날 면접에 대한 기억은 별로 좋지 못하다.

쏘아 붙이듯이 나에게 왜 이렇게 이직을 자주하냐고 묻던 여자 면접관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있다.


그 후에도 2022년 10월 한달 간은 1차, 2차 면접에 매진했었고 마지막 2차 면접 때는 합격이 어려울 수 있겠단 막연한 촉이 있었다. 결국 그렇게 재직 중의 이직 도전기는 막을 내렸다.

재직 중에는 쓸 수 있는 서류의 수도 한정되어 있고 무엇보다 집중하기가 더욱 어렵다.


내가 올해 가장 바란 건 '변화'였다.

전 직장을 다니는 내내 나는 석사 학위와 병행을 했다.

그러다 22년 8월에 석사를 졸업함과 동시에 나는 다른 부서 발령을 받았고 그 6개월은 지옥과도 같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6개월을 어떻게 더 다녔을까 싶을 정도이다.


지긋지긋하게 정이 떨어질 때쯤 뒤도 안돌아보고 퇴사한게 1월 말.

그리고 2월이 다 끝나가는 지금 2월의 귀퉁이만 남기고 합격하게 되었다.


이직을 위해서 따로 시간을 빼서 자격증 공부를 한다거나 하진 않았다.

대신 경력을 차곡차곡 쌓았고 그 사이 석사 학위도 취득했다.

물론 학위가 이번 합격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까진 나도 알지 못한다.


이직을 할 때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은 '담담함'이다.

흔들리지 않고 담담하게 이어나가야만 한다.

재직 중일 때도 이직 면접에서 최종 불합격을 통보 받아도 회사에선 티내지 말아야 한다.

퇴사 이후에도 면접에서 떨어질 경우엔 그러려니 넘겨버리고 다른 회사 지원에 박차를 가해야한다.

이렇게 할 수 있어야만 이직 성공을 거머쥘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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