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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tilda Mar 10. 2023

입술이 부르텄다

나는 피곤하면 보통 머리-입술로 번진다.

두통이 생긴 이후에 입술이 부르튼다.


스마일라식 수술을 하기 전에는 머리-눈-입술 순으로 이어졌다.

눈이 항상 아파서 렌즈를 한쪽만 끼고 일하는게 부지기수였다.


지금은 입술에 피곤함이 그대로 나타나는데,

그 사태가 현재 매우 심각하다.

아랫입술에 정확히 3군데가 부르텄다.


아무리 아시클로버를 덕지덕지 발라도 물먹는 하마인 나에겐 물을 한 입 마실때마다

약이 씻겨나가서 도통 소용이 없다.


이번주 수요일에 나는 총 3군데에서 서류 합격 연락을 받았다.

엄청난 고민이 생기기 시작했고 재직 중인 회사에 어떻게 하면 영향을 덜 준 채 진행할지 고민했다.


결론적으로 총 3군데 중 1군데는 포기해야만 했다. 지방 출장일과 면접 일정이 겹치기 때문이다.

1군데는 오늘 오후에 필기를 보러 갔다왔다. 

윗사람들이 다 지방에 가 계셔서 휴가를 내기도 어려운 상태라, 그냥 다녀왔다. 


얼굴에 철판까는거 잘 못하는데 이제부터라도 하려고 한다. 연습중이다.

그래서 그런지 입술에 스트레스가 다 드러나고 있다.


내일 오전에도 다른 한 곳의 필기 시험이 있다.

어떻게든 최상의 결과물을 얻기 위해 노력 중이다.


오늘 시험은 1:50까지 입실해야했는데 정말 간당간당하게 도착했다.

물이 너무 마시고싶었으나 그냥 참고 시험을 봤다.

시험은 꽤 난이도가 있어서 어떻게될지 모르겠다.


최대한 빨리 돌아오려고 노력해서 사무실에 왔고,

6시 정각이 되서도 못 움직이겠어서 좀 더 머물다 왔다.

요새는 체력이 정말 할머니의 그것과 유사해졌다.


집이 회사와 가까워진만큼 걷는 수도 줄어들었는데 족저근막염은 더 심해져만간다.

왼쪽 발은 계속 욱씬거리고 아프다. 


입술도 부르튼 부분이 계속 따갑고 욱씬거린다.

게다가 매직이 겹쳐서 배는 부풀어오르고 컨디션 저조가 이어지는 한 주였다.


그래도 어떻게든 불굴의 의지로 금요일을 보내고 집에 와서 이 글을 쓴다.

그토록 기다렸던 더글로리 시즌2가 오늘 오픈되는걸 오늘 하루종일 한번도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머릿속으로 따져봐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았다.


하루하루 살아내는게 전쟁같다.

욕심을 버리고 살면 괜찮겠지만 나는 원래 이런 인간이다.

욕심 버리기가 됐다면 진즉에 됐을 것이다.


사무실에 남아계시던 대부분의 직원분들은 다 나보다 연세가 훨씬 많으신데,

취미 활동을 하러 가기 위해 남아있거나 약속이 있어서 남아계시더라.


나는 늙은이마냥 집-회사만 왔다갔다하는데도 입술, 발, 머리 온통 다 아프다.

벌써 이렇게 늙어버렸는데 죽을때까지 어떻게 사려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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