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일출 여행은 돌아오는 길의 일몰도 끝내주는 경험이었습니다. 매년 반복되는 일출 여행은, 마찬가지로 매년 반복적으로 고속도로 위에서 반나절 이상을 갇혀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점심 먹고 출발한 일정이 집에 오니 밤 10시 정도였습니다.
55세. 인생의 절반은 확실히 넘어섰다고 보아도 좋을 나이입니다. 삶에 있어서 지금보다 더 높은 봉우리를 만들지 말며, 산에 걸려 넘어지는 사람이 없듯이 눈앞에 있는 작은 돌에도 조심하는 마음으로 잘 내려가야 하겠습니다.
인생은 자기를 찾는 여행. 올해에도 익숙한 것들과의 이별여행을 계속할 생각입니다. 최대한 돈이 적게 드는 방식으로, 많은 곳을 여행하고, 많은 공연전시를 비롯한 문화활동을 하고, 동네를 벗어난 타지에서는 한 번 간 식당은 두 번 가지 않음으로써 늘 낯섦과 새로움이라는 단어가 주는 설레임과 두려움 안에서 두근거리는 삶을 살도록 하겠습니다.
2024년에는 70편의 연극과 뮤지컬 등의 공연전시관람과 166권의 책을 읽었고, 3번의 해외여행과 16번의 국내여행, 34종의 한국 전통증류주를 마셨고, 부모님과 60회 이상 만나서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 모든 것을 가능케 한 기반은 고객과 고객사에서 주신 업무 기회 덕분이었음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비록 다리에 힘이 빠져가는 몸입니다만, 주어진 일에 남다른 성과를 내고, 주어진 시간에 남다른 학습과 교양과 삶을 행복하게 하는 소재들을 늘려가면서 멋있는 늙은이가 되고 싶습니다.
얼치기 젊은이 하나가 멋진 늙은이가 되는 일이 얼마나 고되지만 벅차고, 힘들지만 보람된 여정인가를 여기에 기록하며 뚜벅뚜벅 나아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