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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100초 리뷰

[도을단상] 뮤지컬 세상에 없는 이 노래가 ...

피조물은 조물주의 본질을 보여준다

by 도을 임해성

[도을단상] 뮤지컬 세상에 없는 이 노래가

오늘도 대학로 극장은 만석입니다.
뮤지컬, 세상이 없는이 노래가..

브로드웨이 뮤지컬에서 수상한 2인극 한국 뮤지컬'어쩌면 해피엔딩'이 왜 가능했는지를 보여 주는 한국 문화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작품입니다.

넘버들도 좋았고,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도 훌륭했고, 조명과 연출도 수준급이었습니다. 30명 아니라 300명이 나온다고 해도 이렇게 제대로 전달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학창시절에 외웠던 '주구문 인배사' 기억하시나요?
소설 3요소 주제,구성,문체.
소설 구성의 3요소 인물,배경,사건.
인터미션 포함해서 160분짜리 대작 뮤지컬이 보여 줄 수 없는 스토리텔링을 인터미션 없이 110분에 보여 줍니다.

세상 부러울 것 없던 유명 가수가 음주운전 피해 사고를 당하고 입원하여, 죽음을 앞둔 암 환자와, 간호로봇과의 관계 속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펼쳐냅니다.

아픔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아픈 사람들을 위로하는 노래를 부르고, 행복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행복한 삶을 노래했던 가수가 느끼는 상실감, 여명 2주를 남긴 암 환자가 보여주는 삶에 대한 집착, 인간을 위해 만들어졌다는 존재의 이유를 실현하기 위해, 인간을 이해하려고 최선을 다하는 로봇.

언젠가 젊은 시절에 어떤 여인이 제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대화와 대화 사이의 여백을 즐길 줄 아는 사람 같아요."

오늘 본 작품은, 대사와 대사 사이에 적당한 길이의 침묵이 좋았습니다. 잠시나마 생각하면서 들을 수 있었거든요.
그래서 더 좋았던 거 같습니다.

그래서 관객 중의 한 사람은 코를 골면서 잠이 들었는지도 모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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