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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누기괄호 Sep 29. 2021

내가 나답게

닭이 백조가 아닌 닭으로 살아가는 법

나다운 것은 뭘까

유튜브의 알고리즘에 이끌려 ‘말하는 대로’ 영상을 보게 되었다.


한 번쯤 나를 위해 이기적인 선택을 하라는,

직장인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나의 ‘꿈’ 을 실제로 이뤄낸 허성태 배우님의 이야기도 좋았지만, 키의 이야기가 더 마음에 와닿았던 것 같다.


전혀 고민은 없을 것 같았던 그의 당차고 매력적인 모습 안에 수많은 고민이 있었고, 그걸 또 키 답게 극복한 모습이 너무 멋있었다.

내가 속한 집단에서 나는 백조가 아닌 것을 인정하는 것.

쉽지 않았을거다. 자존심도 상하고, 왜 내 노력은 몰라주나 싶고. 헛된 것인가 싶고.


근데 거기서 부정적으로 간 게 아니라 ‘나다운 것’을 경쟁력으로 만든 모습이 멋있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패션으로, 자신답게 행동하며.


나는, 나다운 것은 무엇일까?

난 사실 모범생에 평범하고, 다른사람을 많이 의식하는 터라 따라하는 것은 잘하지만 특출난 것은 없는 것 같다.

나는 무엇을 좋아하고, 뭘 할때 그렇게 행복할까. 뺨을 맞아도 행복할 수 있을 만큼.


사실 나는 무언가에 엄청나게 빠져 있는 편도 아니고 그런 경험도 없고, 시키면 시키는대로 곧잘 하는 편이고 책임감 의무감이 강해서 내 선호도보다는 해야하는 것들이 항상 우선이었던 것 같다. 규율을 핑계로 잘 따랐다고나 할까.


나도 덕질할 만큼 좋아하는 것이 있을까?

맛집/핫플 찾아다니기, 이렇게 영감되는 콘텐츠 찾아보기,  계획세우기, 좋아하는 사람들/브랜드 이야기 듣고 영감받기, 귀여운 소품들, 와인과 커피, 감성적인 공간.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프랑스. 덕질까진 아니어도 좋아하는 걸 꼽자면 이런 것들이려나. 친구들로부터 그나마 들어본 말은, 맛있는 곳/핫플을 잘 안다. 맛보다는 이쁜 걸 중시한다. 디테일하다. 이정도려나.


나도 나답게 살려면, 백조가 아닌 나로 사려면 어떻게 사는 게 맞을까. 최근에는 정말 백조가 되기 위해 노력을 해왔기에 이 말이 더 와닿는 것 같기도 하다. 나는 창의력이 없는 사람인데, 그렇게 똑똑하지도 빠르지 않은 사람인데 일잘러가 되고 싶어, 똑똑한 척하느라 애를 많이 쓴 것 같다. 한동안 최선을 다했기에 이제는 아 나는 천재가 아니구나, 역시 노력만으로는 안되는 부분이 있구나 라는 것을 조금씩은 깨닫고 인정하는 것 같기도.


욜로, 나답게 살기에 대한 붐은 작년 대비 수그러든 것 같지만, 나에겐 여전히 가장 핫한 주제임과 동시에 아직까지도 명확하지 않은 질문이다. 나도 정상의 뒷꽁무니 쫓아가느라 다른 것을 놓치지 않길. 나를 인정하고 사랑하고 나답게 더 살아갈 수 있길.


아무튼, 정말 예전 나 고등학교 때 기억하는 키의 모습과는 180도 달라진 최근의 (매력덩어리) 키의 모습에 아 이 사람이 그간 고민을 많이 했겠구나, 정말 일을 즐기고 있구나 싶었던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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