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to by Nathan Anderson/Unsplash
어떤 씨앗은 꿈을 꾼다
서랍에서 나온 씨앗이 흙 속에 숨는 꿈을 꾸었다
비 내리는 들판이다
흙을 파고 들어간 비가 씨앗에게 물었다
꽃들은 말없이 얇은 잎을 흔들었다
들판에선 이름이 필요해, 비가 놀렸다
씨앗은 이름이 필요했다
이불을 잡고 벼랑 아래로 떨어지고 있다
독수리 발톱이 바위를 움켜쥔 채 구경을 한다
절벽에 매달린 작은 얼굴들
아슬아슬 틈새, 그 속의 풀 하나
풀 끝에 묻은 꽃가루가
이름을 묻는다
작은 얼굴들이 점점 높아간다
안녕,
회색 바위 끝에 앉은 새가 마지막 인사를 했다
곧 땅에 닿을 것이다
그때 들리는 소리로 이름을 지을 것이다
비명 소리에 꿈에서 깨 서랍을 열어보니
여태 비 내리는 들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