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안에 혼자 있으면
참 여러 개의 세계가 왔다 간다
나는 대개 누운 상태로 맞이한다
눈썹 위로,
손가락 사이로,
무릎을 건드렸다가
다시 발바닥 밑으로,
아이의 울음으로,
청년의 얼굴로,
어른의 관용 어린 모습으로,
그런 세계들이 들렀다 간다
내 육신의 느낌이 생생하다
이런 날은 도무지 잠들기가 힘들다
출처가 대체 어디인가
이름 없는 바람 같은
어디서 온 걸까 이 세계는
무의식일까 추억일까 지독한 희망일까
밤보다 먼저 오는 세계는
기어코 아침밥을 먹고서야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