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상외과의사가 또, 계속해서 글 쓰는 이유

이 글 덕분에 글을 써야 하는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

by 경첩의사

이 글 덕분에 외상외과의사가 글을 써야 하는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외상외과가 또, 계속해서 글 쓰는 이유 : 바로 이 글 때문입니다.




1.


가족을 살려주는 의사 친구.


[ 2023년 브런치에 쓴 글입니다.]


https://brunch.co.kr/@mdearnest/28




몇 해 전 쓴 글입니다.


아마, 경첩의사를 아시는 분들이라면 한번 읽어보셨을지도 모르는 글입니다.

수년 전 이야기, 당시 감동을 적은 글입니다. 실제 나 자신에게도 물론 감동이지만, 친구 그리고 당사자인 환자 그리고 그 환자의 가족에게도 모두 감동과 가슴 뭉클함을 안겨준 일이었습니다.





나는 인생의 절반을 병원에서 살았습니다. 면허를 받고 실제 환자를 본지는 이제 이십여 년이지만, 학생 시절 실습 기간까지 하면 인생의 절반이라는 말이 맞습니다. 막연히 일이고 직업이기에 매일 일상같이 환자라는 타인을 대했습니다. 그러나 이 글의 실제 주인공, 환자와 친구의 한마디가 내 머릿속 생각들 다잡아주었습니다.




'내 앞에 있는 이 사람, 환자는 누군가의 가족이다.

나는 누군가의 가족을 치료, 살려주는 일을 하고 있다.'











글을 쓰고, 많은 분들이 읽으시고, 감동의 댓글과 응원이 이어졌습니다.

부족한 글이지만, 나름 당시 감정을 솔직하게 쓰려고 하였습니다. 실시간으로 조회 수가 올라가는 것도 놀랐지만, 많은 분들이 정성껏, 그리고 감동의 댓글을 써주신 것입니다.




댓글 중에서 실제 환자의 며느리, 제 친구의 여동생의 글도 있습니다.




' 이 글의 환자셨던 어머님의 며느리 되는 사람입니다.

돌아가실 줄 알았던 어머님이 선생님 덕분에 다시 삶을 얻으셨고 건강하게 회복하셨습니다. 선생님이 아니셨으면 어머님이 돌아가셨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너무나 감사드리고 또 감사드립니다.

선생님 같은 의사선생님이 계셔서 저희 어머님 같은 환자분들이 새 생명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






2.

이 글 덕분에 외상외과의사가 글을 써야 하는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외상외과의사는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본업입니다. 눈앞에 있는 환자에 대한 최선, 즉 살려야 합니다. 하루 24시간도 부족한 경우가 허다합니다. 어느 날, 새벽에 수술실에서 환자 몸에 피가 멈추지 않는 것을 보면 내 가슴도 타들어갑니다. 실제 환자 목숨이 줄어드는 것 같은 느낌이 나에게도 함께 있는 듯합니다. 과연 내 목숨을 줄어드는 느낌을 받으면서 이 새벽에 이렇게 있는 것이 맞는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하였습니다.




이런저런 고민들이 글을 쓰게 된 이유입니다.

고민, 슬픔과 고난에 대한 글도 썼지만 반대로 가슴 뭉클한 것을 잊지 않기 위해 글로 쓰기도 하였습니다. 그렇게 내 가슴에 한 번, 종이가 아닌 모니터, 키보드로 한번 더 글을 썼습니다.







단지 글을 쓰기만 한다면 나만의 비밀 일기장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글이 누군가에게 감동, 용기와 희망을 준다면 글을 넘어서 또 다른 무언가가 되기도 합니다. 그렇습니다. 글 쓰는 외상외과의사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본업인 외상외과의사의 일을 하는 것. 그리고 글을 씁니다.

글을 통해서도 외상외과의사가 많은 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3.


이 글 덕분에 외상외과의사가 글을 써야 하는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동시에 외상외과가 계속하여 글 쓰는 이유 바로 이 글 때문입니다.




글을 통해, 가족이라는 존재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내 눈앞에 있는 이 사람은 누군가의 가족이란 생각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아프면 사람의 진심이 나온다고 합니다.

아픈 사람, 누군가를 대하는 것, 그 아픈 대상자가 가족이라면 누가 더 애틋하고 진심된 가족인 것을 알 수 있는 것이 이곳 병원이라는 공간입니다. 형식상 환자, 가족의 면회가 아닌 진심으로 환자를 생각하고 걱정해 주는 마음을 보여주는 가족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어느 순간에는 지금 여기에 있는 사람이 죽어가는 환자의 가족이 맞는지 의문시되기도 합니다. 그 반대 상황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진심으로 환자, 가족을 걱정하고 생각해 주는 가족들 때문에 환자가 더 힘을 내고 의료진들 모두 더 간절한 치료를 이어나갑니다.



내 앞을 지나가고, 내 손을 거쳐간 모든 환자들을 다 기억할 수 없습니다. 환자는 또 다른 환자로 잊히기를 반복합니다. 그렇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가슴속 깊숙이 간직하고 고이 새겨진 환자와 그 보호자들은 아직도 많이 있습니다. 내 가슴에 간직할 공간이 부족하거나, 가슴 벅찬 그 상황들을 쏟아내기 위해서 글을 씁니다. 그렇게 나온 글은 누군가에게 더 큰 용기, 희망과 사랑을 전한다는 것을 믿습니다. 글자, 글이 누군가의 가슴을 울리고, 삶을 살아가는 또 다른 힘이 된다는 것을 굳게 믿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 글을 쓰면서 나 자신, 내 가슴도 더 굳건히 단단해지고 어제보다 더 따뜻한 가슴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https://brunch.co.kr/@mdearnest/28



이 글 덕분에 외상외과의사가 글을 써야 하는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동시에 외상외과가 계속하여 글 쓰는 이유 바로 이 글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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