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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디어오리 Mar 25. 2022

예술과 미디어의 접점에서 세상을 바꾸자

널위한문화예술 COO 이지현

<미디어IN싸를 찾아서>는 미디어오리가 미디어업계 인싸라고 생각하고, 더욱 인싸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다양하고 멋진 사람들을 인터뷰하는 코너입니다.


이지현 님은 예술경영 분야에서 문화 기획자, 예술 옹호론자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예술 미디어 주식회사 널위한문화예술의 COO로서 4년째 미디어를 키워나가는 미디어 종사자이기도 하다. 미디어 스타트업의 PM(프로젝트 매니저)에서 COO(최고운영책임자)가 되기까지 지현 님이 어떤 고민을 하였는지 아직 조명된 적은 없는 것 같아 그를 찾아갔다.


안녕하세요, 오늘 인터뷰 흔쾌히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널위한문화예술에서 이지현 님이 어떤 고민을 중점적으로 하시고 어떤 일들을 하셨는지 좀 낱낱이 파헤치고 싶어서 요청을 드렸습니다.


지현: 미디어IN싸 인터뷰 요청이 왔을 때 굉장히 기념비적이라 생각했어요. 제가 여러 인터뷰하는데 대부분 예술기획자 관련 인터뷰였어요. 저의 여러 측면 중 기획자, 아니면 예술 경영 활동의 사이드를 비추는데, 미디어 종사자로서의 이지현의 인터뷰는 한 번도 안 했어요.



제가 지현 님을 처음 알게 된 건 2017년에 만들어진 <예술경영대학원생이 등록금이 아까워 만든 페이지> 를 통해서인데요, 그때부터 예술 미디어 활동을 하신 거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당시 어떤 마음으로 시작하게 되셨나요?


지현: 제가 학교에서 경영을 전공했는데, 대학부터 등록금이 아까웠어요. 그래서 학교에서 하는 온갖 프로그램들, 교환 학생 해외 봉사 그런 거를 그냥 다 했어요. 졸업하기 전에  전공 하나만 하고 졸업하면 너무 아쉽겠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미술사가 재밌을 것 같아서 회화과 부전공을 했어요. 부전공하면서 깊이 빠졌죠.


졸업할 때 즈음 경영도 공부했고 회화도 공부했으니 이거를 활용해서 뭔가 하고 싶다했는데 솔직히 길이 안 떠오르는 거예요. 사실 약간은 나를 위한 도피처로 예술경영 대학원에 갔어요. 그 방황의 시기 동안 만든 게 이 페이스북 페이지였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이것조차도 되게 버티컬한 미디어일 수 있는 거예요. 왜냐하면 저도 처음에 이론적으로 경험은 없었지만 후킹되는 문장이라든지 이런 걸 다 염두에 두고 만든 채널이었거든요.


널위한문화예술 합류

그때의 활동에서 널위한문화예술로 연결이 되는 건가요?


지현: 그렇죠, 널위한문화예술이 그 페이지를 보고 저한테 인터뷰 신청을 했어요. 2017년도 2018년도, 그쯤에 인터뷰이와 인터뷰어로 만나고 단발적으로 끝났었어요. 그리고 1년 뒤쯤에 오대우 님(널위한문화예술 CEO)이 개인적으로 저를 찾아와서 PM으로 합류해 줄 수 있겠냐라는 제안을 하셨어요.


그때 합류하셨을 때 어떤 마음으로, 어떤 목표로 함께 하신 거예요? 


지현: 제가 하는 게 만약에 예술이라고 한다면, 예술과 미디어 그 교차 지점에서 제가 계속 관심이 있었던 것 같아요. 어떻게 쉽고 친절하게 사람들에게 예술이 퍼질까의 고민이 많았던 것 같고, 널위한문화예술 팀에 합류하게 된다면 혼자 할 때보다 훨씬 더 파급력 있게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했어요.


문화예술이 더 크게 향유되길 바라는 지현 님의 개인적인 미션과 널위문이 갖고 있었던 팀의 미션이 부합되어 합류하게 되셨군요. 그때 합류하셨을 때랑 3년 뒤인 지금이랑 지현 님의 조직 내에서 하시는 고민이 계속 바뀌셨을 것 같아요. 지현 님의 고민의 변화의 큰 흐름을 설명을 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지현: 처음 PM을 요청받았을 때 사실 프로젝트 매니지먼트를 처음 들어봤어요. AM, PM이 떠오르는 수준에 가까웠죠. 제안을 받고 PM이라는 직무를 다시 찾아보니까 '스타트업의 특성상 굉장히 필요한 직무구나'라고 인지를 했어요. 스타트업은 실험이 많잖아요. 실험을 하나의 프로젝트라고 본다면, 그 하나의 사이클을 완성해주는 사람, 쉽게 말하면 일을 진행하는 사람, 일이 되게 만드는 사람인 거죠.


제가 2018년도 10월에 입사했고 2019년도 말까지 PM으로 있었는데 그때는 정말 우당탕탕퉁탕이었거든요. 그 당시에 어피티, 뉴닉, 닷페이스 같은 초기 미디어 스타트업이 다 같이 공공그라운드에 있었어요. 우당탕퉁탕이었지만 다 같이 열정적으로 했어요. 그리고 저는 PM이라고 하는 직무가 저의 성격과 제가 가지고 있던 자질이랑 딱 부합하는 직함이었던 것 같거든요. 디자인이나 마케팅이나 이런 거 하나를 하기보다는 여러 가지 흩어진 자원들을 조합하고 일이 되게 하는 것을 잘하고 좋아했어요.


또 저는 PM의 중요한 자질 중에 또 하나가 소통 능력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일을 진행하고 싶으면 욕심을 낼수록 많은 사람이 버거워지는 구조잖아요. 그런 관점에서 보면 저는 한정된 자원 그리고 그 안에서 팀원들이 불만이 아니라 동기부여가 될 수 있도록 소통하는 그 지점을 항상 고민했던 것 같아요.


널위한문화예술 COO


COO로 직책이 변경되면서 지현 님이 하셨던 고민의 관점이 달라지신 게 있으신가요


지현: 제가 1년 한 3개월 정도 PM을 하고 대우 님한테 받았던 제안은 ‘이제 지현 님이 저의 러닝메이트가 됐으면 좋겠어요’ 예요. 여기서 러닝메이트는 비즈니스 파트너를 의미하는데, 어떤 프로젝트 단위에서의 고민이 아니고 우리 팀의 존폐, 우리의 미래, 우리가 어떻게 성공할 것인가, 로켓이 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함께해달라는 차원에 가까웠어요.


CMO(최고마케팅책임자)도 있고 CTO(최고기술경영자)도 있고 다양한데 제가 가지고 있는 자질을 잘 활용할 수 있는 게 저는 그중에서 오퍼레이팅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특히나 조직이 점점 커지면서 부서화가 되다 보니, 각 부서 간의 소통과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필요해졌죠. 전사 차원의 실험들에서 부서 간의 윤활한 협업, 조직의 관점에서 조직 개편을 하는 팀 전체를 원활하게 하는 사람도 필요하다고 생각한 거죠.


그러면 그 시기에 지현 님이 정의한 COO의 역할은 CEO의 파트너인가요?


지현: 정확히 말하면 조직 안을 돌볼 사람인 것 같아요. 대표는 조직 밖에서의 펀딩 등 무언가를 끌고  와서 창고에 넣고, 저는 그걸 잘 가꾸고 팀원들이 “왜 이걸 가져왔어요?”라고 물을 때, “이걸 왜 가져왔냐면요, 우리의 이러이러한 미션 때문에, 이런 걸 해야 되는데” 하면서 원활한 워딩으로 팀원들에게 전달하고 팀원을 일에 얼라인 하는거죠. 그래서 CEO와의 케미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저희는 그런 관점에서 서로의 보완재, 강화재가 되어 줄 것 같았어요.


COO가 되신 이후에 PM이었을 때랑 비즈니스에 대해 어떻게 다른 관점으로 접근을 하셨는지 궁금해요.


지현: 우리가 가장 전문적으로 움직이기 위한 골자를 더 추구했어요. 어떻게 조직을 구성하고, 조직 구성원들에게 정확한 아젠다를 줄 것인가를 좀 더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리고 대우 님이 이제 저로 인해서, 혹은 이전부터 쌓아온 내공으로 인해서 BM(비즈니스 모델)을 계속해서 더 많이 상상할 수 있게 됐잖아요. 그 BM에 대한 실험을 거듭하면서 이전보다 계속 고도화되었고, 매출액도 계속 늘게 되었어요. 비즈니스 모델이 과연 지속할 수 있고 확장 가능한가를 계속 검증했어요.


어떤 식으로 검증이 이루어지나요?


지현: 저희는 IP(지적재산)으로 만들어진 콘텐츠를 하나의 프로덕트로 바라보거든요. 이거를 우리가 인하우스로 제작하는 것과 거푸집을 만들고 재단 가능한 수준으로 만들어서 외부에서 제작하는 것 중에 무엇이 더 확장 가능한가 했을 때는 후자인 거예요. 인하우스로 제작하면 굉장히 창의적이고, 어떤 거는 갑자기 백만을 터트리기도 하면서 빵빵 터지는 무언가가 나오기도 하지만 이게 편차가 있는 거예요. 그럼 우리는 이거를 하나의 제품이라고 볼 수 있을까 생각을 했어요.


우리가 콘텐츠의 어떤 법칙을 찾아내고 이게 최소한 10만으로 갈 수 있는 뭔가를 찾아내서 규칙을 문서화하니 ‘외부에서 프리랜서로 있는 사람이 만들어도 동일한 퀄리티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리고 체감적으로 보는 게 아니라 데이터로 보는 거예요. 이전에 만든 것과 우리가 거푸집을 만들어서 외주했던 것과 지표로 봤을 때 시청 지속 시간에 차이가 없는 거예요. 그러면 우리는 ‘널위문 영상 콘텐츠를 내부 인력이 제작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외주를 주는 게 훨씬 더 속도감 있게 이걸 만들어낼 수 있겠다’라는 식의 결과가 나왔죠.


널위한문화예술의 비즈니스 실험


널위한문화예술의 영상 콘텐츠를 하나의 제품처럼 보는군요. 널위문을 옆에서 바라봤을 때 단연 돋보이는 게 다양한 수익모델 실험이예요. 커뮤니티, 커머스, 출판까지. 미디어 스타트업들의 가장 큰 고민과 숙원 사업이 비즈니스 모델 찾기인데요, 널위한문화예술의 여러 가지 시도 안에서 지현 님은 어떤 관점으로 그 사업들을 바라보셨나요?


지현: 저희 팀은 자신을 영상 만드는 팀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예술 이야기를 여러 포맷의 프로덕트로 만들고, 각 프로덕트의 타켓별로 미디어를 계속해서 새롭게 만드는 팀이다'라는 미션을 가지고 있어요. 우리가 만드는 원형의 예술 이야기가 있는 거예요. 그거를 영상으로 만들 수도 있는 거고, 텍스트로 만들 수도 있어요. 그리고 그걸 유통하는 창구가 유튜브 채널이 될 수도, 물성이 있는 책일 수도 있는 거죠. 그 때문에 저희는 현재 유튜브 채널을 주력으로 활용하고 있지만, 유튜브를 하는 팀이라는 페르소나가 강하지 않아요. 지금도 계속해서 새로운 채널을 자유롭게 상상하며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온라인뿐 아니라 ‘우리는 오프라인도 할 수 있어’라는 상상까지도 하게 됐고 그러면 비즈니스적인 관점에서 오프라인으로 하는 커뮤니티도 하나의 콘텐츠로 바라보는 게 어떨까 하면서 커뮤니티 사업인 애프터뮤지엄을 론칭 했었어요.

애프터뮤지엄 서비스에서 거의 200명 가까이 회원을 모집하셨더라고요. 그런데 그 서비스를 더 확장하지 않고 보류하게 되셨던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지현: 가장 큰 건 사실 코로나였고, 그리고 두 번째는 이거였던 것 같아요. 그 사업의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여러 가지를 증명을 시키니까 회사에서도 여기에 리소스를 더 투입해 줄 수 있었는데, 그 속도 대비 우리 조직의 볼륨이 그렇게 이걸 감당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닌 거예요. ‘이걸 얼마나 더 고도화하고 정교화하지’라고 하는 고민하는 중에 마침 코로나의 이슈까지 겹치면서 보류하게 되었죠.


그리고 세 번째는 되게 가슴 아픈 이야기인데요, 애프터뮤지엄 상표권을 저희가 등록을 하지 않은 상태였는데 어떤 팀이 저희랑 똑같은 이름에 비슷한 서비스를 론칭한 거예요. 근데 그쪽이 상표권을 출원하면서 사실상 저희가 그 이름을 쓰기가 어렵게 됐어요. 출원하지 않은 게 저희의 발목을 잡게 되면서 곤란해졌죠.


그때 당시 커뮤니티 사업에 대한 시장성 검증은 됐다고 판단을 하셨나요?


지현: 100%는 아니었지만 저희가 이거에 대한 가능성은 되게 깊게 봤었어요. 티켓 판매 마감 속도, 그리고 관련한 다양한 제안들에서 신호를 봤어요. 그때 이뤄지고 있는 많은 커뮤니티 사업들의 모델들을 비교했을 때 우리는 문화예술이라는 분야의 특수성, 자체 개발 교구의 활용, 또 미술관과의 협업 등을 생각했을 때 차별점도 있다고 생각을 했어요.


또 오프라인에 오지 못한 사람들에게 뉴스레터를 판매했거든요. 이걸 신청할 때 1시간 안에 마감되도록 설계를 해요. 신청한 사람들에게는 사전에 저희가 만든 콘텐츠인 레터를 읽게 해요. 그리고 만나서는 저희가 교육한 아트가이드라는 분들이 모더레이팅을 하고, 저희가 만든 질문 카드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근데 이걸 오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사전에 받았던 그 뉴스레터 있죠. 그것만을 일부 판매한 거예요. 이거는 온라인 콘텐츠 레터니까 무한 확장이 가능하잖아요. 그런 식으로 모델을 짰었기 때문에 충분히 비즈니스 모델이 있다고 생각을 했었어요.


하나의 실험을 하면서 또 다른 확장할 기회를 계속해서 찾는 구조가 보이네요, 앞선 모델이 B2C인데, 보통의 콘텐츠 스타트업, 미디어 스타트업들은 B2B 모델이 더 큰 거로 알아요.


지현: 저희도 B2B 모델이 있는데요. 주로 브랜디드 콘텐츠 제작을 통한 수익입니다. 한때는 광고 쪽에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찾으려고 한참 우리가 어느 정도의 광고비를 받는 것이 적정한가 고민을 했어요. 동종 업계에 있는 매체 소개서랑 비교해서 단가를 짜기도 해봤었고 혹은 예술계의 어떤 특수성을 반영해서 짜보기도 했어요. 그리고 분기별로 클라이언트에게 계속 인바운딩, 아웃바운딩을 했을 때 몇 건이 성사되는지 매출 보드를 만들었죠. 그러던 중에 최근에는 이 B2B 모델에서도 재밌는 변화가 있었는데요. 광고비 지출이 어려운 클라이언트 중에 특히 미술관, 전시기획사들은 티켓으로 대신 제공해줄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어요. 그래서 최근에는 저희가 직접 티켓커머스를 진행하면서 매출을 확보하고 있기도 합니다.



비즈니스 모델 이야기를 하면서 2021년 발간된 책, <널 위한 문화예술>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요, 예술 분야 베스트 셀러가 되었어요! 어떻게 출판을 결정하게 되었나요? 


지현: 일단은 저희 팀에 많은 출판사가 관심을 가져주셔서 오퍼가 계속 있었고 저희도 계속 포맷과 미디어랑 채널을 국한하지 않고 생산하는 걸 계속 트레이닝 해왔다 보니까 책도 가능해진 거예요. 대신 리소스를 최소화해야 하니까 기존에 있던 대본을 책이라는 포맷에 맞게 잘 바꿨어요. 포맷을 과감하게 테스트 해본 거예요.


내부적으로 어떤 평가를 했나요?


지현: 일단 책 IP 실험을 더 해보자는 얘기가 나왔어요. 책이 특히 출판되고 나서는 출판 제안 건수가 훨씬 많아졌어요. 무엇보다도 재밌는 건 우리 독자들에게 이게 사실 똑같은 얘기잖아요. 근데도 책으로 산다는 거예요. 그리고 두 번째는 서점에서 판매되니까 완전히 새로운 타겟과 우리가 접점이 생기더라고요. 평생 유튜브 안 보는 사람이 고객이 되는 거예요. 우리의 이야기를 좋아해 줄 만한 사람을 계속 뉴미디어에서만 찾고 있어서 우리가 가닿을 수 없다고 생각했던 서점에 바글바글하는 사람들이 우리의 책이 베스트 셀러에 있으니 우리 미디어를 알게 되었죠. 우리의 독자 저변 확대에도 도움이 많이 됐어요.


예술옹호론자 이지현



지금까지 널위한문화예술 팀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많이 해 주셨는데요, 그 안에서 지현 님만의 캐릭터가 널위한문화예술 팀의 경영에 어떻게 드러나는지 궁금해요.


지현: 저는 예술쪽에 오래 관심을 가지고 활동했던 만큼 예술분야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편이라고 생각해요. 저희는 콘텐츠와 미디어를 통해 혁신을 하는 팀이지만, 동시에 우리가 예술을 다루고 있다는 정체성도 함께 가져가기 위해 오퍼레이팅 차원에서 많이 녹여내려고 해요. 가령 곧 워크숍을 떠나려고 하는데요. 이때 뮤지엄스테이를 한다거나, 미술관을 다니며 감각을 깨어내는 재밌는 아트투어 형식으로 계획을 세우고 있답니다. 또 여러 미술관, 전시기획사와 협업할 때 컨택을 하거나 소통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제가 활동하며 쌓아온 인사이트나 네트워크를 활용하려고 하고 있어요


널위문 팀의 정체성을 만들어가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시는 것 같아요.


지현: 그래서 저는 회사에 다니면서도 전시를 한 주에 못 봐도 3개는 보려고 하고 동시대 작가들을 계속 만나려고 해요. 저는 예술이 가지고 있는 가치를 되게 신뢰하고 맹신해서 저 자신을 예술 옹호론자라고 불러요. 예술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하는 프레이즈가 제 안에 강하게 있는 거예요. 저는 예술이 가지고 있는 힘과 가치를 믿고, 저는 이 가치를 퍼뜨리고 싶어 지금 미디어에 있는 거예요.


그래서 나중에 저는 이 가치를 퍼뜨릴 방법이 만약에 연구가 필요하다고 하면 저는 대학원에 가서 박사를 할 거고, 혹은 미디어로 안 된다, 이거는 내가 일선에서 해야 한다면 저는 정치도 갈 것 같아요. 저는 이걸 증명하고 확성기가 될 방법을 계속 고민하는 것 같아요. 제가 인스타그램을 열심히 하는 것도 스스로 확성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하는 거예요. 회사 안팎에서 이런 여러 활동을 하는 것이 제 깊숙한 곳에 이 프레이즈가 원동력이 되는 것 같아요.


그 개인의 신념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계속 퍼뜨리고자 수단으로써 미디어를 선택하고, 현재는 조직 안에서 계속 파급력을 내려고 하는 것이 굉장히 인상적이네요. 다음 질문이 힘들었던 순간들은 언제이고, 그런데도 계속하게 되는 동기는 무엇인지 여쭤보려 했는데 대답이 된 것 같아요.


지현: 스타트업이 자기 주도적인 환경이잖아요. 지금 제가 하는 일도 되게 오퍼레이팅의 역할이니까 불확실한 세계에서 명확한 일을 하는 건 아닌 거예요. 두 가지의 불확실성이 있는 거예요. 내 일이 다음 달에 뭐가 될지 모르는 것과 내 회사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 때에 따라서는 엄청나게 힘들고 버겁게 다가올 때도 있는 것 같아요. 순간순간 번아웃처럼 왔던 것 같긴 해요. 자기 주도적 환경이 원래는 장점인데 어느 순간 잠깐 단점으로 작용하는 순간들은 있는 것 같아요.


그건 모든 스타트업의 공통적인 애로사항인 것 같아요. 그걸 극복시켜준 게 지현 님이 아까 말씀하신 예술에 대한 믿음과 그 신념을 많은 사람한테 알리고 싶다는 그 마음일까요.


지현: 뿌리 깊은 곳에 있을 것 같아요. 정말 표면적으로는 돈 때문일 수도 있을 것 같고요. 안정성을 지향하는 것 때문에 마음이 흔들릴 때도 있죠. 그러면 내가 다른 곳에 가면 되고 다른 걸 하면 되는데 그걸 하지 않는 이유는, ‘내가 어차피 거기 가봤자 내 마음이 동하지 않을 거라는 걸 나 스스로 알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마지막 질문은 가볍게 마무리해 볼까요. 지현 님, 꿈이 뭐예요?


지현: 좀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제가 무엇을 꿈꾸든 제가 생각했던 그 꿈과는 다른 일을 했으면 좋겠어요. 그게 거대하게 더 좋은 일 차원은 아니고, 살면서 어떤 우발성이 일어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에요. 그때 돼서 세상이 바뀌어서 새로운 직업이 탄생할 수도 있고 내가 알지 못한 내 재능을 발견할 수도 있죠. 지금 무엇을 꿈꾸든 다른 모습이었을 때 나중에 생각했을 때 되게 재밌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은 제가 가르치고, 콘텐츠 적으로 잘 정리하는 걸 좋아해서 이거를 잘 전달하는 것,  그리고 모두가 다 자기가 원하는 일을 발견하고 같이 꿈을 키워가는 어떤 커뮤니티나 혹은 교육 사업에 되게 관심이 많아요. 제가 지금 상상할 수 있는 거는 학교를 설립하는 것인 것 같아요. 근데 20년 뒤에는 그게 아닌 다른 일을 하고 있어야 더 재밌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어요.


와, 삶을 기대하게 만드는 말인 것 같아요.


지현: 저는 예술 쪽에서의 미디어가 더 필요하고, 예술계의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문화예술이 시장이 부재했고 혹은 있더라도 대부분 기능을 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널위한문화예술과 같은 미디어가 시장을 키우면 같이 문화예술도 클 수 있죠. 새로운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는 어렸을 때 엄마가 미술 도구 쥐여주며 꿈을 키우는 게 아니고 우리 영상을 보고 ‘나도 화가 할래’라며 화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우리는 예술가의 꿈을 키워주는 미디어일 수도 있고, 혹은  전시장에 더 많은 사람이 가게 해 이 시장의 파이가 더 커지게 할 수도 있는 예술 미디어, 그리고 콘텐츠 스타트업이라고 생각해요. 예술을 대중에게 보급 하자라기보다는 모든 사람이 예술의 가치를 아는 삶을 널위한문화예술이 만들어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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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될 수 있기에 모호한 미디어의 세계에서 널위한문화예술 팀이 정의한 미디어의 역할과 효용은 굉장히 뚜렷한 것 같았다. 인터뷰 내내 내면의 확실한 문장에서 나오는 원동력과 활기가 느껴졌다. 앞으로 지현 님의 커리어에서, 널위한문화예술 팀에게 나타날 우발성이 기대된다.


글/인터뷰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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