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챇챇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메디치 Mar 21. 2022

메타버스, 현실의 대안인가, 새로운 척 하는 상술인가?

《변화 너머》2편


2022년 3월 2일 저녁 7시

서울 중구 중림동 스튜디오 메디치에서

체커 : 없음

채터 : 새해타타테린이희희







현실은 이미 메타버스일까?


닉 보스트롬의 시뮬레이션 가설은 아래 3가지 중 어느 하나가 사실이라고 말한다.   

1. 인류는 높은 확률로 의식을 재현하는 가상현실 기술을 개발하지 못하고 멸망할 것이다.
2. 위와 같은 가상현실 기술을 개발하더라도, 윤리적 이유 등으로 가동하지 않을 것이다.
3.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은 그런 가상현실이다.


테린이 제가 되게 흥미롭게 봤던 일론 머스크 유튜브가 있는데요. 일론 머스크가 되게 괴짜스러운 말을 많이 하잖아요. 근데 했던 말 중에 이런 얘기가 있어요. 저희 지금 살고 있는 현실도 XR(확장현실)도 발전돼 있고, 이 책에선 자동차 회사에서도 가상현실에서 시뮬레이션을 통해 생산하고 그런다고 했잖아요. 근데 이게 고도로 발전되면 실제 현실과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하게 될 텐데. 그래서 일론머스크가 하는 말이 “지금 우리가 사는 이 생활도 시뮬레이션이 아닐 거라고 어떻게 보장하냐?” 이렇게 얘기를 하는 거예요. 저는 그게 또라이 같다고 생각하면서도, 되게 새로운 관점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여기서도 디지털 트윈이라는 단어를 써가면서 하는 것들을 보면, 정말 일론 머스크 같은 괴짜가 한 말이 마냥 현실과 동떨어진 허무맹랑한 말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타타 정확히 누가 한 말인지 모르겠는데, 누가 그런 얘기 하지 않았나요?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미래 세대의 시뮬레이션일 확률이 20% 정도 된다고. 그 얘기가 갑자기 생각나네요.

테린이 일론 머스크는 우리가 사는 현실은 90% 넘는 확률로 시뮬레이션일 것이라고 얘기하더라고요. 그게 좀 흥미로웠어요.

타타 근데 그런 확률은 대체 어떻게 나오는 거죠? (웃음)

새해 저는 작년에 실감형 콘텐츠를 창작하는 교육 과정을 몇 달 동안 들었는데, 중간중간 한 주에 한 번씩 누가 와서 특강을 하는 시간이 있었거든요. 6개 기관에서 한 명씩 데려와서 특강을 시켜주는 건데, 각 사람들끼리 어떤 얘기를 할지 합의가 안 되어 있으니까, 다 개요부터 시작하는 거예요. 모든 사람들이 메타버스가 뭐고, XR, VR이 뭐고…. 근데 6주 동안 똑같은 내용을 들으니까, 이게 뭐 하는 건가 생각이 들었는데, 이 책에도 비슷한 내용들이 많이 있더라고요. (웃음)

들으면서 들었던 생각이 물론 특강이기도 하고 그런 목적이어서 그랬겠지만 되게 예찬론적인 마인드로 우리가 어떻게 될 거다, 미래가 어떻게 될 거다, 메타버스 기술이 어떻게 될 거다, 이런 얘기를 했어요. 근데 거기서 들었던 한계점들 같은 내용들이 이 책에서는 좀 덜 보였던 것 같기도 해요. 그래서 이 책의 어떤 부분을 읽을 때는 내가 그때 들었던 내용은 현실적인 어떤 문제들 때문에 조금 어렵다고 했었는데, 라고 생각든 부분이 있었어요. 특히 중간에 도시화와 탈 대도시화에 관한 내용이 나오잖아요. 개인적으로 좀 관심을 가지는 주제인데, 이 책에서 나온 얘기들보단 몇 가지 조건들이 더 있어야 그게 가능할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이 좀 들기도 했어요. 근데 오히려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어서 더 재밌었던 것 같기도 해요.

타타 저도 비슷한 생각이 들었어요. 낙관적인 것 같긴 해요. 그래서 기술에 대해서 얘기하는 사람들이 다 그런 건 아니지만, 비평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게 아니라, 그 필드 안에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 쓰는 서술은 약간은 “기술에 의해서 사회가 바뀐다”라는 것이 기본 전제로 있는 것 같아요. 근데 사실 사회가 바뀌는 요소는 기술이 아니더라도 여러 요소가 있잖아요. 그 여러 요소들 중 기술에게 현실보다 더 지나친 영향력을 부여해서 자기 서술 속에 반영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게 읽는 사람이 보기엔 너무 낙관적이거나, 조건이 한두개 더 있어야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도록 만드는 것 같아요.

테린이 저는 반대 입장이긴 한데, 물론 제가 엄청 기술 만능주의일 수도 있지만 (웃음) 이 책에 나온 서술이 평소에 했던 생각이랑 많이 겹쳐 있어서, 그래서 오히려 이 책의 서술이 제겐 일상에 이미 많이 접목되어 있는 느낌이고, 실제 머지않은 미래는 이럴 거라고 생각했어요. 특히 부동산적인 측면에서는 항상 그 얘기 했었거든요. 재택근무 시작되면서 이대로만 쭉 가게 되면, 부동산이나 집값 문제는 많이 해결될 수도 있겠구나. 수도권 중심이 엄청 높은 집값으로 남아 있는 것은 어쩔 수 없겠지만요. 말씀하셨던 것처럼 한두개 조건, 예를 들면 대학 같은 경우 수도권 중심에서 벗어나 지방으로 분배가 된다거나, 아니면 대학 과정이 전부 다 온라인으로 넘어온다거나, 이런 조건들이 더 있어야 이 책에서 그리는 미래상이 완성이 되겠죠. 근데 그런 조건들도 제가 생각했었을 대는 미래 기술 안에서 충분히 다 성립될 수 있는 조건인 것 같은 거예요.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되게 머지않았다.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https://www.coindeskkorea.com/news/articleView.html?idxno=76908






기술의 발전이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까?


“기술 발전과 함께 앞으로 사람들의 일상은 지금과 달리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살고 생활’해도 ‘심적으로 안정감을 느끼는 생활’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너무 가까이 있으면 불필요한 관여와 개입이 있을 수 있어 오히려 저밀집 거주가 안정감과 만족감을 더 줄 수 있지요.” / 변화 너머 197-198p

“어쩌면 미래에는 물리적으로 도심 외곽 또는 농어촌에 거주하는 스마트 전원이 사실상 원격사회에서 가장 적합한 거주 형태가 될 수 있습니다. 스마트 전원은 원격적으로도 충분히 소통하며 불필요한 이동과 만남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변화 너머 199-200p


새해 저는 개인적으로 책에서 부동산 얘기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저는 어떤 곳에서 살 수 있겠다, 없겠다라고 생각하는 기준 중에 하나가 대형 병원이거든요. 그래서 제가 생각했을 땐, 물론 여러 가지가 개발되고, VR 수트 같은 걸 입으면 앞으로 VR 환경에서도 누가 나를 만졌을 때 진짜 만져지는 것 같은 촉감도 느낄 수 있게 될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동’이 정말 필요 없어질 때가 올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주 먼 미래게 원격 의료 기술이 정말 정말 발전을 해서 내가 집에서도 되게 큰 수술을 받고 혼자 요양할 수 있을 정도가 되면 가능할 수도 있지만, 그러기 전에는 오히려 어떤 혁신적인 이동 수단 하나 나와야 된다고 저는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이 책을 보면서 일론머스크의 ‘하이퍼루프’*도 찾아보고 그랬는데, 그런 혁신적인 이동수단이 나오고 상용화되면 그때가 되야 우리가 지방이나 지금은 잘 찾지 않는 지역으로 사람들이 많이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희희 부동산 얘기 여기서 할 때, 지방이나 수도권과 좀 떨어져 있는 지역이 오히려 인기가 더 많아질 것이다라고 얘기했는데, 어쩌면 그렇게 해서 그쪽 부동산이 오히려 다시 뛸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그 지역이 너무 조용하고, VR 같은 거 하기도 최적화된 장소가 되어서, 결국 부동산 지형은 예전과 똑같아지는? 

테린이 그럴 수도 있겠네요 (웃음)

희희 충분히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그래서 이런 부동산 문제는 어쩌면 안 없어질 문제이기도 한 것 같기도 하고. 근데 그렇게 탈 수도권을 하려면 병원을 포함해서 여러 가지 인프라가 구축이 돼야 하는데, 과연 그렇게 건설을 다시 하면 그게 언제쯤 가능할까 싶기도 하고. 결국엔 관련 서비스 센터가 가까이 있는 지역이 지금 정부 있는 데처럼 그렇게 인기가 많아지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들었어요.

타타 특히 한국은 다른 나라보다 더 문제의 해결 방식을 새로운 문제로 바꿔버리니까.


*하이퍼루프 : 2013년 8월, 머스크는 진공 튜브 안에서 캡슐 형태의 고속열차가 움직이는 시스템인 하이퍼루프 콘셉트를 공개했다. 그 이후 테슬라와 스페이스X에서 공동으로 이 시스템에 대한 기초 개념을 설립했고, 그를 정리한 문서를 공개했다. 하이퍼루프는 최고 속력 1300km/h로 움직일 수 있고, 운행에 쓰이는 에너지는 100%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되어 친환경 교통수단이기도 하다. 머스크는 2015년부터 진공 튜브 안에서 움직이는 캡슐을 디자인하고 테스트하는 대회를 열었으며, 최초로 만들어질 하이퍼루프는 뉴욕에서 워싱턴을 이동하는데 사용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위키백과)





메타버스, 현실의 문제를 극복하는 대안?

현실의 문제를 그대로 가져온 또 다른 현실?


Earth2 : 어스2(Earth 2)는 가상의 지구를 실제 부동산처럼 사고파는 가상부동산 거래 게임이다. (해시넷)


"앞으로 확장현실, 사물 인터넷과 인공지능의 발전은 사람들이 복잡하게 모여 살 필요를 더 감소시킬 것입니다. 첫째, 확장현실의 발전으로 디지털 세상 속에서도 실제와 같은 소통이 가능해져 대면 소통을 하려고 직접 이동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중략) 둘째, 사물 인터넷과 인공지능이 접목된 무인 배송이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 변화 너머 


테린이 이거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 책에서도 그렇고 많은 사람들이 메타버스가 이제 현실을 대체할 거라는 말을 많이 하잖아요. 가까운 미래는 아니더라도 먼 미래에. 그래서 최근에 메타버스 부동산으로 메타버스 공간을 판매하는 것도 슬슬 시작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기술에 관해 낙관론자에 가깝지만 아직은 ‘그게 진짜 유효할까? 아직은 시기상조다’라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현실 세계에서는 그 땅이 그 땅 하나밖에 없는 거잖아요. 메타버스 상에서 부동산이 가능하려면 독점을 할 수 있는 서비스가 나와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러기엔 독점화를 전 세계에서 가만히 두지도 않을 거니와 불가능할 것 같더라고요. 

희희 그걸 산 사람들도 나중에 코인처럼 그 땅값이 올라갔을 때 대박날 거를 염두에 두고 모험을 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고. 사실 메타버스가 지금 난리긴 하지만 잘 모르겠어요. 그냥 예전에 미디어 아트 등에서 홀로그램 같은 기술을 통해 구현되면서 눈앞에 보여줬던 것들을, 그냥 어떤 플랫폼의 세계 안에 하는 거 아닌가? 제가 잘 몰라서 그럴 수도 있는데, 메타버스 얘기를 들으면 그냥 여태까지 해왔던 얘기들을 약간 좀 포장해 놓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테린이 저도 그 생각 되게 많이 했어요. 그래서 메타버스라는 용어가 최근에 많이 뜨기는 했지만, 아직까지는 메타버스라는 단어에 담는 뉘앙스와 현재 서비스되고 있는 거랑은 많이 다르지 않나 생각했어요. ‘메타버스’라는 단어 자체가 미래 기술에 관한 포장지 같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새해 작년에 실감형 콘텐츠 교육과정 같이 들었던 분들이랑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메타버스’라는 단어가 나오면 다들 약간 웃었어요. “또, 또 메타버스” 이러면서. 이미 VR, AR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괜히 거기에 메타버스라는 이름을 붙여놓으니까. 그리고 거기에 포장을 아주 잘 해놔서 사람들이 되게 혹하게 만드는 그런 거에 대해서 웃고 지나가는 그런 게 있었는데.

일단 저는 메타버스의 땅을 사고판다는 그 사이트에 한번 들어가 봤었거든요. 지구 구글맵 해놓고, 격자로 딱 잘라서, 한 칸에 얼마, 한 칸에 얼마 이렇게 돼 있는데, 백악관 있는데나 어느 나라 수도, 청와대 이런 국가 원수들이 지내는 데는 이미 팔렸고, 굉장히 높은 값에 거래가 되고 있고.

테린이 보통 얼마 정도에 거래되나요?

새해 잘 기억은 안 나요. 근데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사람들이 꽤 큰 돈을 주고 거래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있었고. 물론 저도 이거 격자 하나 산다고 뭐가 달라지나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그걸 예를 들면 마인 크래프트나 로블룩스나 이런 거에 맵을 그대로 옮겨서 이만큼의 땅은 당선 거예요라고 하고 새로운 지구를, 진짜 트윈을 만들어서 그렇게까지 연계가 된다면, 재밌게 활용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들었어요. 일단은 그런 기획을 했다는 것 자체가 아주 머리가 비상하고, 뭔가 이 시대를 잘 이용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 같아요.

희희 그거 독도는 처음에 한국 사람들이 막 사놨지 않아요? 미리 다 사놓고 일본한테 건드리지 말라고. (웃음)

테린이 근데 그것도 웃긴 것 같아요. 이제 XR 같은 기술이 현실이 되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현실보다 더 많은 것들을 꿈꿀 수 있고, 끝없는 공간을 만들어낼 수 있는데, 그거를 굳이 지금 현실과 똑같이 복사해서 메타버스에서 그거를 부동산처럼 똑같이 팔고 있다는 것도 약간 아이러니한 것 같기도 해요. 우리가 기술에게 기대하는 것은 현실을 똑같이 복사하는 게 아닌 그 이상의 것들일 텐데, 현실을 똑같이 복사해서 그걸 단지 가상 공간에서 판매하고 있다는 게 조금 아이러니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Earth2






챇챇 채널

https://www.instagram.com/check_chat/ (인스타)

bit.ly/3LQJvm3 (노션 홈페이지)





매거진의 이전글 우리; 간다; 현실; 너머; 미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